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새 출발점에 선 ‘K소프트파워’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넥플릭스에서 세계 1위 콘텐츠의 왕좌를 거머쥐었다. 블룸버그통신이 “한국의 창작 역량은 기존 강자인 할리우드에 위협적일 정도로 뛰어나다. 콘텐츠 산업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로 한국의 창작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K콘텐츠의 무한한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입증되면서 국내 제작사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스튜디오드래곤, 에이스토리, 미스틱스토리, 스튜디오329, 컴퍼니 상상 등 콘텐츠 제작사 5곳의 연평균 매출은 1139억원으로 2014년 88억원보다 1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창작업계의 성장은 웹툰, 웹소설 등 연계 콘텐츠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웹툰을 영상 콘텐츠로 제작한 ‘스위트 홈’은 넷플릭스 공개 이후 한 달 만에 190국 2200만 유료(有料) 가구가 시청해 한국 웹툰·웹소설의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콘텐츠발(發) 경제효과는 패션과 푸드, 뷰티 등 한류와 연관된 다른 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추장 수출액은 5093만 달러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는데, 넷플릭스 등 OTT를 통한 한국 드라마 인기가 매출 증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지닌 힘이 얼마나 큰지 알려주는 사례다. 최근 ‘K드라마’와 ‘K-’가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새로 등록되기도 했다. 독보적인 밸류 체인을 형성한 창작 생태계의 성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소프트파워(soft power·연성 권력)를 한층 격상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