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오리지널 콘텐츠 만든다"… 韓 OTT 올인하는 KT
- 입력: 2021-09-22 19:32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KT가 미디어 콘텐츠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다. 미디어 시장이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주력인 유료방송 플랫폼 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채널 경쟁력 강화를 통해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포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7일 그룹 내 콘텐츠 비즈니스 핵심 계열사인 KT스튜디오지니의 유상증자에 175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이를 포함해 KT가 스튜디오지니에 출자한 규모는 올해 총 2278억원에 달한다. KT는 이를 통해 그룹 내 미디어 콘텐츠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방안이다.
스튜디오지니는 확보된 자금으로 그룹 내 방송 채널의 경쟁력 강화 뿐 아니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연간 20여개 타이틀의 드라마를 제작하고, 2025년까지 1000여개 규모의 IP(지식재산권)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그룹 내 콘텐츠 수직계열화도 본격화하고 있다. KT가 분사해 설립한 OTT 케이티 시즌은 KT 스튜디오지니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를 통해, KT 스튜디오지니는 스토리위즈, 케이티시즌, 현대미디어의 지분 100%와 지니뮤직, 스카이라이프TV의 지분 36%, 22%를 각각 확보해 그룹 내 콘텐츠 비즈니스 콘트롤 타워로 부상한다.
이는 지난 3월 KT가 발표한 미디어 콘텐츠 사업전략의 일환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디지코로 가는 데 있어 KT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플랫폼이 미디어인 만큼, 여기에 콘텐츠를 추가해 한발 더 도약하고 기업 가치 향상에도 연결 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통신 본업 외에도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미디어 환경은 넷플릭스 등을 필두로 급격히 OTT 시장으로 급변하고 있다. 실제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기존의 유료방송을 보지 않는 '코드 네버'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OTT 이용률은 2017년 36.1%에서 지난해 52%로 크게 상승했다. 유료방송 플랫폼 이용도 OTT가 59.9%를 기록했다.
KT가 국내 유료방송 1위 사업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특히 오는 11월에는 월트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도 국내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KT는 자사 IPTV에 디즈니 콘텐츠를 싣기 위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막판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KT는 구독형 전자책 1위 기업 밀리의 서재를 인수한 지니뮤직과 시너지를 높일 방침이다. 스토리 IP 플랫폼 밀리의 서재를 통해 KT스튜디오가 경쟁력 있는 IP를 확보하고, 오디오북, 오디오 드라마, 영상 콘텐츠 등 2차 저작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KT 관계자는 "'원천IP 확보-콘텐츠 제작-플랫폼과 방송채널을 통한 유통'으로 이어지는 그룹 미디어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거둔 수익은 다시 콘텐츠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