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달 표면을 맨발로 걷는다고? ‘고요의 바다’가 어쩐지 고요하다
국내 첫 우주 SF 드라마 ‘고요의 바다’속 과학적 오류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가 제목처럼 고요하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지옥’에 이어 삼연타를 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흥행성과 화제성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외신들도 “공상과학 장르를 시도한 한국의 실패작” 등의 혹평을 내놨다. 왜 그럴까.
원래 한국은 ‘SF영화의 무덤’으로 불린다. 특히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는 국내 팬층이 얕다. 해외에서 큰 팬덤을 가진 영화 ‘스타워즈’ ‘스타트렉’도 국내에서는 무덤덤한 반응이다. 해외에서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먹여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 드라마 ‘만달로리안’도 국내 반응은 미지근했다.
그러다 보니 국내 자체 제작 우주 SF 영화는 지난해 공개된 ‘승리호’가 처음이다. ‘고요의 바다’ 역시 국내 최초 우주 SF 드라마다. 그 이유로는 우주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판타지가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주 SF 장르는 우주에 대한 환상을 먹고 자란다.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 발사부터 최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발사까지 다양한 대형 이벤트들이 있었고 이를 미국인들은 축구 경기 보듯 국가적으로 관람했다. 이런 이벤트의 성공이 우주에 대한 환상을 갖게 하고, 우주 산업을 키우며, 영화·드라마 산업을 성장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2007년 우주인 배출 사업, 2013년 나로호 발사 등이 미적지근하게 끝났고, 이마저도 외국에서 이미 시도한 것을 따라가는 수준이었다. 박재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는 “우리에게 우주 이야기는 괴리감이 있다. 삶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긴다”며 “미국은 과학적인 이벤트도 많고, NASA(미 항공우주국)도 이런 이벤트에 대중이 관심을 쏟도록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 때문에 우주에 대한 환상이 많다”고 말했다.
성공 사례가 없었던 건 아니다. 영화 ‘마션’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등은 국내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이들과 비교해 ‘고요의 바다’가 지적받는 부분은 핍진성(逼眞性)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핍진성이란, 과학적 사실과 서사적 허구를 적절히 결합해 관객들을 납득시키는 정도. 그러나 ‘고요의 바다’는 기본적인 과학적 오류가 너무 많아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