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시즌 꼴찌 수모 탈출하나, 장대진 법인 출범과 함께 콘텐츠 공격적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 2021-09-05 07:00:00
장대진 케이티시즌 대표이사가 독립법인 출범과 함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시즌의 독점 및 특화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전방위로 힘을 싣고 있다.
장 대표는 KT그룹 차원의 미디어콘텐츠사업 투자를 등에 업고 시즌 자체 콘텐츠 제작과 더불어 국내외 콘텐츠 제작사들과 제휴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장대진 케이티시즌 대표이사. |
5일 콘텐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넷플릭스에 이어 또 다른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강자 디즈니플러스의 한국시장 상륙이 다가오면서 국내 사업자들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에 더욱 사활을 걸고 있다.
SK텔레콤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웨이브가 최근 미국 HBO, NBC유니버설 등과 콘텐츠 제휴를 확대하고 CJENM의 티빙이 예능을 넘어 드라마, 영화 오리지널 콘텐츠와 스포츠부문 독점중계까지 발을 뻗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 대표도 케이티시즌을 맡으면서 ‘콘텐츠’ 강화에 전력투구한다는 계획을 내걸었다.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시즌 플랫폼을 차별화해줄 수 있는 특화 콘텐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외부 사업자들과 제휴도 늘려 치열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시장에서 이용자 유치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 대표는 앞서 3일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케이티시즌 사옥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미팅을 열고 이런 시즌의 사업전략을 다시 한 번 공유하면서 의지를 다졌다.
시즌은 2019년 11월 론칭해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한국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시즌은 현재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들과 비교는 제쳐두고라도 SK텔레콤 웨이브, CJENM의 티빙 등 국내 플랫폼 가운데서도 사용자 수가 가장 적다.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21년 7월 안드로이드와 iOS(애플 운영체제) 스마트폰앱 합산 사용자 수가 910만 명에 이르며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웨이브와 티빙도 각각 7월 모바일앱 사용자 수가 319만 명, 278만 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즌앱 사용자 수는 141만 명으로 여전히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시즌은 독립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브랜드가 아닌 통신의 부가서비스 성격이 강한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209만 명), 쿠팡플레이(172만 명)보다도 이용자 확보에서 뒤처지고 있다.
콘텐츠 이용추세가 모바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시즌은 KT그룹 미디어콘텐츠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은 미디어콘텐츠가 KT가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변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사업이라고 보고 그룹의 역량과 투자를 미디어콘텐츠영역에 집중하고 있고 모바일 미디어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시즌 분사를 8월 단행했다.
장 대표로서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케이티시즌은 그룹 사업부에서 벗어나 독립법인이 되면서 확실히 시즌 자체 콘텐츠 제작과 수급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의사결정체계를 간소화하면서 콘텐츠시장 변화와 소비자의 요구에 민첩한 대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8월 케이티시즌 법인 출범 뒤 시즌은 한 달 동안 새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2편을 공개했고 도쿄올림픽으로 인기가 높아진 여자 프로배구대회 생중계 등으로 스포츠 중계 콘텐츠도 다양화하고 있다.
장 대표는 시즌 자체 콘텐츠 제작규모와 역량을 키우기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외부 투자유치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더해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 투자한 콘텐츠 유통을 통한 그룹 차원의 시너지도 본격화한다.
국내와 해외 콘텐츠 제작사 등 외부 사업자와 제휴 확대를 위한 움직임도 눈에 띈다.
시즌은 8월 웹드라마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여온 네이버 계열의 콘텐츠 제작사 플레이리스트와 제휴해 오리지널 드라마 콘텐츠 제작을 늘리기로 했다.
KT그룹이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디즈니플러스와 제휴 협상을 계속하고 있는 만큼 시즌 플랫폼에 디즈니플러스 콘텐츠들을 유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인터넷TV부문 제휴는 LG유플러스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온라인부분에서는 KT그룹이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 따르면 시즌은 미국의 영화배급사 파라마운트와 콘텐츠 공동투자방안 등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티시즌 관계자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사업은 결국 콘텐츠가 경쟁력의 중심이기 때문에 더 강한 콘텐츠를 유치하기 위해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탄탄한 기획력을 지닌 외부 사업자와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디즈니와는 그룹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8월5일 공식출범한 케이티시즌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장 대표는 KT그룹에서 미디어콘텐츠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1971년 태어나 연세대학교 의용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KT그룹에서 커스터머전략본부 그룹콘텐츠전략담당,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미래사업전략담당, 커스터머부문 C-TF장 등을 지내면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를 비롯한 뉴미디어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20년부터는 그룹 콘텐츠사업 전반을 총괄하면서 외부 사업자와 제휴·협력, 그룹 콘텐츠사업구조 기획 등을 담당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