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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예능·드라마·웹툰 콘텐츠 가지치기…스핀오프 전성시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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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8.22 10:27 23,14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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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드라마.웹툰 콘텐츠 가지치기...스핀오프 전성시대

외전 스핀오프·과거 소환 프리퀄
기존 상황에 기초한 새로운 얘기
플랫폼 간 윈윈 전략으로 용이
자유로운 창작 활성화 효과도

“이전 시즌의 연장선이자 시즌3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지난달 2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아신전>을 두고 김은희 작가는 이렇게 표현했다. ‘아신’(전지현)으로 지금 구상 중인 <킹덤> 시즌3을 관통할 주제 ‘한’을 더 위력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킹덤: 아신전>은 <킹덤>의 스페셜 버전이자 스핀오프인 셈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스핀오프는 드문 시도다. 스핀오프는 기존 등장인물이나 상황에 기초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세계관은 공유하지만 주인공이나 줄거리는 다르다. <킹덤: 아신전> 외에도 케이블채널에서 방영한 한 인기 드라마가 스핀오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드라마 <방법>의 세계관을 확장한 스핀오프 영화 버전인 <방법: 재차의>도 지난달 28일 개봉했다.

 

 

예능에서는 이미 스핀오프가 자리 잡았다. <구해줘! 홈즈>의 스핀오프로 셀프 인테리어 방법을 알려주는 <바꿔줘! 홈즈>에 이어 9월1일부터 다양한 숙소를 찾아주는 <구해줘! 숙소>도 방영한다. 9월8일 시작하는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빌푸네 밥상>은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출연했던 핀란드인 4인방이 핀란드 현지에서 한식당을 차리려고 한국에 들어와 한식 여행을 하는 이야기다. <노는 언니>도 출연진 성별을 여성 선수에서 남성 선수로 바꾼 <노는 브로>를 방영 중이다. 이외에도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스핀오프인 <난리났네 난리났어> 등 여러 프로그램이 스핀오프를 내놓아 인기를 얻었다.

 

스핀오프·프리퀄 콘텐츠. 각 제작사 제공
스핀오프·프리퀄 콘텐츠. 각 제작사 제공
 

웹툰에선 본편 이전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로 세계관을 확장하는 사례가 많다. <유미의 세포들>의 이동건 작가는 유미의 직장생활을 다룬 6부작 프리퀄 <유미의 세포들 외전: 프로 직장인>을 지난 12일부터 목요일마다 공개 중이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스위트홈>의 김칸비 작가는 지난 2월부터 프리퀄 <엽총소년>을 연재하고 있다. 괴물의 출현으로 황폐화된 <스위트홈> 이전 세계가 배경이다. <스위트홈>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등장인물의 과거 사연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2019년에는 웹툰 <하이브>(2014)의 프리퀄인 <개장수>가 연재를 시작했다.

 

스핀오프, 프리퀄 등 세계관을 확장하는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문화 콘텐츠 전 영역에서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유미의 세포들> 프리퀄을 내놓은 네이버웹툰 쪽은 “이전 시리즈의 개연성을 설명할 수 있고 후속편을 만들고자 할 때 대중의 반응을 미리 파악할 수 있어서 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활용되던 것이 최근에 웹툰으로도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가지치기가 가능해진 데는 시즌제 안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시에스아이>(CSI) 등 미국 드라마들이 시즌과 시즌 사이 다양한 번외편을 시도하며 이야기를 확장하고 서사를 더 구체적으로 드러내 시청자를 몰입하게 했다. <킹덤: 아신전>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시즌제가 정착된 것이 스핀오프를 시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다음 시즌에서 이야기를 계속 확장시켜 나가려면, 필요한 과거를 소환하고 설명하는 스핀오프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본편의 흥행 요소를 가져가서 변화·확장하는 것만으로 주목을 끌 수 있어 시청률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스핀오프는 대부분 큰 인기를 얻었다.

 

국내에선 특히 예능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는데, 여기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콘텐츠 융합 시대가 가속도를 내게 했다. 인기 예능의 번외편은 대부분 유튜브로 짧게 제작되는 ‘쇼트폼’ 콘텐츠가 많다. <신서유기6>에서 파생한 <신서유기 외전―삼시세끼: 아이슬란드 간 세끼>는 티브이에서는 5분, 유튜브에서는 20분으로 선보였다. 티브이와 유튜브, 오티티를 넘나들고, 플랫폼 간 윈윈 전략으로도 용이하다. <구해줘! 숙소>는 지상파 <문화방송>(MBC)과 케이블채널 <라이프타임>이 함께 만든다. <노는 브로>는 케이블채널 <이채널>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가 함께 제작·투자한다. 왓챠 쪽은 “우린 제작 노하우가 있는 <이채널>과의 협업을 통해 우수 콘텐츠를 확보하고, <이채널>은 엠제트(M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왓챠를 통해 콘텐츠 영향력을 높이는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킹덤: 아신전>. 넷플릭스 제공
<킹덤: 아신전>. 넷플릭스 제공
 

스핀오프의 등장은 자유로운 창작을 가능하게 한다. 상상하는 게 모두 프로그램이 된다. <맛있는 녀석들>의 스핀오프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과 <오늘부터 댄스뚱>은 시청자들이 출연진의 건강을 걱정한 데서 나온 아이디어를 실현한 것이다. 한 케이블채널 예능 피디는 “이전에는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성공 여부를 따지는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스핀오프가 자리 잡으면서 한 프로그램에서 파생한 다양한 시도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스핀오프를 본 뒤 재밌어서 본편을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스핀오프가 단순히 볼거리 위주의 팬서비스 차원에 그쳐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체 이야기를 확장하고 시청자 이해를 돕는 구실을 하지 않으면 그 의미가 퇴색된다는 것이다. <킹덤: 아신전>이 전지현이란 매력적인 주인공의 화려한 액션을 앞세워 눈길 끌기를 하지 않은 것도 시즌3으로 이어가는 다리라는 스핀오프의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세계관의 확장은 성공 콘텐츠에서 파생한다는 점에서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남발하거나 본편을 뛰어넘는 창의력이 보이지 않으면 자칫 본편마저 식상해질 우려가 있다”며 “꼭 필요한 이야기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008230.html#csidxd7a4a8eaefb17b78dffa3d241bbd7f0 onebyone.gif?action_id=d7a4a8eaefb17b78dffa3d241bbd7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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