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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심혜진의 사소한 과학이야기 222. 나의 문어 선생님 (인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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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5.17 16:36 17,90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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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진의 사소한 과학이야기 222. 나의 문어 선생님

 

인천투데이     
 입력 2021.05.17 14:56


 

인천투데이=심혜진 시민기자│지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윤여정 씨가 여우조연상을 탔다. 모든 상에는 수상 조건이 있고 그 기준은 주는 쪽에서 정한다. 주는 쪽의 입맛에 맞아야 상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어떤 사람이나 작품이 상을 받았다고 해서 인류 평화와 지구 생태계와 민주주의의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증거가 될 순 없다. 특히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랫동안 백인·남성 중심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시상식이란 평을 듣고 있다.

인종 차별과 성차별 논란으로 얼룩진 이 시상식에 그토록 큰 권위를 부여하는 것이 나는 영 못마땅하다. 그 반항심에 아직 영화 <미나리>를 보지 않았을 정도. 그렇다고 아예 관심이 없는 건 아니라 에스엔에스(SNS)에 올라오는 시상식 관련 기사들을 쭉 훑어보았다.

영화 '나의 문어 선생님' 포스터.(출처 넷플릭스)
영화 '나의 문어 선생님' 포스터.(출처 넷플릭스)


그중 한 기사에 눈이 번뜩 뜨였다. 넷플릭스 영화 <나의 문어 선생님>(피파 얼릭·제임스 리드 감독, 2020)이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니. 윤여정 씨의 수상 소식보다 더 반가웠던 건, 내용을 전혀 모르는 <미나리>와 달리 <나의 문어 선생님>은 영화 장면들을 머릿속에 속속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일 거다. 영화를 세 번쯤 보면 대사도 외울 정도가 되니까.

<나의 문어 선생님>은 세파에 지친 영화감독 크레이그 포스터가 고향인 남아프리카의 바다로 돌아오면서 시작한다. 포스터는 어린 날처럼, 다시마 해초가 너울대는 바다에서 헤엄치고 잠수하면서 다양한 바다생물에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서서히 몸과 정신을 회복해 간다.

어느 날 그는 조개류와 전복 껍데기가 잔뜩 들러붙은 둥그렇고 기이한 물체를 발견하는데, 그 물체는 다름 아닌 문어. 그날부터 그는 날마다 바다에 들어가 문어를 만난다. 낯선 카메라와 사람을 경계하던 문어는 차츰 그와 교감을 나누고, 그는 문어의 삶을 깊숙히 들여다보게 된다.

영화에 의하면 문어의 지능은 고양이나 개와 비슷하고 하급 영장류와도 맞먹는 수준이라 한다. 문어에겐 5억 개의 신경세포(뉴런)가 있는데, 이는 쥐가 가진 신경세포의 여섯 배가 넘는다. 문어는 머리가 아닌 팔 전체에 퍼져 있는 신경세포로 세상을 느끼고 상황을 인지한다.

신경과학 전문가들은 문어가 의식 활동을 하고 있으리라 추측한다. 의식이 있는 동물은 환경에 본능적으로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자아)를 인지하고 자신이 얻은 정보를 통해 생존에 유리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문어는 도구를 이용할 줄도 안다. 포스터가 처음 문어를 만났던 순간의 기이한 모습이 이와 관련이 있다. 천적인 상어에게 쫓기던 문어가 단단한 껍질들을 빨판에 붙여 스스로를 보호하는 갑옷을 만든 것이다.

포스터는 이 문어의 일상과 위기의 순간, 마지막 여정까지 충실히 기록한다.그리고 문어를 통해 새로운 삶에 눈을 뜬다. 문어와 문어가 속한 바다 생태계를 사랑하게 되고 이를 지키기 위해 활동가의 삶을 선택한다.

문어의 인지력이 높다는 것이 우리가 문어를 다른 생명보다 더 아끼고 보호해야 할 이유가 되는 건 아니다. 모든 생명은 저마다 치열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간다는 걸 영화는 말하고 있는 것 같다.그리고 인간이 그들의 터전을 파괴하면 안 된다는 것도.

이 정도면 이 영화가 민주주의의 발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인류 평화와 지구 생태계 보존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카데미가 적어도 올해만큼은 여러모로 상을 제대로 준 것 같다. <나의 문어 선생님> 안 본 사람 없게 해 주세요.

인천투데이 incheon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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