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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텅 빈 극장, 그 많던 관객은 어디로 갔을까?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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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엘리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10.08 08:21 3,64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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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전환 명과 암] 텅 빈 극장, 그 많던 관객은 어디로 갔을까?

최송희 기자입력 : 2021-10-08 06:00

'2021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2002만명으로 전년 보다 38.2% 감소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1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2002만명으로 전년 보다 38.2% 감소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19년 영화계는 축제 분위기였다. 5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고 전체 극장 관객수 2억2668만명, 매출액은 1조9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나 뛰었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영화계 축제'가 계속해서 이어질 거라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극장은 큰 위기를 맞게 됐다. 관객의 발길은 끊기고 극장 매출은 80% 이상 급감했다.


지난 7월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2002만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2%(1239만명 ↓) 감소한 기록이다. 이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상반기 전체 관객 수로 역대 최저치였다. 2021년 상반기 전체 매출액 역시 18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0%(875억원 ↓) 감소했고 이는 2005년 이후 상반기 전체 매출액 최저치였다. 2021년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수는 38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9%(1617만명 ↓) 감소했으며 매출액은 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8%(1361억원 ↓)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코로나19 3차 유행 여파로 한국영화 개봉이 크게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한국영화 관객 수와 매출액이 감소했다. 2021년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수와 매출액 모두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1년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42.6%p 감소한 19.1%였는데 이는 2004년 이후 한국영화 상반기 관객 점유율로는 가장 낮은 수치였다.

그 많던 관객은 다 어디로 갔을까? 코로나19 이후 관객들은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로 향하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건 단연 넷플릭스다. 2018년 이용률 4%에서 2019년 10%, 2020년에는 24%로 해마다 2배 이상 성장하며 놀라운 성장률을 보여주었다.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은 결과 2021년 2월에는 유료 가입자 2억360만명을 돌파했다. '오징어 게임' 공개 후 신규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며 하반기 신규 가입자 수는 1200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더욱 적극적으로 콘텐츠 발굴을 위해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및 아시아 지역 콘텐츠 담당 김민영 VP는 "한국 콘텐츠에 지금까지 7700억원을 투자, 동반 성장을 위해 지원했다. 이후에도 새로운 법무법인 설립, 콘텐츠 스튜디오 2곳 마련, 신인 작가 제작자 발굴을 위해 힘쓰고 있다"라며, 올해 5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 '오징어 게임'[사진=넷플릭스 제공]

올해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 '오징어 게임'[사진=넷플릭스 제공]


코로나19 이후 국내 영화·드라마 산업은 큰 변화를 겪었다. 넷플릭스와 협업이 대표적인 예다. 많은 영화 관계자가 넷플릭스로 향했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함께 제작하거나 극장 개봉 아닌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하는 등 '살길'을 찾아 나섰다. 김은희 작가와 김성훈 감독이 만든 '킹덤'을 시작으로 '인간수업' '스위트홈' 'D.P.' 등 영화감독이 제작한 시리즈물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도가니'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이 내놓은 '오징어 게임'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매일 넷플릭스의 기록을 깨며 그야말로 '넷플릭스의 대표작'으로 성공했다.

코로나19 시대로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시작되었다. 관객들의 '플랫폼' 이동도 그중 하나다.

30대 직장인 A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달에 한 번 꼭 영화관을 방문했다. 하지만 관람료도 오르고 볼 만한 콘텐츠가 없어서 영화관을 찾지 않은 지 오래다. 반면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고 볼만한 신작들이 쏟아지고 있어 구독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 시장이 커지면서 볼 게 많아져 극장을 방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영화 업계에서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 시장의 성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영화 관계자인 B씨는 극장의 위기를 우려했다. B씨는 "관객이 영화관을 방문하는 건 영화가 드라마에서 담을 수 없는 소재나 수위 그리고 규모감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동영상서비스에서 영화 수준의 작품을 쏟아내 관객들이 '극장 방문'에 큰 의의를 두지 않게 됐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의 성장이 영화관의 흥망을 좌우하지는 않더라도 타격을 주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영화 관계자 C씨는 "영화 제작사·배급사 입장에서는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판매처가 늘어난 게 환영할만한 일이기는 하다"면서도 영화관과 달리 콘텐츠 판매로 엄청난 이익을 거두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 판매 구조가 제작비+@로 고정되어 제작사가 흔히 말하는 '대박'을 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자체 제작 콘텐츠 외에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시장의 성장세에도 어려움이 따른다고.

극장 관계자 D씨는 "'오징어 게임' 등 흥행과 인터넷동영상서비스 시장의 성장 등을 두고 '인터넷동영상서비스VS영화관'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기업이라 콘텐츠 투자 후에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이 넓지만, 국내는 아직 대부분의 인터넷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이 적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동영상서비스 콘텐츠의 수준이 높아지며 영화관이 위기를 맞은 건 사실이라고 거들었다.

D씨는 "핵심은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졌다는 거다. TV가 등장하고 영화관이 망한다고 했지만 계속해서 성장하지 않았나. 영화의 경쟁력은 드라마보다 제작 기간이 길고 자본력이 집약되어 있어서 수준 높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건데 이제 그만큼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자본과 환경(플랫폼)이 늘어나고 있다. '콘텐츠'로 인해 영화관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후 '디지털 전환'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영화계는 '디지털 전환' 속 인터넷동영상서비스와 영화관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시도 중이다. 먼저 CJ CGV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던 한국 영화들을 모아 '넷픽(NETFIC, NETFLIX IN CGV)' 특별전을 개최, 영화 '사냥의 시간' '콜' '차인표' '승리호' '낙원의 밤' '새콤달콤' '제8일의 밤' 등을 상영했다.

또 지난 6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 작품을 소개,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온 스크린' 섹션을 개설하고 넷플릭스 제작 드라마 '지옥'(감독 연상호), '마이네임'(감독 김진만)이 공식 초청, 각각 6부작, 8부작 중 3회씩을 공개한다.

이 가운데 7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오는 11월 둘째 주에는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 방역체계를 시작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 70%(고령층 90%, 성인 8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 단계적 일상회복 체계로 전환할 예정이다. '위드 코로나'로 일상에 한 걸음 가까워진 뒤, 영화계 '디지털 변화'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인터넷동영상서비스와 영화관의 상생에 관해 적극적으로 고민해봐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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