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의 판타지는 현실이 될까 -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2
등록일2021.12.28
▲ 사진 제공= ⓒnetflix TUDUM
시카고 촌뜨기에서 화려한 파리지앵 명품 패션으로 넷플릭스를 밝게 만들었던 에밀리 쿠퍼가 돌아왔다. 시즌1에서는 도도한 파리 사람들 속에서 함께 일하는 해맑은 미국 아가씨의 현실을 보여줬고 파리에 대한 편견들을 꽤 솔직하게 표현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개똥이 넘치는 거리라던가 프랑스어를 모르는 사람을 무시하거나 화를 낸다는 점,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담배를 피우는 모습과 셰프가 손님을 가르치는 문화도 나왔다. 프랑스에 대한 과거의 인식에 못 박는다는 비판이 있기도 했다. 시즌2에서도 도도한 프랑스인과 단순한 미국인은 충돌하지만 에밀리는 조금 더 파리를 사랑하게 된다.
익숙해지는 프랑스 문화와 달리 에밀리의 연애전선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마티외와 호감을 가지고 있으면서 가브리엘과 잠자리를 가지고 그의 여자 친구인 카미유와는 친구사이다. 정리되지 않는 복잡한 연애로 시즌1은 마무리되었다. 에밀리가 바람둥이인 것인지 에밀리와 가브리엘이 하늘이 맺어준 인연인지 궁금해서 시즌2를 바로 클릭하게 된다.
시즌2에서는 에밀리의 직업적 역량도 성장한다. 시즌1에서는 화수분처럼 에밀리가 포스팅을 하기만 하면 팔로워 숫자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고단수인 실비조차 에밀리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일을 진행시키곤 했다. 시즌2에서도 그녀의 업무를 다루기는 하지만 조금 더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미국의 보스가 프랑스로 넘어와서 생기는 소통의 문제와 복잡한 인간관계로 변해버린 카미유의 가족사업을 돕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로 만난 사이는 일만 해야 된다는 간단한 교훈도 준다.
# 이방인에서 생활인으로
프랑스에 오자마자 언어적 충돌은 기본이고 사고방식 자체가 달라 고생했던 에밀리는 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한다. 프랑스어는 아직도 걸음마 수준이지만 문화적 측면에서는 꽤 적응했다.
▲ 사진 제공= ⓒ netflix TUDUM
디자이너 피에르의 성향을 파악해서 SNS에 활용하기도 하고 프랑스의 업무 문화도 알아간다. 주말이나 파티에서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프랑스 사람들의 문화를 무시하고 일하다가 프랑스 보스 실비를 만나기도 한다. 프랑스에서는 무례함으로 나타나는 것들이 미국인인 에밀리에게는 적극적으로 일하는 방법일 뿐이다. 휴양지 생트로페에서도 에밀리는 업무를 이어간다. 자신이 홍보를 맡고 있는 샴페르가 제대로 홍보되고 있는지 궁금해서 홍보를 해주기로 한 클럽 로랑 G에 들르기도 한다. 그나마 친절한 뤼크가 말렸지만 에밀리는 클럽을 찾아가서 샴페르에 대해 이것저것 요구한다. 아직도 미국식 업무방식을 가지고 일하다가 황당한 일들도 겪는다.
에밀리는 민디의 도움으로 생일 파티도 연다. 미국식 생일파티가 서프라이즈 파티라면 프랑스식 생일파티는 우아한 디너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거리의 분수대 앞에 조촐한 생일 파티 장소를 마련한다. 테이블과 맛있는 식사, 와인이 모이면 멋진 파티가 된다. 우아하게 식사를 즐기면서 파리지앵처럼 생일을 보낸다.
# 에밀리는 이상한 연애 중
이번 시즌에도 답답함을 느끼는 부분은 에밀리의 연애였다. 화끈하고 자유롭게 아무나 만나는 것도 아니고 가브리엘과는 밀당을 한다. 마티외와는 헤어지고 새로 알피라는 사람도 만난다.
