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계정으로 7명 사용… 디즈니+ 파격정책, 시장 뒤흔들까
디즈니,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 토종 OTT, 생존 전략 고민 깊어져
머니투데이 이명재 기자 leemj@mtn.co.kr 2021/09/13
디즈니가 오는 11월 국내에 선보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요금제 등 주요 내용을 발표하자 관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월 이용료는 9,900원으로 단일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OTT 업체들이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이렇게 3가지의 요금제를 내놓고 가격에 따라 볼 수 있는 콘텐츠, 화질 등을 제한하고 있는 것에 비해 매우 파격적이다.
즉 고객이 월 사용료만 내면 마블, 스타워즈 같은 디즈니의 방대한 콘텐츠를 추가 비용 없이 고화질로 마음껏 볼 수 있는데다 타 OTT의 유사 상품인 스탠다드(월 1만2,000원 상당) 요금제와 비교했을 때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디즈니는 디즈니+를 하나의 계정으로 총 7명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동시 접속자는 4명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한 계정당 최대 7명 사용은 OTT 업체 중 유일하다. 동시접속 인원 수 역시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등 기존 OTT는 1만3,000원대 프리미엄 상품을 이용해야 최대 4명까지 늘어나는 점에서 비교된다.
디즈니 코리아 측은 "OTT 구독료 같은 세부 내용은 디즈니의 글로벌 정책에 따라 동일하며 통신사 제휴를 비롯해 추가적인 기능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OTT 후발주자인 디즈니가 손해를 좀 보더라도 초반에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실시하면서 이용자를 끌어모으는데 주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의 공습에 토종 OTT들의 생존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자본력이 막강한 글로벌 기업이 헐값 공세를 펼치며 국내 미디어 시장 점령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메기가 또 등장했다는 점에서 걱정이 클 수 밖에 없다"며 "국내 업체들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수급을 늘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디즈니+ 출시 이후 국내 OTT들이 이에 맞서기 위해 이용요금을 내리거나 할인혜택을 추가하는 건 물론 콘텐츠 공동 제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유료방송업체 관계자는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디즈니+로 인해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업체간 가격 경쟁이 촉발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국내 OTT들은 고객에게 더 좋은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서비스 차별화를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