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에 가렸지만...'환승연애·스우파' 효과에 티빙도 웃었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1.10-07
큰 규모 제작비 투입 없이 승부한 오리지널 콘텐츠 인기
넷플릭스 대항 위해선 콘텐츠 차별화 입증해야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환승연애'가 국내 OTT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최대 콘텐츠 시상 본상 후보에 올랐다. 내년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는 티빙으로선 희소식인데, 이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판삼아 아시아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죌 방침이다.
AACA는 한해 아시아 콘텐츠 시장을 리뷰하고 시상하는 아시아 최대 콘텐츠 시상식이다.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이 후원하는 AACA는 지난 2018년부터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콘텐츠들을 선정한다. 매년 배우, 드라마, 예능, 브랜디드 콘텐츠, 다큐멘터리 분야 등의 수상작을 발표하는데, 올해는 12월2일~3일 이틀간 개최된다. 환승연애는 헤어진 연인들이 합숙 생활을 하며 다른 사람의 전 애인을 모른 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과정을 그린 오리지널 예능이다. 공개 초반에는 헤어진 연인을 한 곳에 모아놓는 생소한 설정에 논란이 많았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소재와 표현의 자유를 극대화하며 OTT의 플랫폼이 가진 강점을 잘 활용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당초 12부작으로 예정됐던 이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어 3회 늘어난 15부작으로 확대 개편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티빙은 꾸준히 월간활성화이용자(MAU)가 늘고 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티빙의 지난 8월 MAU가 397만명으로 전월 334만명 대비 9% 이상 성장했다. 티빙 관계자는 "환승연애 덕분에 8월에 역대 최대 MAU 달성할수 있었다고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내년 글로벌 진출을 목표를 내건 티빙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식 클립 영상을 공개하며 해외 팬들의 반응도 꾸준히 살피고 있다. 현재 티빙이 국내에서만 서비스돼 해외에는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고 있지만, 유튜브 등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시청자들이 이를 일부 감상할 수 있게 한 것. 지난 5일 기준 유튜브와 네이버TV에서 환승연애 공식 클립 영상 누적 조회수는 4303만뷰를 돌파했다.
티빙은 현재 '넷플릭스 1강 체제'를 깨기 위해 CJ ENM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티빙은 인기를 얻고 있는 댄스배틀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 비하인드 영상을 독점 공개했다. 티빙의 강점인 CJ ENM의 인기 지식재산권(IP)과 연계한 스페셜 영상을 티빙에서만 공개함으로써 팬덤을 끌어들이는 시도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가 자금력에서 뒤처지기 때문에 무조건 제작비를 크게 투입하기보다는 외부 크리에이터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늘려 사용자에 특화된 서비스를 넓혀나가고 잘 알려지지 않은 웹툰이나 소설 원작의 지식재산권(IP)을 적극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