▲ 사진 제공= ⓒ netflix TUDUM
가브리엘과 에밀리는 서로 영혼의 짝이라고 믿으면서도 카미유에게 휘둘린다. 에밀리는 프랑스어 수업에서 만난 알피와 가까워지게 된다. 가브리엘과는 멀어지려고 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가브리엘을 만나고 싶어 한다. 가브리엘이 던지는 눈길을 에밀리는 거부할 수 없다. 마음속으로는 좋아하지만 자꾸만 가브리엘을 밀어낸다. 자신과 가브리엘의 사이는 판타지라며 자신은 파리에 1년만 머무를 것이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자신을 희생하기는 싫다고 거절한다. 하지만 가브리엘에 대한 미련은 계속되어서 또다시 고백을 하러 가지만 번번이 타이밍이 어긋난다.
▲ 사진 제공= ⓒ netflix TUDUM
에밀리의 새 남자 친구 알피는 심플하고 개구쟁이 같다. 분위기 있는 그윽한 남자 가브리엘과 정 반대의 성향으로 에밀리와 장난스러운 대화를 이어간다. 초반의 오해로 에밀리는 알피가 자신을 싫어하는 줄 알았던 해프닝도 있었지만 둘은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된다. 알피는 가브리엘과의 관계를 알게 되었을 때도 둘의 마음이 깨끗이 정리된 것이면 에밀리와 계속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에밀리는 직진형으로 자신을 리드하는 이 남자가 싫지 않다. 하지만 이 인연도 불안하게 바뀐다. 알피도 에밀리처럼 파견근무를 나와 있는 상황이었기에 근무 기간이 끝나서 영국으로 돌아간다.
# 럭셔리 휴양지 생트로페
시즌2에서는 멋진 휴양지가 나오기도 한다. 에밀리는 호감을 가지고 있는 마티외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럭셔리한 휴양지 생트로페에 같이 가기로 했었다. 생트로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비욘세, 브레드 피트 등 유명한 연예인들도 방문하는 럭셔리 휴양지다. 럭셔리 브랜드의 로드샵들이 즐비하고 초호화 빌라를 즐길 수도 있다. 에밀리가 머물렀던 곳으로 나온 리조트는 니스와 모나코 사이에 위치한 그랜드 호텔 뒤 카페라(Grand-Hôtel du Cap-Ferrat)이다. 이 호텔에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앤젤리나 졸리, 에밀리 쿠퍼 등이 머물렀다고 한다.
▲ 사진 제공= ⓒ netflix TUDUM
비록 마티외와는 멀어졌지만 그가 쿨하게 호텔을 남겨준 덕분에 에밀리는 친구들과 화끈한 휴가를 보내게 된다. 쓸데없이 적극적인 카미유가 온다는 소식에 방패가 될 민디까지 호출한다.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생트로페에서 에밀리는 풍경 사진도 찍고 굴도 먹으면서 인스타 피드를 장식한다. 카미유의 소개로 간 호화 파티에서 풀 파티도 즐긴다. 프랑스의 휴양지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 명품 마케팅을 보여주는 마케팅
에밀리는 명품 브랜드 마케터로 극 중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마케팅을 담당한다. 톤 앤 매너를 위해서 다양한 명품 착장을 하고 나오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기도 한데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는 과정도 재미있다.
▲ 사진 제공= ⓒ netflix TUDUM
명품 캐리어 브랜드인 리모와는 명망 있는 디자이너 피에르 카도와의 콜라보를 시도한다. 조금 촌스러운 방법으로 피에르의 사진을 프린팅 해서 가방에 넣는 것인데 독특하면서도 장난스럽고 촌스러운 느낌이 새롭게 다가온다. 어디에서도 잘 보이고 잃어버릴 일이 없을 것 같은 캐리어로 재탄생된다.
세계인의 향수를 담고 있는 스쿠터인 베스파는 디올과 콜라보를 한다. 역동적이면서도 활동적인 느낌을 주는 디올의 오블리크 패턴을 활용했다.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한 재미있는 캠페인이면서도 세련됨을 잃지 않았다. 에밀리는 이 예쁜 베스파에 장난을 더해 알피와 신나게 파리를 달린다. 그 자체로 엄청난 브랜드 홍보라고 느껴졌는데 뉴트로 아이템인 베스파와 디올의 오블리크, 추억의 도시 파리와 사랑하는 연인이라는 것들이 다 섞여 있어서 흥미로웠다. 명품 마케팅을 위해 만든 스쿠터를 타는 장면으로 마케팅을 하는 위트가 좋았다.
