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한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는 최대한 자제하겠지만 개인적 감상조차도 누군가에겐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스포주의 달았습니다.)
"시즌 1은 보면서 울었고 시즌 2는 그러지 못했다"
저만의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랬습니다. 시즌 1에서 황동혁 감독은 등장인물의 심리, 배경 설정 등을 섬세하게 다루어 이야기의 몰입감을 높였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은 마치 살아 숨 쉬는 듯 했고 관객들은 캐릭터에 매료되어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었죠. 깐부라는 단어가 큰 반향을 일으킨 것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감독은 이번 시즌 2에서 서사의 완성도 보다는 주인공의 복수에 초점을 맞춥니다. 처음엔 감독이 노망이 났나 싶었어요. 뭐 감독 나름의 고민이 많았을 거라는 점은 이해합니다. 감독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와 관객들이 원하는 내용 양쪽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포기해야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을 거에요. 등장인물의 심리나 배경 설정도 넣어야하고, 잔혹한 게임 장면도 넣어야하고, 주인공의 복수를 위한 설정도 만들어야 하니 말이죠. 또 그렇다고 시즌 1과 똑같이 만들어서는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테고요 포기할 건 포기하고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했었겠죠.
그래서 나온 것이 시즌 2 첫번째 에피소드였다고 생각합니다. 등장인물에 집중하는 것은 것은 첫번째 에피소드로 끝내자. 이런 결정을 내린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래서인가 첫 에피소드는 극의 흐름이 다소 느렸음에도 평가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저도 좋았어요. 마치 "조커"를 보는 듯한 매력적인 빌런. 1화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2화부터 감독의 폭주가 시작됩니다.
2화부터 황동혁 감독은 성기훈을 응보자(avenger)로 만들기로 방향을 잡고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러기 위해 다소 무리한 설정들이 개연성을 다소 해치기 시작해요. 성기훈의 복수심은 이해가 갔지만 종종 "저 사람들이 왜?"라는 생각이 튀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어요. 그렇다고 재미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잔혹한 게임들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을 그려내는 심리묘사도 재밌었죠. 즐길만한 요소들이 많았습니다. 다만, 재미와 별개로 시즌 1과 같은 매력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고작 7화에 모든 걸 넣을 수 없으니 덜어낼 건 덜어내자는 감독의 결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도 아쉬운 건 사실이에요. 황동혁 감독이라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다만 시즌 2가 끝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시즌 2와 시즌 3는 동시에 촬영되었고, 둘을 하나의 작품으로 본다면 시즌 3까지는 모두 봐야 제대로 평가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시즌 2의 마지막 대사(스포일러)가 어쩌면 감독이 주는 힌트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시즌 3는복수극에 집중했던 시즌 2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안본 분들도 클릭할 수 있으니 디테일한 내용을 다루는 스포일러는 자제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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