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이유있는' 자신감..."써보면 안다"
- 기자명 변윤재 기자
- 입력 2021.11.12 00:42
변윤재 기자
2021.11.12
디즈니플러스와 독점적 제휴 …..OTT 특화에 방점
월 2만원대의 낮은 요금제… 사운드바 50% 할인
넷플릭스 효과 재현 노리지만…개방형 셋톱 변수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다른 셋톱박스나 스마트TV에서 느낄 수 있는 경험과는 격이 다르다.”
LG유플러스가 IPTV(인터넷TV) 시장 2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번에도 협업 전략이다. 2018년 넷플릭스와 제휴로 IPTV 가입자와 매출을 모두 늘렸듯 이번에도 디즈니플러스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가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디즈니플러스 제휴 상품을 공개했다. 타 OTT 결합 상품보다 저렴한 가격, 파격적 혜택을 내세운 게 특징이다.
자사 IPTV 서비스인 유플러스tv와 디즈니플러스 결합 상품인 프리미엄 디즈니의 경우, 월 2만4600원(3년 약정, 인터넷 결합 기준)에 이용할 수 있다. 유플러스 tv와 디즈니플러스를 따로 가입할 때보다 4000원 저렴하다.
넷플릭스 제휴 요금제와 비교하면 최대 4200원 싸다. 모바일로 OTT를 즐기는 이용자를 겨냥한 상품 역시 무료 구독을 내세웠다. 월 9만5000원 이상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와 10만원대 이상 LTE(롱텀에볼루션) 요금제 가입자는 매달 디즈니플러스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IPTV나 모바일 요금제 신규 가입자에게는 3개월 무료 혜택을 준다. IPTV 가입자 가운데 프라임 라이트 이상 또는 인터넷 1G 이상 신규 가입하거나 재약정할 경우, 3개월간 디즈니플러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강수를 둔 데에는 OTT 특화 상품이 IPTV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 OTT 이용자는 지난 2019년 1분기 3597만명에서 올해 3분기 6547만명으로 82% 증가했다. 특히 이용자의 92%는 집에서 OTT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IPTV를 통해 상당수의 이용자가 OTT를 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때문에 타깃층에 맞는 특화 상품을 선보인다면, IPTV 가입자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창국 홈·미디어사업그룹장(상무)는 “자체 조사를 했더니 LG유플러스 가입에 OTT 특화서비스가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며 “유플러스tv를 통해 OTT를 즐기는 이용자가 1년 반 만에 2배 가량 늘어난 점은 이 같은 성향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의 제휴로 상당한 효과를 누렸다. 2018년 독점 계약을 맺은 이후, IPTV 가입자와 매출이 각각 20%, 30% 증가했다. 무엇보다 3년 연속 가입자 증가율이 10%대를 기록하면서 KT, SK브로드밴드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디즈니플러스 효과도 감지된다. 3분기 IPTV 누적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8.8% 늘어난 526만5000명을 기록했는데 디즈니플러스와의 독점 제휴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것이 LG유플러스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기대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디즈니플러스 가격이 월 9900원으로 경쟁력이 있다. 게다가 경쟁사들도 개방형 셋톱박스를 내세워 이용자 공략에 나섰다. 안드로이드, iOS 등을 탑재한 셋톱박스를 쓸 경우, 이용자들은 앱을 내려받으면 디즈니플러스를 즐길 수 있다.
KT는 안드로이드 TV OS(운영체제)를 탑재한 기가지니A를 출시했다. 셋톱박스 대여료는 3년 약정 기준 월 3300원이다. 이날 모바일 제휴 요금제인 디즈니플러스 초이스도 내놨다. 월 9만원 이상 5G 요금제 가입자는 무료로 디즈니플러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일부 5G 요금제와 LTE 요금제 가입자에게도 1개월 무료 혜택을 준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애플과 손잡고 애플TV 4K를 출시했다. 월 6600원(3년 약정)이면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해 국내외 OTT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이용자의 편의성에서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다는 점을 부각했다. 리모컨에 바로가기 버튼을 탑재해 원스톱으로 디즈니플러스에 접속할 수 있고, 이미 유플러스tv 셋톱박스를 이용하고 있다면 디즈니플러스를 자동으로 설치된다. 개방형 셋톱박스와 달리 접속이나 이용방법이 손쉬워 접근성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설명이다. 정수헌 컨슈머부문장(부사장)은 “소비자가 LG유플러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고객 편의성 때문”이라며 “디즈니와 함께 (관련 기술) 개발까지 진행한 만큼, 격과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셋톱박스 경쟁력 또한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평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IPTV 사업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의 안드로이드 OS 기반 셋톱박스를 보유하고 있다. 최창국 홈·미디어사업그룹장(상무)은 “안드로이드 기반 셋톱박스는 400만대에 육박한다”며 “경쟁사는 훨씬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는 개방형 셋톱박스에서 디즈니플러스를 사용할 수 없도록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큰 화면으로 OTT를 감상하는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 몰입감·현장감을 극대화해 경쟁사와 차별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tv 사운드바 블랙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사운드바 블랙은 돌비 아트모스를 지원하는 스피커형 셋톱박스다. 더 좋은 화질과 음향으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해 가입자를 잡아두겠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디즈니플러스 요금제와 사운드바 블랙을 동시 가입할 경우, 사운드바 임대료를 50% 깎아준다. 내년에는 투게더 결합과 연동해 월 2만7900원의 임대료를 전액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 현장에서는 디지털 혁신기업으로 전환을 꾀하는 LG유플러스의 의지가 드러났다. 올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주문한 ‘팬덤 경영’의 일환으로, LG유플러스는 찐팬 전략을 추진 중이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비통신 사업을 전사 매출의 30%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겨울왕국·토이스토리·어벤저스·스타워즈·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인기 콘텐츠를 보유한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업은 목표 달성에 힘이 될 수 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이번 협업을 가리켜 ‘와이낫(Why not)’ 마케팅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디즈니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맞춰 입은 경영진은 “고객 경험의 혁신” “최상의 시청 경험”을 수차례 강조했다. 목표치를 묻는 질문에도 “재무적 성과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까,다”라고 했다.
정 부사장은 “디즈니플러스는 전체 고객의 만족을 위한 하나의 보완재”라며 “고객이 원하는 건 다 만들겠다는 와이낫 정신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해 끝장을 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고객 경험 강화를 위해 디즈니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접점을 늘리기로 했다. 전국 매장 디자인과 직원들 유니폼에 디즈니 캐릭터를 적용 활용한다. 또 복합문화공간인 일상비일상의틈에 체험존을 마련한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온라인 홍보 역시 대폭 강화한다. 김새라 마케팅그룹장(전무)은 ”핵심 타겟인 1인·2인 가구, 키즈맘 등을 겨냥해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려 한다”며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 가입하고 싶은 생각이 들실 것이고, (특히) 마블을 즐기는 사람은 유플러스를 써야 한다고 느끼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