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손잡는 LGU+... 넷플릭스 '9대 1' 계약 전철 밟나
디즈니+ 11월 韓 진출, LGU+ 제휴사 유력
과거 넷플릭스 불합리한 수익 배분 답습 우려
국내 기업 종속 및 역차별 지적 목소리 높아
입력 2021-08-23 06:01 | 수정 2021-08-23 06:01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룡 '디즈니플러스(디즈니+)'의 국내 제휴사로 LG유플러스가 유력한 가운데, 계약 조건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넷플릭스 제휴와 마찬가지로 일방적 수익 배분 구조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오는 11월부터 공식적인 한국 서비스에 들어간다. 디즈니플러스와 손을 잡을 국내 이동통신사는 LG유플러스로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8년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를 통해 IPTV 가입자 증가 효과를 톡톡히 경험한 바 있다. LG유플러스의 글로벌 OTT 협력 노하우가 디즈니 플러스와의 제휴에도 힘을 싣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간담회를 통해 공개한 'IPTV 셋톱 일체형 사운드바'도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를 염두해 둔 서비스라는 해석이다. LG유플러스 자회사 LG헬로비전의 리모컨에 '디즈니플러스 전용 버튼'이 추가된 모습이 사진으로 유출되기도 했다.
디즈니플러스와 LG유플러스의 제휴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업계는 계약 조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넷플릭스와 LG유플러스는 약 9대 1 수준으로 수익 배분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넷플릭스가 수익의 90%, LG유플러스가 수익의 10%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이른바 '굴욕 계약'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계약 선례를 감안했을 때 디즈니플러스와도 종속적 계약이 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는 과거 넷플릭스와의 계약 당시 수익 배분율을 유리하게 가져간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디즈니플러스가 수익 배분을 높게 가져가는 KT가 아닌 LG유플러스를 파트너로 낙점했다는 해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유료방송 2위 점유율 굳히기를 위해 디즈니플러스가 불합리한 계약 조건을 내걸더라도 수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35.46%), LG유플러스·LG헬로비전(24.91%), SK브로드밴드(24.17%) 순이다. 디즈니플러스를 품고, 3위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것.
전문가들은 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 공룡에게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의 종속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콘텐츠 사업자와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통상적으로 국내 콘텐츠 사업자와 유료방송 사업자와의 수익 배분 구조는 6대4, 5대5 정도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글로벌 OTT가 수익 배분을 독점하면서 국내 제작사를 종속시키고 있다"며 "콘텐츠 사용료에 대한 공인된 산정·배분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신희강 기자 kpen84@newdaily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