살아가면서 누구나 나의 과거에 있었던 오점을 수정하고 싶거나 지워버리고 싶은 생각을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으로 "화차"라는 영화가 나오기도 했고 얼마 전 일어난 끔찍했던 살인사건에 대한 변명으로"다른 사람의 인생을 훔치고 싶었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한 남자"는 이런 생각을 흥미롭게 풀어간 영화이다. 영화를 보기 전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자발적 실종"이라는 문구였다. 얼마 전 개봉했던 "러브라이프"라는 영화 gv에서 일본에는 가장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어서 자발적으로 실종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던 적이 있다. 이 문구를 보고 러브라이프 속 박신지가 떠오르며 한 남자라는 영화는 이 소재를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되기 시작했다. 영화는 어느 날 불쑥 마을에 나타난 사연 있어 보이는 남자 "다이스케", 그리고 그와 사랑하게 되어 결혼하게 된 "리에", 다이스케가 누구인지 추적하는 변호사 "키도"가 이끌어간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 초반에 단순히 다이스케의 일생을 조사하던 키도가 점차 영화의 정 가운데에 위치하게 된다는 점이다. 다이스케와 키도의 인생은 겉보기엔 확연히 다르지만 삶을 겉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그리고 이 때문에 키도 또한 일적인 관심 이상의 집착으로 다이스케의 인생을 추적하고 있었다. 영화는 어떻게 해서든 삶을 이어가고 싶은 마지막 발버둥으로 "자발적 실종"을 다루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이는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모조리 지운다는 점에서 마치 과거의 본인을 죽여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으로 느껴져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전혀 달라 보이는 인물들이 한 지점으로 향한다는 점이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한 사람을 구성하는 것은 생각보다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고 어떻게 "나"라는 사람을 정의하고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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