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IPTV 채널 수백개지만, 80%는 "거의 안 본다"
- 변휘 기자
- 차현아 기자
김영식 "IPTV 3사, 시청률 0.1% 미만 채널 200개 넘어"
'소수점대' PP, 매년 사용료는 전체의 '30~40%' 챙겼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국내 IPTV 3사에서 받은 '작년 IPTV 연평균 자체 시청률' 자료에 따르면, KT는 전체 266개 채널 중에서 83.8%(223개), SK브로드밴드는 270개 채널 중 77.0%(208개), LG유플러스는 259개 채널 중 78.8%(204개)의 연평균 시청률이 0.1%에 못 미쳤다. IPTV 3사는 기본 요금제만으로도 수백개 채널을 제공하지만 대부분의 가입자들은 아무리 많아도 50개의 이내의 제한적 채널만 선택하는데, 이 같은 시청 패턴이 시청률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더욱이 1만명 중 1명의 선택조차 받지 못하는 0.01% 시청률 미만 채널도 KT에선 43.2%(115개), SK브로드밴드는 33.7%(91개), LG유플러스는 34.4%(89개)에 달했다. 일단 IPTV 편성 채널에 진입만 하면 시청자의 선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PP(program provider)라 해도 일정 수익은 보장 받는 것으로, 시청자들이 부담한 수천억원이 해마다 시청률 0.1%도 안 나오는 PP들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이는 재방송에 의존하며 양질의 콘텐츠 생산을 게을리하는 이른바 '좀비 채널'들이 계속해서 살아남고, 정작 독창적 콘텐츠에 투자하는 중소 PP들의 의욕은 꺾는 배경으로도 작용한다. 그렇다고 IPTV나 케이블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들이 부실 PP들을 자유롭게 정리하기도 어렵다. '공익성'을 이유로 반드시 편성 채널에 포함해야 하는 '의무전송채널' 등 채널 편성 및 종료에 대한 각종 규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채널의 개수를 '다양성'의 척도로 강조해 온 당국의 시각도 원인이다.
김 의원은 "국내 IPTV 업계는 시청자가 보지도 않는 채널만 양산해 유료방송 수신료의 효율적 재투자를 가로막고, 결과적으로 이용자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정부가 유료방송에 과도한 공익성과 공공성 책무를 부여하면서 시장을 서비스 경쟁이 아닌 방송통신결합상품과 경품제공 중심의 가격경쟁 시장으로 만든 것은 아닌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힘쓰는 PP는 적극 육성하고, 콘텐츠 제작 노력 없이 재방송만 반복하는 속칭 좀비 PP를 시장에서 원활하게 퇴출시킬 수 있는 생태계 구조로 바꿔야 한다"며 "유료방송에 부여된 과도한 공익성과 공공성을 덜어내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