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칭 Pick!] 오징어게임 이을 기대작? 죄인들이 불타 죽는 ‘지옥’ 6부작
11월 셋째 주말 OTT 추천작5 #오늘뭐볼까 #고민될땐_Watching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속 화제의 콘텐츠를 발굴, 해설·소개하는 조선일보 ‘왓칭’! 영화·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을 읽을 수 있게 해드립니다.(www.chosun.com/watching)
조선일보 ‘왓칭’의 11월 둘째주 추천작은 ①지옥 ②완다 비전 ③레드 노티스 ④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⑤피의 게임 입니다.
◇지옥
죄를 지어도 제대로 벌 받지 않는 세상, 나쁜 놈들 앞에 어던 존재가 나타난다. “너는 O일 O시에 죽는다.” 진짜로 정확한 시각에 나타나 고문하고 불태워 죽인다. 이런 일이 매일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면 이건 정의일까. 악인은 모두 고통스럽게 불타 죽어도 될까? ‘악인’의 기준은 뭔가.
혼란한 시기를 틈타 “공포가 인간을 참회하게 만든다”는 사이비 종료단체 ‘새진리회’가 부흥한다. 이들은 모든 사건이 인간을 옳은 길로 인도하려는 신의 뜻이라고 믿는다.
‘지옥’은 ‘오징어 게임’에 이은 하반기 넷플릭스 최대 기대작이다. 연상호 감독이 집필하고 최규석 작가가 그린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6부작 시리즈. 연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배우 유아인이 새진리회의 정진수 의장 역을, 박정민이 초자연적 현상의 배후를 파헤치는 배영재 PD 역을 맡았다. 새진리회를 추종하는 광신도 집단 ‘화살촉’은 법 위에 군림하며 죄인들을 처단한다.
19일 6부작 전편이 한꺼번에 공개된다. 공개 전부터 토론토국제영화제, BFI 런던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면서 입소문을 탔다.
개요 드라마 l 2021 l 한국 l 시즌 1 l 6화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특징 ‘오징어 게임’ 신드롬 이어갈까
◇완다비전(2021)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시리즈에 커플로 출연했던 완다 막시모프(배우 엘리자베스 울슨)와 비전(폴 베타니)의 후일담을 다룬 스핀오프 드라마.
시점 역시 영화 엔드게임 시리즈 결말 직후로 이어진다. 앞서 엔드게임에서 팀 어벤져스는 악당으로 출연했던 타노스(조슈 브롤린)에 의해 사라졌던 전 우주의 생물체 절반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죽은 사람은 되돌릴 수 없었고, 완다는 타노스와 맞서다가 목숨을 잃은 연인 비전을 그리워하며 슬픔에 잠겼다.
다만 드라마 ‘완다 비전’에서는 이런 영화 속 배경이 무색하게 갑작스레 되살아난 비전과 신혼생활을 즐기는 행복한 완다의 모습이 등장한다. 50년대 시트콤을 연상케하는 옷차림과 머리스타일을 한 완다와 비전은 ‘웨스트뷰’라는 마을에 정착해 평범한 인간인 척하며 쌍둥이 아들들을 낳고,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낸다. 그러나 마치 드라마 오프닝을 찍듯 하루의 시작을 노래와 익살스런 연기로 시작하고, 모든 것이 대본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비전은 점차 의문을 품게 된다.
어벤져스 영화 내 유일한 공식 히어로 커플로 사랑받았던 두 사람을 집중해 다룬 만큼, 연출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 점이 도드라진다. 드라마 초반부 관객들은 완다와 비전의 신혼생활을 마치 옛날식 브라운관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흑백화면만으로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서서히 이 모습에 색이 입혀지고, 옷스타일도 50년대, 60년대, 70년대 등 후세대로 진화된다. 이런 장면들이 모두 단순 보여주기식 연출이 아닌 치밀한 복선으로 쓰이면서 전 회차의 스토리를 액자식 구성으로 촘촘하게 엮어냈다. 그만큼 개연성 역시 제대로 챙겼다.
