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덕후’인 당신을 위한 추석 특선 영화 5선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예년 같다면 고향으로 내려가겠지만 올해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의 확산으로 귀성길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길고 쓸쓸한 명절을 극복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스포츠 영화를 소개한다.
◇ 42(2013년 개봉)
영화 ‘42’는 최초의 메이저리그 흑인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에 대한 실화를 재구성한 영화다. 해당 영화는 로빈슨과 그를 메이저리그로 이끈 브랜치 릭키 브루클린 다저스 구단주의 분투기를 담아냈다.
1940년대의 미국은 인종차별이 극에 달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미국 메이저리그 16개 팀에 400명의 선수가 있었는데 모두 백인 선수였다. 하지만 1947년을 앞두고 릭키 구단주는 구단의 만류를 뿌리치고 실력이 뛰어난 흑인인 로빈슨을 영입한다.
로빈슨은 릭키 구단주를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모멸과 핍박을 받는다. 경기 도중에는 심판이 세이프인 상황에서도 아웃을 선언한다거나, 상대팀 선수들은 그의 머리로 공을 던지기 일쑤였다. 심지어 같은 팀원들도 그를 조롱하거나 무시했다.
하지만 로빈슨은 실력으로 팀원들의 존중을 이끌어냈다. 혼자서 팀을 '하드 캐리'했고,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주역이 되면서 그제야 동료이자 선수로 인정받는다.
메이저리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이 영화를 보는 건 추천한다. 로빈슨을 시작으로 많은 흑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뛰어들 수 있게 됐으며, 이로 인해 메이저리그의 역사가 뒤바뀌었다.
한편 로빈슨은 입단 첫해에 신인상을 시작으로 MVP, 6번의 올스타 선정과 우승. 명예의 전당 헌액까지 이뤄냈다. 그의 등번호 42번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영구결번으로 지정돼있다. 또한 매년 4월15일에는 메이저리그의 모든 선수들이 그의 등번호를 달고 경기에 나선다.
◇ 아이, 토냐 (2017년 개봉)
스포츠 영화들은 대게 주인공들이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 감동적인 서사를 쓴다. 하지만 영화 ‘아이, 토냐’는 다르다. 음모와 비극적은 스토리를 담고 있다.
‘아이, 토냐’는 1994년의 ‘낸시 캐리건 피습 사건’의 실화를 재구성한 영화다. 1994년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겸한 전미 피겨선수권 개막을 하루 앞두고 기대주 낸시 케리건이 괴한에게 습격당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캐리건의 라이벌인 토냐 하딩과 그녀의 남편 제프 길롤리가 범인으로 지목됐고, 하딩은 결국 미국 빙상연맹은 영구 제명 처분을 받는다. 영화는 그 과정과 이후 스케이터로 재기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토냐의 분투와 그 좌절에 따른 분루를 그려낸다.
‘아이, 토냐’는 스포츠의 어두운 뒷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사건의 당사자인 하딩이 어린 시절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는 이유로 어머니의 학대를 받는다거나, 성적을 거두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모습들은 복잡한 심경을 자아낸다.
◇ 퍼펙트 게임(2011년 개봉)
스포츠에는 라이벌이 존재한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라이벌을 뽑는다면 단연 롯데 자이언츠의 ‘무쇠팔’ 최동원과 해태 타이거즈의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을 꼽을 것이다. 두 선수의 스토리를 담아낸 영화 ‘퍼펙트 게임’이다.
부산과 광주라는 연고지의 대립, 그리고 제과업계 라이벌인 롯데 자이언츠와 해태 타이거즈의 관계, 또한 사학 명문 라이벌 연세대(최동원)와 고려대(선동열) 출신 등 최동원과 선동열은 태생부터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는 필요충분조건들을 다 갖추고 있었다.
1987시즌을 앞두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제 노쇠화를 보이는 최동원을 제치고 본격적인 선동열의 시대가 올 것이라 전망했다. 과연 최동원이 자존심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선동열이 새롭게 한국 야구 최고의 투수 자리를 거머쥘 것인가는 전문가들 및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논쟁거리였다.
그리고 1987년 5월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선발 등판을 하면서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4시간56분 동안 타오른 두 선수간의 치열한 혈전은 한국야구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퍼펙트게임은’ 두 사람 사이에 오가게 되는 치열한 감정들을 담아냈다. 승부욕, 질투, 오기, 집념 등 스포츠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감정들이 그대로 보여진다. 이외에도 최고의 선수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옆에서 받쳐주고 지켜주던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고루 녹여냈다.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은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우생순’은 여자 핸드볼 올림픽 2연속 우승의 주역이었지만 팀 해체로 핸드볼을 그만 둔 미숙과 한국보다 운동 환경이 좋은 일본 프로팀의 감독이 된 혜경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들이 다시 손을 잡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에 진출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영화의 내용이다.
당시 한국 여자핸드볼은 세계 정상급 수준이었다. 1988 서울 올림픽과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2연패를 차지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선수들의 소속팀이 해체되는 등 비인기 종목의 현실을 깨닫게 된다.
과거 위대한 순간을 만들어냈던 베테랑 선수들은 생계와 스포츠 사이에서 갈등한다. 열약한 환경 속에서 성적을 내야 한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 꿈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삶을 보여준다.
◇ 국가대표1(2009)
영화 ‘국가대표’는 1998 나가노 동계 올림픽에서 스키점프 국가대표 팀이 단체전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의 실화를 재구성한 영화다.
스키점프 경험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이들은 열약한 환경 속에서 연습을 한다. 연습장도 지어지지 않아서 점프대 공사장에서 연습을 하고, 스키점프 장비도 없어 다른 종목 장비로 간신히 훈련을 이어간다.
이후 온갖 악재 속에서 올림픽 출전 티켓을 얻어낸 이들은 일본 나가노로 이동해 메달을 위해 힘찬 도약을 펼친다. 특히 이 영화의 OST와 함께 배우들의 스키 점프를 보고 있는 장면들을 보면 감동이 밀려온다.
한편 ‘국가대표’는 동계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끄는데 크게 이바지했고, 이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힘을 실었다. 또한 이 영화는 역대 한국 스포츠 영화 흥행 1위에도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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