# 의상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
이 드라마의 의상은 ‘섹스 앤 더 시티’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의상을 담당했던 패트리샤 필드가 담당했다. 진부한 스토리와 달리 에밀리와 친구들의 의상은 2021년 그 자체였다. 컬러풀한 재킷들과 지갑, 모자, 장갑 등으로 다양하고 쨍한 색감을 넣어 에밀리의 발랄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프라다, 발망, 루이뷔통 등 다양한 명품 브랜드가 나온다. 하지만 패트리샤 필드는 명품만 사용하면 밋밋하고 재미가 없다며 다양한 브랜드를 활용했다고 한다. 디올, 발망과 같은 꾸뛰르 제품을 젊은 디자이너 의상과 결합하고 빈티지 제품을 H&M이나 자라와 같은 SPA 브랜드와 결합해서 매칭을 많이 했다고 한다.
▲ 사진 제공= ⓒnetflix TUDUM
휴양지에 놀러 간 세 친구의 패션은 정말 재미있다. 통통 튀는 컬러들과 독특한 선글라스 라탄 스타일의 가방들까지 가벼우면서도 즐거운 패션이었다.
▲ 사진 제공= ⓒ netflix TUDUM
피에르와 뒤프레의 콜라보 패션쇼에서 에밀리는 사랑의 완성처럼 보이는 붉은 드레스를 입고 하트 목걸이를 한다. 패션쇼의 내용도 강렬했지만 쇼에 참석한 사람들도 강렬한 의상들을 입고 있어 즐거움을 준다.
시즌1에서는 다소 침착한 컬러들이 많았지만 시즌2에서는 더 밝고 강렬한 색들로 꾸며졌다. 일상생활에서 입고 살아갈 수 있는 옷들인가 궁금했지만 프랑스에서는 멋에 더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까 싶다. 프랑스에 더 적응해 갈수록 과감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가면서 멋을 찾는 에밀리가 되어가는 것 같다.
# 서브 캐릭터 민디의 활약
중국 지퍼 왕의 딸인 민디는 시즌2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수의 꿈을 키우기 위해서 돈을 거의 받지 못해도 클럽에서 노래를 하는 등 자신의 꿈을 향한 노력을 계속한다. 그녀는 깔끔한 가창력과 경쾌한 안무, 무대를 아우르는 쇼맨십으로 흡입력 있는 공연을 보여준다. 무대에서도 버스킹에서도 그녀는 관중을 사로잡는 법을 제대로 아는 아티스트다.
▲ 사진 제공= ⓒ netflix TUDUM
이 드라마에서 그녀의 스토리는 슬프면서도 귀여워서 생기를 불어넣는다. 유일하게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캐릭터다. 에밀리 덕분에 생트로페에 가게 된 그녀는 체크인을 하다가 자신을 알아보는 호텔 매니저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아버지의 부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글로벌 스타들이 오는 호텔을 어릴 적에 아버지와 자주 들렀었다고 한다. 게다가 얼마 전 아버지가 다녀갔다고 해서 그녀는 아버지를 그리워한다. 아버지와 함께했던 여행을 추억하며 생 트로페의 이곳저곳을 다닌다.
그녀는 고민하는 에밀리를 돕는 마음의 소리 같은 존재다. 외로울 때 옆에 있어주었고 에밀리가 고민할 때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물론 월세는 내지 않았지만 친구가 되어주고 에밀리를 응원했다. 에밀리가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결정을 할 때 좋은 친구로서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 사랑의 도시라는 판타지
프랑스는 심플하고 말랑한 미국인이 살아남기 힘든 곳이 분명하지만 에밀리는 친구를 만들어 간다. 가장 친구가 되기 어려웠던 것은 실비였고 에밀리도 실비를 어려워했지만 실비는 에밀리의 실력을 높이 산다. 실비는 에밀리를 스카우트하게 되고 에밀리는 기뻐한다.
마지막에 사랑은 실패하고 일에서는 성공한 에밀리는 눈물을 흘린다. 일 때문에 오게 된 파리지만 사랑 때문에 남고 싶었던 곳이기에 마음이 상한다. 로맨틱한 파리라는 판타지는 결국 부서진다. 신생 회사로 옮겨간 에밀리는 다시 사랑을 찾을 수 있을지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글 | 다빵씨(네이버 방송.연예 인플루언서) 방송사진 | IM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