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 속에 다들 아만다 있잖아요]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며 사회생활에 대해 배워가고 세상의 중심이 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가며 점점 나의 색을 지우고 둥글둥글해진다. 그래서일까 영화 속 막 나가는 인물을 만나는 것은 유난히 큰 즐거움으로 느껴지고 더 나아가 대리만족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막 나가는 인물 "아만다"가 우리 곁을 찾아왔다. 이런 인물들은 사춘기 시절의 조금 어린 인물들로 그려져 왔던 반면 아만다는 20대 중반이라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영화는 타인과의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버릇도 없고 예의도 없는 아만다가 히키코모리인 레베카와 다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친구가 되어간다 하면 흔히 상대방에게 맞춰주고 배려하는 무언가를 생각하겠지만 이 둘이 가까워지는 과정은 그게 아니라는 점이 웃음을 자아냈다.
그 누구와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만다를 언니 마리나의 딸 스텔라만 유일하게 잘 따른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이는 어른이 되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제멋대로인 아만다의 내면에 있는 아이 같은 순수함과 스텔라가 통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히끼꼬모리인 레베카는 아만다를 통해 밖으로 나오게 된다. 꽁꽁 닫아둔 방문을 열고 아만다를 받아들이고 아만다를 위해 밖으로 나오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문적인 치료나 다정함이 아닌 아만다식 무례함으로 생긴 변화였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둥글게 깎여가며 잊어버린 예전의 그리운 삶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기도 했다. 사실 요즘 학교를 다닐 땐 각자 다른 알록달록한 색을 드러내던 친구들이 직장생활을 하며 무채색으로 변해버렸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이는 눈에 띄지 않게 내 할 일만 조용히 하는 게 사회를 살아갈 때 골치 아픈 일도 힘든 일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경험으로 터득한 지혜로 바뀐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난 다채롭고 어디로 튈지 모르던 그때 그 다양한 색이 여전히 그립다. 그래서 골 때리는 아만다와 레베카식 방식이 더 통쾌하게 다가왔고 이 영화가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웨스앤더슨을 떠올리는 대칭을 이루는 장면이나 아멜리에를 떠올리는 색감 등 영화 속 인물들만큼이나 독특한 영상도 눈길을 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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