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칭 Pick!] 1인분의 외로움을 견디는 당신에게, ‘혼자 사는 사람들’
9월 첫째 주말 OTT 추천작5 #오늘뭐볼까 #고민될땐_Watching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속 화제의 콘텐츠를 발굴, 해설·소개하는 조선일보 ‘왓칭’! 영화·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을 읽을 수 있게 해드립니다.(www.chosun.com/watching)
조선일보 ‘왓칭’의 9월 첫째주 추천작은 ①혼자 사는 사람들 ②유포리아 ③굿닥터 ④하이큐 ⑤SAS 특수부대다.
◇혼자 사는 사람들(2021)
대한민국 다섯 가구 중 두 가구가 ‘1인 가구’다. ‘4인 가구’ 구성원으로서의 1인과는 구별되는, 혼자만의 일상을 꾸리는 사람들이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은 20대 후반 주인공 ‘진아’, 직장 동료인 스무 살 ‘수진’, 혼자 사는 옆집 남자들, 주인공의 60대 아버지까지 다양한 ‘1인 가구’와 그들의 관계를 비춘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외로움을 견디며 산다.
콜센터 상담원 진아는 매일 최선을 다해 혼자가 된다. 주변과 관계 맺기를 극도로 피하며, 누구와도 마음을 나누지 않는 삶을 지향한다. 혼밥 식당에서 매일 같은 점심을 먹고, 혼자 일하다 혼자 잠든다. 그게 편한 줄 알았다. 어느 날, 출퇴근길 매일 말을 걸던 옆집 남자가 고독사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진아의 반복되던 일상에 작은 균열이 생긴다.
우리는 정말 혼자일까? 우리는 아마도 혼자 사는 방법을 오해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스스로 선택한 고립이 사실은 상처받기를 피하고, 서툰 나를 감추기 위한 것이었을까. 진아와 주변인의 삶을 비추며 영화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혼자인 것 같은 순간에도 우리는 누군가와 혹은 무언가와 연결돼 있다. 감독은 섬세한 연출과 감정 묘사로 당연하고 평범한 이야기를 특별하게 전한다.
영화는 올해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초청돼 작품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으며 입소문을 탔다. 토론토 국제 영화제, 산세바스티안 국제 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 초청도 이어지고 있다.
개요 영화 l 한국 l 2021년 l 91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특징 1인분의 외로움을 견디는 당신에게
평점 IMDb⭐7.4/10
◇유포리아(2019)
인스타그램 팔로워 1억명,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Z세대의 아이콘 ‘젠데이아(Zendaya)’에게 에미상을 안긴 HBO 드라마 ‘유포리아(Euphoria)’를 드디어 국내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10대의 일탈을 담은 파격적인 화면, 감각적인 색감과 트렌디한 연출로 MZ세대를 열광시킨 화제작. 국내에서 정식으로 서비스하는 곳이 없었는데도 입소문 만으로 유명세를 탄 작품이다.
10대의 이야기를 그렸지만 밝고 건강한 보통의 하이틴물과는 다르다. 마약, 성 정체성, 섹스, 임신, 낙태, 폭력, 트라우마 등 ‘일탈’을 주로 담았다. 내면의 혼돈과 불완전함은 이들을 위태롭게 하지만, 한편 새로운 인격체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드라마는 이들이 비로소 정체성을 찾고 사회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유포리아(극도의 행복감)’로 향하는 단계를 그린다.
1996년생인 젠데이아는 디즈니 채널 출신 하이틴 스타다. 밝고 건강한 이미지의 그가 이 드라마에선 약물 중독 고등학생 ‘루 베넷’ 역을 맡았다. 불안과 강박 속에서 전쟁 같은 매일을 버텨내는 ‘루’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72회 에미상에서 역대 최연소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킬링 이브’의 산드라 오, ‘더 크라운’의 올리비아 콜맨 등을 제쳤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선 방탄소년단의 ‘Euphoria’가 흘러나온다. “모르겠어 이 감정이 뭔지. 혹시 여기도 꿈속인 건지. 저기 멀리서 바다가 들려. 꿈을 건너서 수풀 너머로, 선명해지는 그곳으로 가.”
개요 드라마 l 미국 l 2019년 l 시즌 1·총 8화
등급 19세 관람가
특징 믿고 보는 HBO
평점 로튼토마토 ????80%, IMDb⭐8.4/10
◇굿닥터(2017~)
2013년 한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굿닥터’를 동명의 이름으로 2017년 미국 ABC방송사에서 리메이크한 작품.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어 의사소통은 서툴지만, 기억력과 공간 지각력이 매우 뛰어난 천재 의사 숀 머피(국내작 박시온 역)와 주변 의료인들, 환자들과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한국 원작의 경우 방영 당시 장애를 앓고 있는 인물이 다큐멘터리가 아닌 드라마에 나온 것이 드문 일이어서 크게 화제가 됐었다. 그만큼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주인공 박시온(배우 주원)을 받아들이는 병원 관계자와 환자들의 따뜻한 시선을 감동적으로 풀어내 호평받았었다. 특히 여주인공 차윤서(문채원)와 박시온이 순수한 연애감정을 키워가는 장면을 응원하면서 드라마 팬이 됐다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시즌제 제작에 대한 요구도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 드라마를 시즌 제작하는 경우가 드물던 시절이라 아쉽게도 성사되진 못 했다. 대신 미국뿐 아니라 2018년 일본에서도 리메이크 되었고, 각 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판으로 리메이크 된 굿닥터는 특히 1개 시즌에 그친 한국과 일본과 달리 올해까지 5개 시즌이 제작됐다. 그만큼 기본 뼈대는 한국판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주변 등장인물도, 에피소드가 더욱 풍성해졌으며 의료적 기술을 보여주는 장면들도 보다 자세해졌다. 또한 한국판과 달리 남주인공과 여주인공 간의 러브라인을 들어내고 대신 이들 간의 동료애를 더욱 부각했다.
