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양지을·이명한 티빙 공동대표이사는 CJENM을 비롯한 주주기업들의 지식재산(IP)을 바탕으로 인지도 높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해왔는데 이 전략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 양지을(왼쪽)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이사. |
22일 티빙에 따르면 연내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과 예능 ‘골신강림’ 등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티빙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라인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티빙이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한 만큼 이런 흐름을 이어가면서 국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시장에서 자리를 확고하게 잡겠다는 것이다.
티빙은 2021년 상반기에 유료 가입자 수가 13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말 70만 명 규모와 비교하면 반 년 만에 유료 가입자 수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 예능 ‘여고추리반’과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 등이 흥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분기 들어서도 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어서 오세요’와 예능 ‘환승연애’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티빙이 현재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추세를 유지한다면 2023년에 매출 2400억 원대를 거두며 CJENM의 유료방송 수신료(2300억 원대)를 앞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올 정도다.
물론 다른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운영사들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다퉈 늘리고 있다. 다만 이들과 비교해 티빙은 국내 콘텐츠기업의 기존 지식재산(IP)을 활용하기 쉽다는 강점이 있다.
티빙은 CJENM과 JTBC의 합작법인으로 출범했고 6월 네이버의 지분투자도 받았다. CJENM과 JTBC는 드라마·예능 콘텐츠를, 네이버는 웹툰·웹소설 콘텐츠를 다수 갖춘 콘텐츠기업이다.
티빙이 올해 내놓은 오리지널 콘텐츠 가운데 예능 ‘신서유기 스프링캠프’는 CJENM의 케이블채널 tvN에서 방영됐던 인기 예능 신서유기의 부가콘텐츠로 만들어졌다.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유미의 세포들은 같은 이름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유미의 세포들 웹툰은 전체 누적 조회수 32억 회를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양지을 대표와 이명한 대표도 CJENM 등에서 보유한 지식재산을 이용해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양지을 대표는 5월 기자간담회에서 “CJENM과 JTBC 콘텐츠는 물론 외부 제작사와 협력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100여 편 이상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명한 대표도 “티빙의 강점은 양질의 콘텐츠를 계속 제공해줄 CJENM과 JTBC 등이 있다는 점이다”며 “프랜차이즈 지식재산 확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티빙은 원천 콘텐츠뿐 아니라 CJENM과 JTBC의 콘텐츠 제작경험·노하우, 네이버의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도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과 홍보에 이용할 수 있다.
이명한 대표는 tvN의 드라마·예능 황금기를 이끌어낸 방송업계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여기에 네이버는 7월부터 유료구독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티빙을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티빙의 콘텐츠 다수를 무료로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티빙은 2021년 말 기준으로 유료 가입자 수 200만 명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오리지널 콘텐츠의 인기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이 추가된 효과 등에 힘입어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변수는 있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가 11월 한국 진출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마블 영화 등 강력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갖췄다. 이에 대응하려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운영사들의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을 대표와 이명한 대표는 한국 시장에 맞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더욱 많이 만들어 국내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대응전략을 세웠다.
양지을 대표는 “스트리밍 플랫폼이 대세가 되면 한 사람이 여러 온라인 동영상서비스를 보게 된다”며 “이를 고려해 티빙만이 줄 수 있는 고품질(웰메이드)·콘텐츠를 통해 고객을 상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명한 대표는 “티빙은 한국 대중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 온 창작자(크리에이터)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것이 디즈니플러스나 넷플릭스 같은 해외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점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