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씬. 반젤리스의 웅장하면서 신비스런 음향과 함께 시작합니다. 시간대는 밤. 빽빽하게 들어찬 건물사이에서 불길이 솟구칩니다. 마치, 원시시대 화산이 분출하듯이. 그리고, 마침내 첨단 미래에..거대한 피라미드가 웅장한 모습을 보입니다. 끊임없이 비가 내립니다. 서정적이지도 않은..지저분 하고 시끄러운 소음과 같이.. 영화는 시작에서 끝날때까지 비가 내립니다. 레이첼의 눈물..베티의 눈물.. 영화의 마지막에 빗물과 눈물은 만나게 됩니다. 내리는 빗물에 흐르는 눈물. 모든 기억은..모든 삶은..빗물에 씻겨 나가는 눈물처럼. 베티의 대사. "나는 네가 상상도 할수 없는 기억이 있지. 잔인한 전쟁도..아름다운 풍광도.." 정확한 대사는 아니지만, 순서가 참으로 마음에 와닿습니다. 우리는 유년시절을 거쳐 아름다운 풍광을 먼저 봅니다. 그후, 삶을 살아가며 인간과 세상의 잔혹함과 폭력을 경험합니다. 사랑에서 혐오로의 진행. 인류로서의 인간은 사랑하지만, 개별적 인간은 지옥. 베티는 프리티를 죽인 데커드를 구합니다. 베티가 스스로에게 손에 못을 박는 장면은 예수를 떠올리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쉽다. 원수를 사랑하는것. 가능한 일인 것인가? 사회화의 가스라이팅인 것일까? 문명의 건설은 언제나 본성의 억압위에 토대를 세운다. 미래는 과거에서 오는법. 황혼녘의 미네르바도..피라미드도..
앞날의 죽음을 아는 동물은 인간뿐. 인간이 인간을 먹지못하게..다른 동물이 인간을 먹지못하게..인간은 장례를 지낸다. 묻고..태운다. 상실을 안다. 사랑하는 이의 부존재를 안다. 스스로의 무화를 안다. 기록을 한다. 역사를 안다.
인간은 문명을 이루기 위해 원천적 동물성을 잃는다. 성충동의 억압과 금지는 도착과 질병을 낳았다.
데커드는 술을 마신다. 반장도 술을 건넨다. 밖은 비가 나리고..어둡고..춥기 까지 하다.
신들에게 올렸던 술을 마신다. 인간이 마신다.
변한게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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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뽐뿌 (링크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