2013년 한국판 굿닥터를 재밌게 봤고, 후속작에 목말라 있었던 애청자였다면 이 작품으로 아쉬움을 달래보는건 어떨까. 한, 일, 미 세 나라의 굿닥터가 각각 어떤 차이와 공통점을 지녔는지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추천한다.
개요 l 미국 l 의학 드라마, 힐링물 l 시즌 5개
등급 15세 이상
특징 서툴지만 순수하고, 환자가 최우선인 단어 그대로의 ‘굿닥터’가 주는 힐링
평점 IMDb⭐ 8.1/10, ????63%
<미드판 ‘굿닥터’>
<한국판 ‘굿닥터’>
<일본판 ‘굿닥터’>
◇하이큐!!
지난 2012년부터 8년간 일본에서 연재된 인기 배구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 전국 대회 출전과 우승을 두고 고교 배구팀 천재들이 짜릿한 승부를 벌이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특히 키가 작지만 높은 점프력과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키 큰 선수를 압도하는 스파이커 ‘히나타 쇼요’, 냉철한 판단력과 완벽한 실력으로 ‘코트 위의 제왕’으로 불리는 세터 ‘카게야마 토비오’. 이 두 천재가 카라스노(일본어로 ‘까마귀’란 뜻)고교 배구팀에 속하면서 팀원들과 함께 성장해 가는 모습이 주요 줄거리다.
일본 만화 잡지 ‘소년 점프’ 역대 판매 집계 부수 4위에 오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만큼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기존 배구 만화들이 화려한 플레이를 중점으로 하는 스파이커에 집중한 것과 달리 팀 전체의 경기 흐름을 주관하는 ‘세터’의 활약에도 주목해 ‘팀 플레이’가 중요한 배구의 특성을 잘 고증했다는 평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도쿄 올림픽 당시 배구팬을 양산했던 ‘김연경 선수’ 효과로 더욱 주목받게 됐다. ‘김연경 신드롬’이란 단어가 생길 정도로 배구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면서 이미 지난해 1월에 개봉했던 ‘하이큐!! 땅vs하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지난달 단독 재개봉을 했다. 김연경 선수가 직접 혼자, 혹은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자신의 유튜브에서 이 작품을 여러차례 리뷰하기도 했는데 개중 인기 많은 영상은 조회수가 600만 회를 넘었다.
메달 유무와 상관없이 강팀들 사이 극적인 ‘투혼’으로 ‘4강진출’이란 쾌거를 이뤄 큼 감동을 줬던 올림픽 여자 배구팀과 김연경 선수. 이들이 보여줬던 감동적인 순간을 배구 애니와 함께 되새겨보면 어떨까.
개요 l 일본 l 스포츠 애니 l 시즌3개, 극장판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특징 배구천재들의 짜릿한 경합
평점 IMDb⭐ 8.7/10
◇SAS 특수부대: 라이즈 오브 블랙 스완(2021)
테러 집단이 탈취한 열차에 탄 영국 SAS 특수부대 요원이 펼치는 액션 스릴러 영화다. 지난 3월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먼저 공개됐는데, 당시 제목은 ‘SAS 특수부대: 적색 경보(Red Notice)’였다. 실제 SAS 특수부대 출신 작가가 쓴 소설 ‘적색 경보’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올 봄만 해도 이 영화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SAS 특수부대, 라이즈 오브 블랙 스완’으로 이름을 바꿔 공개하자, 스트리밍 순위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블랙 스완은 극 중 테러 단체 이름. ‘영국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 톰이 여자친구와 휴가를 떠나기 위해 파리행 열차를 탑승했는데, 하필 그 열차에서 블랙 스완을 마주한다’는 크게 놀랍지 않은 설정이다. ‘킬링 타임’ 차원이라면,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뻔한 액션 영화도 그 나름의 가치가 있는 법. 화제의 군대 드라마 D.P에는 없는 ‘비현실성’과 ‘클리셰’에 과감하게 몸을 맡기자.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유발 제로 영화, ‘SAS 특수부대, 라이즈 오브 블랙 스완’이다.
개요 액션 l 영국 l 2021 l 2시간5분
등급 18세 이상 관람가
특징 더이상 볼 게 없다는 ‘액션 고인물’께 바칩니다
평점 IMDb⭐ 5.1/10 로튼토마토????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