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난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적응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티비와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그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도 인종차별로 계속해서 말이 나오는데 서로 다른 인종에 익숙지 않았던 예전에는 그 어려움이 더 심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런 내용을 담은 영화 또한 많이 보인다. 당장 생각나는 영화로는 윤여정 배우님이 다시 큰 주목을 받게 된 "미나리"와 얼마 전 개봉해 아낌없이 희생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라이스 보이 슬립스"가 있다.
이번에는 픽사에서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을 선물로 들고 왔다. 그리고 이 영화는 서로 다른 민족을 물, 불, 바람, 흙의 원소로 표현했다.
영화는 불인 앰버의 부모님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엘리멘트 시티로 떠나며 시작한다. 아무도 환영하지 않아 허름한 집을 직접 수리하며 하나하나 이뤄가는 모습이 뭉클하게 느껴졌고 이민자입장에서 이 장면을 본다면 더 특별한 감정이 들 것 같기도 했다.
원소끼리 서로가 섞이지 않고 지내는 일상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웨이드가 앰버와 만나게 되면서부터이다. 둘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서서히 사랑에 빠졌고 이는 점차 주변에 변화를 일으킨다.
영화는 앰버와 웨이드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 안에 다른 인종들 간의 조화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이민자라는 배경이 둘러싸고 있다.
나는 앰버와 아슈파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아빠가 기대하는 것에 부응하려는 장녀의 모습과 어김없이 한국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꽤 디테일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웨이드를 보고 물이 먹기 힘든 것을 먹이는 모습에서는 딸의 남자친구를 테스트한다며 술을 먹이는 한국 아빠들의 모습이 연상되어 웃음이 나왔다.
영화를 본 후 한국계 감독님의 삶이 녹아들어간 영화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등장인물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세세한 장면들에 디테일이 특히나 눈길을 끌었다. 아슈파를 아빠에서 따왔다던지 절하는 모습을 연상하는 듯한 동작 등 여러 요소를 찾아보는 것 또한 재미있는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서로 다른 원소, 엘리멘트 시티로 구현된 도시가 역시 픽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상상력과 색감으로 구성된 영화이다. 탄탄한 이야기와 영상미가 돋보이기도 한다. 그 모든 요소들은 잘 어우러져 있었고 그것이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역주행을 하며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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