온 몸이 지구 최강의 물질 비브라늄으로 구성돼 있고 이마에 박힌 마인드스톤으로 몸을 투명화 시킬 수 있는 비전, 원작 만화에서는 타노스에 대항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현실조작 능력을 가졌던 완다의 능력이 어벤져스 시리즈 때보다 세세하게 묘사된 걸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그만큼 원작 만화나 어벤져스 시리즈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다소 내용을 제대로 즐기기 어려울 수도. 드라마 시청 전 어벤져스 엔드게임 시리즈를 먼저 보길 추천한다.
개요 l 미국 l 드라마, 액션, 판타지, 히어로물 l 시즌1(총 9편)
등급 12세 관람가
특징 어벤져스 시리즈의 세계관 확장을 꾀하는 디즈니플러스의 야심작
평점 ⭐IMDb 8/10 🍅로튼토마토 평론가 91% 관객 86%
◇레드 노티스(2021)
FBI 최고 프로파일러 경찰, 예술품을 훔치는 도둑, 훔치는 계획을 설계하는 사기꾼이 한 팀이 되면서 벌어진 일을 담은 액션 스릴러 영화. 제목 ‘레드 노티스’란 인터폴 적색수배를 뜻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 영화로는 역대 최고 제작비인 1472억원이 쓰여 올 하반기 기대작으로도 불렸다.
이야기의 시작 배경은 로마의 한 박물관. 이 곳에는 2000년 전 마르쿠스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에게 결혼 선물로 바쳤던 황금알 1개가 전시돼 있다. 본디 3개였다는 이 예술품 중 1개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고, 후세에 발견된 2개 중 하나가 이 박물관에 전시됐던 것이다. 그러나 예술품 사기꾼으로 유명한 ‘비숍(배우 갤 가돗)’으로부터 FBI 범죄 프로파일러 ‘존 하틀리(드웨인 존슨)’에게 이 황금알이 도난 당할 것이란 경고가 제보된다.
결국 존 하틀리는 인터폴 요원들과 함께 박물관에서 잠복하다가 황금알을 훔치려던 유명 예술품 도둑 ‘부스(라이언 레이놀즈)’를 검거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곧 뜻밖의 의심을 받게 된다. 부스를 검거하던 날 하틀리의 계좌로 거액이 송금됐고, 인터폴이 회수한 황금알이 가짜로 바꿔치기 당했다는 것. 결국 범죄 공모자로 의심받은 하틀리는 부스와 함께 감옥에 갇히고, 이들 앞에 갑자기 비숍이 나타나 동업을 제안한다. 바로 황금알 3개 중 아직까지 세간에 발견되지 않은 나머지 하나를 찾아내자는 제안이었다. 하틀리는 과연 황금알을 되찾고, 명예도 되찾을 수 있을까?
빵빵한 제작비의 대부분이 배우 섭외에 쓰였는지 보자마자 “어! 이 배우!” 할만한 인물들이 주연을 맡았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로 유명한 드웨인 존슨, ‘데드풀’ 시리즈의 라이언 레이놀즈, ‘원더우먼’ 갤 가돗이 출연한다. 배우들이 각자의 대표작 롤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액션신과 이를 오마주한 캐릭터 성격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영화 초반 셋이 한 팀이 되기까지 과정이 길고 지루하다. 대중에게 먹힐 액션씬을 한데 모아 버무렸는데,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 인내심을 가지고 초반부를 극복한다면 적당한 퀄리티를 갖춘 액션, 배우 연기, 스토리가 균형잡힌 영화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개요 l 미국 l 액션 코미디, 액션 스릴러 영화 l 1시간 55분
등급 15세 관람가
특징 분노의 질주, 데드풀, 원더우먼으로 다져진 주연 배우들의 액션씬
평점 ⭐IMDb 6.4/10 🍅로튼토마토 평론가 35% 관객 100%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대통령 선거를 4개월 앞둔 시점,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정치 풍자 드라마가 나왔다.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정권 말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사격 선수 출신 정치인 이정은과 그녀의 남편이자 진보 논객인 김성남 평론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블랙코미디 드라마이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로 군에 자원 입대해 앙골라·자이툰 파병까지 다녀온 ‘호국의 아이콘’ 정은. ‘사격계 김연아’로 통했던 그녀는 과거 보수 정당에 영입돼 국회의원 배지까지 달았지만, 여의도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야당 거수기 노릇이나 하다 차기 공천에서 배제된다.
