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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칼리프의 나라’, 긴장감 가득한 북유럽산 첩보물 (아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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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2.01.21 11:53 3,50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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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프의 나라’, 긴장감 가득한 북유럽산 첩보물

  • 이주영(칼럼니스트)
  • 입력 2022.01.21 09:15
  • 수정 2022.01.21 09:17

  

이주영(칼럼니스트)

2022.01.21

 

 

사진출처='칼리프의 나라' 예고편 영상 화면 캡처 사진출처='칼리프의 나라' 예고편 영상 화면 캡처


OTT 플랫폼이 보편화되면서 시청자에게 가장 이로운 점은 전 세계의 다양한 시리즈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드, 영드, 일드, 중드 정도로 구분되던 드라마의 세계에 프랑스, 아이슬랜드, 덴마크 등을 비롯한 수 많은 국가에서 제작된 시리즈로 범주로의 확장을 OTT가 열어두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르적으로 첩보물이라고 하면 FBI, CIA, MI6, 모사드 등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정보기관이 주요 소재였다.

그래서 ‘칼리프의 나라(KALIFAT)’는 신선하고 흥미롭다. 일단 스웨덴 시리즈라는 점에서 첫 번째 흥미를 자극하고, 스웨덴 정보기관 요원들이 등장함에 두 번째 흥미가 돋워지며, ISIS라 불리는 이슬람 무장 테러 조직 내부를 들여다 본다는 점에서 세 번째 흥미가 솟구친다.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인지 거의 2년이 지났지만, 이제서라도 이 시리즈를 소개하고 싶은 이유가 위의 요소들 때문이다.

사진출처='칼리프의 나라' 예고편 영상 화면 캡처
사진출처='칼리프의 나라' 예고편 영상 화면 캡처


‘칼리프의 나라’는 유럽 내에서 ISIS의 영향력이 점차 확장되던 2010년대 중반을 내러티브의 주요 시간으로 설정한다. 유럽 내에 난민들이 정착하면서 다문화 국가가 되어가며 무슬림의 비중이 확산되어가던 시기다. IS는 이슬람 교리에 기반해 테러를 조직하는 데, 일종의 포교를 통해 그들의 본거지인 시리아로 스웨덴 사람들을 데려간다. 마치 그들이 주둔한 시리아의 라카라는 도시가 낙원이라도 되는 듯 감언이설로 꼬드기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이주한 이들은 이슬람 무장 단체의 순교자라는 미명 하에 국제적 테러범으로 전락한다. 시리즈는 이 큰 서사 안에 스웨덴 정보부 요원과 스웨덴에서 결혼 후 시리아 라카로 이주해 힘겹게 살아가는 한 여성과의 첩보 소통을 주요 골자로 한다. 스웨덴 정보국 요원은 좌천된 자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기 위해 건수를 잡으려하고, (최근 탈레반의 여성 억압이 종종 뉴스로 나오고 있듯) IS 체제에서 고통 받는 스웨덴 출신 여성은 그곳에서의 탈출을 목표로 요원과 목숨을 건 내통을 한다.

이 드라마가 필자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건 할리우드 식의 스펙터클이 전혀 없다는 점도 한 몫 했다. 동시에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도에서 단순히 악으로만 치부되었던 이슬람 무장 단체 내부 인원들의 갈등이 진중하게 담겨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테러 조직의 갈등뿐만 아니라 그들이 스웨덴 청년들을 무슬림으로 개종하기 위해 유혹하는 과정들, 그들이 어떻게 극단적 무장 조직에 가담하게 되는가의 수순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기에 더 그렇다. 그래서 이 시리즈에는 긴장만이 가득하다. 아니 아예 웃음기 자체가 없다. 에피소드 1화부터 피날레인 8화에 이르기까지 단 한번의 위트도 존재하지 않는다.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만 넘쳐날 뿐이다. 이 탓에 어떤 시청자는 ‘칼리프의 나라’를 힘들어할지도 모른다. 여기에 더해 종교의 극단화가 폭력으로 귀결되는 탓에 심기가 불편할 수도 있다. 심지어 일종의 서사적 반전 장치가 숨겨져 있는 스웨덴 정보국 내의 알력이 답답할 수도 있고, 시리아에서 인권적 유린을 당하면서 지내야 하는 여성들의 모습에 화가 치밀수도 있다.

사진제공='칼리프의 나라' 예고편 영상 화면 캡처
사진제공='칼리프의 나라' 예고편 영상 화면 캡처


이 모든 불편함이 역으로 ‘칼리프의 나라’를 보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필자 역시 그랬다. 정보국, 이슬람 무장단체, 스파이, 탈출, 테러 등의 키워드로 소개된 시리즈 소개만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고, 흔히 우리가 상상하는 선과 악의 흥미로운 액션, 총격, 추격 등이 에피소드마다 등장할 것으로 기대했기에 더 그랬다. 하지만 이 시리즈 내에서는 후반부의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첩보 스릴러 장르의 관습화된 클리셰들이 거의 다 배제되어 있다. 정보국 요원은 시리아 거주 여성에게 끊임없이 정보를 재촉하고, 그녀는 또 유일한 탈출구인 그의 끈을 잡을 수 밖에 없는 터질 듯한 긴장의 연속이 지속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의 마지막 화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순간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종교적 이데올로기가 우리에게 미치는 어떤 영향력, 시리아를 위시한 이슬람 국가의 난민들이 유럽에서 정착하면서 발생하는 갈등들, 일종의 이민자 자녀들이 자신들의 뿌리를 두고 혼란스러워하는 상황 등의 생각 거리를 꽤 많이 던지기 때문이다. ‘칼리프의 나라’는 굉장히 현실적인 드라마다. 이 현실적 서사야말로 ‘칼리프의 나라’의 진중함을 끝까지 관통하게 만드는 힘이기도 하다. 아마 마지막 에피소드가 마무리될 때쯤이면 시청자의 머릿속은 복잡해지지 않을까 싶다. 옳고 그름에 대한 선택에 있어 어떤 게 정답인지에 대한 모호성이 증폭될 것이니까. 각설하고 이 시리즈는 한번쯤 열어볼 만한 충분한 매력들이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출처 : 아이즈(ize)(https://www.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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