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못낸다는 망사용료, 디즈니는 "내겠다"
넷플릭스는 항소로 장기전 수순
가이드라인 제시할 법제정 필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OTT) 서비스의 국내 진출이 이어지면서 망사용료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OTT 서비스의 양대 강자인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가 망사용료라는 책임을 두고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망사용료를 놓고 소송전까지 벌어지면서 입법을 통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달 국내에 정식 진출하는 디즈니 플러스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자를 통해 간접방식으로 망사용료를 낼 예정이다. 디즈니 플러스가 CDN 사업자와 계약을 통해 비용을 지불하면, CDN 사업자는 국내 통신사에 직접 망을 연결해 전용회선료인 망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제이 트리니다드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DTC 사업총괄은 "디즈니가 갖고 있는 철학은 선량한 기업 시민이 되자라는 것"이라며 "한국 사회의 좋은 일원이 되길 기대하며 따라서 다양한 파트너, 콘텐츠 제작사, 통신사, CDN 사업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 플러스와 달리 넷플릭스는 망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며 SK브로드밴드와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1심에서 패소했지만 항소를 제기했다. 넷플릭스는 당초 지난 10일까지였던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을 연장해 법정 공방을 장기전으로 끌어가는 모양새다.
넷플릭스가 장기전에 대비하는 동안 SK브로드밴드도 반격에 나섰다.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로부터 망사용료를 받기 위해 반소를 제기했다. 지난 3년간 넷플릭스가 지급하지 않은 망사용료를 내라는 취지다. 일단 SK브로드밴드는 10억원을 청구했으나 재판이 진행되면서 감정 절차를 거치면 금액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지급할 망사용료가 최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1심 판결에서 인정한 망 이용의 유상성을 부정하는 것은 통신사업자의 기본 비즈니스 모델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국내외 콘텐츠제공자(CP)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지급하는 망 이용대가를 넷플릭스도 똑같이 지급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통상 망사용료는 기업의 자율적 협상으로 결정되지만 법으로 이를 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현재 해외 CP에 의해 막대한 트래픽이 발생한 경우에 대한 대책은 없다"면서도 "망 이용료는 사업자의 자율 협상이지만, 전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법률은 필요하다"고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