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킨 피닉스는 평범한 역할보단 어려워 보이는 역할들을 도맡으며 고생을 사서 하는듯한 그래서 늘 응원하게 되는 배우중 한 명이다. 이전에도 그녀라는 그를 대표하는 작품이 있었으나 조커에서 인상적인 모습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존재를 각인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조커 후 컴온컴온이라는 따뜻한 작품으로 컴백해 매니악한 역할을 쉬어가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매니악한 작품들을 연달아내며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아리 애스터 감독님과 함께 "보 이즈 어프레이드"라는 작품으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영화는 보가 태어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보통 영화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는 것을 표현할 때 산모의 모습을 촬영하는데 이 영화는 뱃속에 있는 보의 시선에서 그 장면을 보여주었고 그래서 뱃속에서 느끼는 소리와 바깥으로 나오기 전 몇 번의 빛 등의 표현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정신과에서 상담하고 약을 처방받는 모습에서 보가 정신병을 앓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시놉시스를 통해 보가 편집증 환자로 묘사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설정으로 인해 후에 일어나는 기묘한 일들이 약에 의한 부작용인지 정말 일어나는 일인지 모호해지며 해석의 가능성을 넓히기도 한다.
편집증 환자인 보는 어떠한 계기로 모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모험길이 굉장히 기괴하다. 사실 집에서 나와 모험을 하게 된 과정부터 기괴하게 진행되었다. 마치 보가 밖으로 나오게끔 상황들이 작위적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 심판 장면에서 감독님이 엄마를 신처럼 그려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니 앞에 나온 이해하지 못하고 난해하게 지나갔던 장면들이 이해가 되는 듯했다.
나는 연극 장면을 엄마가 기대한 보의 인생으로 보았다. 행복도 시련도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을 이겨낼 만큼 강인한 사람으로 보가 자라길 바랐던 것 같다. 하지만 영화 속의 보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자신을 둘러싼 껍질을 전혀 깨지 못했고 머리가 희끗한 나이가 되었어도 마치 아기로 느껴질 정도로 보는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
보는 자신에게 닥치는 시련도 맞서는 것보단 회피를 택했다. 보의 행동을 유심히 보면 보는 어떠한 일이 터졌을 때 계속해서 도망치는 모습을 보였다.
영화 전반의 내용에서는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부모님 그중에서도 특히 배 아파서 자식을 낳은 엄마는 자식의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보는 어쩔 수 없는 사고들로 계속해서 엄마에게 가는 길이 꼬여버린다. 그러나 엄마는 그런 보를 이해하지 않고 분노를 표현했다. 난 보에게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이 보가 엄마에 대해 가진 마음을 시각화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엄마에게서 멀어지고 싶은 보의 비뚤어진 마음이 마치 녹화된 티비화면처럼 엄마에겐 훤히 보였고 끝끝내 심판을 받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분노하는 장면도 그렇게 생각하니 납득이 되기도 했다.
영화를 곱씹어 보니 이 영화는 아리 애스터 감독님이 엄마에게 감사해하는 마음을 고백함과 동시에 엄마의 사랑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반성하는 일종의 헌사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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