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파워' 개념 창시자 나이 교수 "한국, 문화적 소프트파워 잘 갖춰"
조셉 나이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
군사력·경제력 등 ‘하드파워’에 대비되는 것으로 문화와 가치관 등에서 발현되는 ‘소프트파워’ 개념을 창시한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84)는 5일(현지시간) 한국을 경제적·정치적으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으면서 문화적 소프트파워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나이 교수는 이날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안보를 넘어: 한국의 소프트파워와 팬데믹 이후 한미동맹’을 주제로 연 화상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문화와 국내적 가치, 정당한 국제정책 등 소프트파워의 구성 요소들을 감안할 때 한국은 훌륭한 문화적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 교수는 한 나라의 문화와 국내 영역의 가치, 정당하다고 보여지는 국제정책을 자신이 창안한 소프트파워 개념의 세 가지 원천으로 제시하면서 “소프트파워의 세 가지 범주를 적용해 보면 한국은 정말 문화에서 소프트파워를 잘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경제적인 성공뿐 아니라 활기찬 민주주의를 통해 정치적으로도 성공을 거뒀으며 문화적으로도 소프트파워의 잠재력이 발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 교수는 한국이 안보를 넘어 기후변화와 전염병 대응 등 지구적 아젠다에 적극 관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더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나이 교수는 “한국 대중문화에 매료되고 있는 젊은 층에 극도로 중요해질 기후나 전염병 대유행을 (어젠다에) 포함한다면 이는 한국에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 교수는 중국은 소프트파워 재고를 위해 연간 10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강한 소프트파워를 지니고 있지만 도널트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드러난 민주주의의 위기 등으로 인해 지속성에 문제를 노출했다고 평가했다.
세미나에서는 최근 전세계를 석권한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빌보드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BTS) 등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존 햄리 CSIS 소장은 “문화 산업 분야에서 한국의 역동적인 소프트파워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많은 한국인이 자신들은 약하고 뒤처져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은 창의성이 있고 매우 성공적인 사회라는 낙관론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