정치의 쓴맛을 보고 야인 생활을 하던 정은은 이후 정치 성향이 다른 진보 논객 성남과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한다. 한 때 ‘나꼼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도 호형호제했던 스타 논객 성남의 응원과 지지 속에서 정은은 진보 정권 말기 문체부 장관에 전격 임명된다. 그녀의 역점 사업은 바로 ‘문화예술계 전반에 걸친 / 각종 폭력 및 부정행위를 / 바로잡기 위한 / 체육문화인 비리수사처’, 이른바 ‘체수처’(공수처 아님) 설치다.
1화부터 예사롭지 않다. 대한민국 입법·행정부의 ‘비문명적 일상’이 우스꽝스럽게 펼쳐진다. ‘체수처 / 설립 준비단 / 설치를 위한 / 자문위원회 / 출범식’ 같은 거추장스러운 방만 행정, 국민 세금 들여 끊임 없이 찍고 있는 의미도 감동도 없는 ‘장관 브이로그’ 같은 설정이 디테일하다. ‘낙하산 어공(어쩌다 공무원)’ 장관이 없는 자리에서는 정은을 ‘아줌마’라고 부르는, 행시 출신 ‘늘공’ 관료들의 능글 맞은 연기도 인상적이다.
드라마는 어느 날 정은의 남편 성남이 괴한에 납치되고, 그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일주일을 그렸다. 좌충우돌 하던 정은은 그 사이 예기치 않게 ‘대선 잠룡’으로 우뚝 서고 만다. 장관 역할을 맡은 배우 김성령씨는 수영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최윤희 전 문체부 차관을 참고해 연기했다고 한다. 다른 작품에서 종종 보여줬던 ‘50대 파워 우먼’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시나리오 자체에 위트가 넘친다. 평소 종편 채널 시사 프로그램을 즐겨 본 시청자라면 좋아할 드라마다. 시사 예능 ‘강적들’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는 동생 김성경씨와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다.
개요 정치 풍자 드라마 l 한국 l 2021 l 12화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정치의 계절, 맞춤형 블랙코미디
◇피의 게임
전세계에서 화제가 된 오징어 게임을 각본 없이 진행한다면? MBC와 웨이브에서 지난 1일부터 방영되는 서바이벌 예능 ‘피의 게임’은 이런 상상을 현실로 구현했다.
10명의 참가자가 순서대로 게임을 진행해 탈락자를 정하고, 최후의 생존자 1명이 상금 최대 3억원을 독차지하게 하는 방식으로 ‘오징어 게임’ 현실판을 연출한 것이다. 전직 프로야구선수, 경찰, 아나운서, 한의사, 의대생, 래퍼 등 개성 강한 참가자 10명이 참가한다.
정해진 규칙만 어기지 않는다면, 생존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게 기본 방침이다. 살아남기 위해선 정치질, 음모, 배신, 거짓말, 속임수가 전부 허용된다. 리얼리티를 강조한 만큼 눈길을 잡아끌지만, 한편으론 조마조마하기도 하다. 긴장감을 고조하는 재미가 이어질지, 오히려 그로 인한 피로감으로 외면받게 될지 지켜보자.
개요 한국 l 예능 l 2021 l 12부작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오징어 게임 현실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