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하는 배우들이 안방극장에 몰려온다
등록 :2021-09-09 04:59수정 :2021-09-09 07:24
남지은 기자
이하늬·고현정·송혜교·전도연·신민아·전지현
이름만으로도 믿고 보는 배우들 신작 잇따라
“헤이~ 모두들 안녕? 내가 누군지 아니~?” 그래, 맞다. 이하늬다. 2019년 화제작 <열혈사제>(에스비에스)에서 박경선 검사로 등장해 원더우먼처럼 모든 일을 척척 해내는 모습으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 ‘원 더 우먼’으로 돌아온다. <펜트하우스> 후속으로 오는 17일 시작하는 에스비에스 새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극본 김윤, 연출 최영훈)에서 비리 재벌가의 며느리로 잠입하는 검사를 연기한다. 이하늬는 도플갱어처럼 외모가 같은 검사 조연주와 진짜 며느리 강미나를 1인2역으로 소화한다. 이하늬는 “코미디가 기본이지만 1인2역이어서 냉온도 차이를 느끼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열혈사제>처럼 권력과 갑질을 향해 시원한 한 방을 날린다.
하반기 안방극장에 ‘이름값’ 하는 배우들이 대거 몰려온다. 이름값의 시대는 지났다지만, 그래도 그 이름 하나만으로 가슴이 뛰는 걸 보면 믿고 보는 배우들의 이름값이 그냥 생긴 건 아닌가 보다. 이름만으로도 기대되는 고현정과 송혜교도 오랜만에 티브이에 모습을 드러낸다. 고현정은 10월13일 시작하는 제이티비시 수목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극본 유보라, 연출 임현욱)으로 2년 만에, 송혜교는 11월 시작하는 에스비에스 금토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극본 제인, 연출 이길복)로 3년 만에 찾아온다. <너를 닮은 사람>은 아내와 엄마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여자 정희주 이야기다. 정희주는 가난한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여유로운 가정을 꾸린 뒤 화가이자 작가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다. 제작진은 “정희주가 가진 단단하고 복합적인 내면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로 고현정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며 배우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정소현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원 더 우먼> 후속인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사랑과 이별을 이야기한다. 송혜교는 패션회사 디자인팀장 하영은으로 나와 예고 없이 찾아온 사랑에 다시 한번 흔들리는 여자의 미묘한 심리를 표현한다.
전도연과 류준열은 이미 시청자의 마음을 시리도록 두드렸다. 지난 4일 첫 방송을 한 제이티비시 토일드라마 <인간실격>(극본 김지혜, 연출 허진호·박홍수)에서 전도연은 직장을 그만두고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부정 역을 맡아 갑질에 상처받는 아픈 마음을, 류준열은 역할 대행 서비스 운영자로 일하며 돈만 주면 뭐든 하는 강재로 등장해 복잡한 심경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부정과 아무것도 못 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강재가 서로를 치유하고 공감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지혜 작가는 “<인간실격>은 고독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의 첫 드라마 도전장이다.
신민아도 지난달 28일 시작한 티브이엔 토일드라마 <갯마을 차차차>(극본 신하은, 연출 유제원)에서 현실주의 치과의사 윤혜진으로 2년 만에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윤혜진과 만능 백수 홍반장이 바닷마을 공진에서 벌이는 힐링 로맨스 드라마다. 김고은도 17일 인기 웹툰 원작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티브이엔)에 등장한다.
배우보다 피디가 더 눈길을 끄는 드라마도 있다. <별에서 온 그대> <하이에나>로 유명한 장태유 피디가 연출하는 에스비에스 월화드라마 <홍천기>다. 지난달 30일 시작한 <홍천기>는 사료에 짧게 기록된 조선시대 유일 여성 화사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입힌 판타지 로맨스 사극이다. 안효섭과 김유정이 출연한다.
자, 드디어 전지현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아신전>으로 짧게나마 인사를 건넸던 전지현은 하반기 티브이엔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지리산>(극본 김은희, 연출 이응복)에서 사람들을 구하려고 산속을 누비는 레인저 서이강으로 등장한다. 광활한 지리산의 비경을 배경으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미스터리물이다. 주지훈이 강현조로 호흡을 맞춘다. 김은희 작가는 “사람을 살리는 장르물을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킹덤: 아신전> 관련 인터뷰에서 전지현에 대해 “밝은 에너지는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를 보는 것 같았고, 영화 <암살> <베를린>에서의 눈빛이 보이기도 했다”며 “<지리산>에서의 인물은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가 성장한 것처럼 밝은 반짝이는 캐릭터인데, <킹덤: 아신전>과 <지리산>의 상반된 느낌을 소화하는 걸 보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011012.html#csidx92d5629f870de43845eb20bef816d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