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평론가 100% vs 관객 89%, 왜?
입력 2021-09-24 06:57:00
사진제공|넷플릭스
미국 ‘로튼 토마토’, 영화·드라마 등 평가
영화 ‘모가디슈’ 팝콘지수 97%엔 못 미쳐
높은 점수불구 시청자 ‘호불호’는 있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과 류승완 감독의 영화 ‘모가디슈’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신선도 지수 100%’이다. 여기에 ‘팝콘 지수’도 따라 붙는데, 23일 현재 ‘오징어게임’은 89%, ‘모가디슈’는 ‘97%’이다. 그렇다면 대체 ‘신선도 지수’와 ‘팝콘 지수’는 무엇일까.
‘썩은 토마토’라는 뜻의 ‘Rotten Tomatoes(로튼 토마토)’라는 이름을 내건 미국의 한 사이트가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등을 대상으로 평론가(신선도)와 관객(시청자·팝콘)의 평가와 평점을 종합해 내놓는 지수이다. 언젠가부터 한국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해외의 평가를 수치적으로 들여다보게 하는 또 하나의 잣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튼 토마토는 낮은 완성도의 연극 무대에 관객이 토마토를 던졌던 관행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Fresh(신선함)’와 ‘Rotten(썩음)’ 토마토를 기준으로 평론가 평가 위주의 지수(Tomatometer·토마토미터)를 부여하고 있다.
최소 5명 이상의 평론가 평가와 이를 지수화한 평점의 ‘Fresh’ 비율이 60% 이상인 작품에는 잘 익어 신선해 보이는 빨간 토마토 모양을, 60% 미만의 경우 썩은 토마토를 벽에 던져 퍼져버린 모양의 녹색 상징을 붙여준다. ‘팝콘 지수’도 관객의 호평과 혹평의 비율 기준을 60%에 둔다. 60%가 넘으면 팝콘이 빨간색 틴(케이스)에 가득 담긴 모습을, 그렇지 않으면 녹색 틴이 쓰러져 팝콘이 새어 나오는 로고를 각각 붙인다. 따라서 ‘오징어게임’과 ‘모가디슈’는 평론가와 관객(시청자)들로부터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공인받은 셈이다.
다만 로튼 토마토 지수는 각 작품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비율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수가 60%라면 나머지 40%는 호평을 하지 않았거나 아예 혹평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이를 절대적인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적 식견을 지닌 평론가라 하더라도 호불호의 취향을 완전히 버리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Fresh’보다 더 높은, ‘신선도 지수 75% 이상, 최소 5명에서 최대 80명 이상의 리뷰’ 등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신선도 보증(Certified Fresh)’ 표시와, 지수 아래 표시된 10점 만점의 ‘평균 점수(Average rating)’를 확인해보면 좀 더 세밀한 평가를 엿볼 수 있다. 예컨대 윤여정에게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영화 ‘미나리’의 경우 307명의 평론가가 참여해 ‘신선도 지수 98%’에 평균 8.70점을 주었다. ‘Certified Fresh’ 인증도 물론 받았다.
영화 등 영상 콘텐츠 정보를 모은 세계 최대 규모 사이트 IMDB( Internet Movie Database)의 평점이 더해지기도 한다. 로튼 토마토와 달리 최소 수십만에서 최대 수백만 관객과 시청자 등 영상 콘텐츠 소비자의 평점(10점 만점)을 위주로 한다. 평론가 코너의 리뷰는 이에 더해 좀 더 다면적 시각을 제공한다.
참고로 ‘오징어게임’의 IMDB 평점은 22일 현재 8.6점, ‘모가디슈’는 7.5점이다. 두 편 모두 관객과 이용자들에게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은 셈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