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폴리 아 되 제작 소식이 알려지며 이 할리 퀸 역에 레이디 가가가 캐스팅됩니다. lt;스타 이즈 본gt;, lt;하우스 오브 구찌gt;에서 그 기괴했던 가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배우"의 모습만 남아 기대치를 확 높여주는 캐스팅이었는데요. "리 퀸젤"이라는 이름으로 수용소에서 처음 등장해 아서의 자존감을 채워주던 그녀는 결과적으로 미스 캐스팅이 확실합니다. 아서의 망상 속 그녀의 모습은 할리 퀸이 아닌 그냥 가수 레이디 가가였어요.

아서와의 감정 교류도 겉돌기만 하고, 둘 사이의 케미스트리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케미스트리는 감정 교류를 통한 내면의 케미스트리를 의미합니다. 외형적으로 비치는 케미스트리는 예고편에서도 보이듯 아주 좋았는데 말이쥬ㅠㅠ ). 리 퀸젤이라는 캐릭터를 깊이 있게 파지도, 그렇다고 아서 플렉이라는 자아와 조커라는 자아 사이의 조율도 실패한 이도 저도 아닌 역할로 남게 되었어요.

이번 영화가 뮤지컬 장르로 제작된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이 의아해했죠. 갑작스러운 장르 전환에 불만 섞인 반응도 많았지만, 저는 그 소식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뮤지컬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아서의 망상을 표현하기에 뮤지컬이란 장르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도구라고 생각했거든요. 환상적인 장면 전환을 통해 내면의 혼란과 감정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건 뮤지컬이 아닙니다. 뮤지컬에는 노래와 군무가 필수적인데요. 이 영화는 노래하는 무대에 그칩니다. 조커와 할리 퀸은 온데간데없고, 그저 레이디 가가가 노래하고 그 옆에서 피처링하는 호아킨 피닉스만 있을 뿐입니다.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뮤지컬의 몰입감과 드라마틱한 표현은 찾아볼 수 없었어요.

주저리주저리 안 좋은 말만 쓴 것 같아서;; 짤막 칭찬 타임!! 이번 작품에서도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물론 빛이 납니다. 특히 눈동자에 주목해 보세요!! 눈동자가 마치 CG 입힌 거 마냥 말도 안 되는 눈알 연기를 선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