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이용자 “디즈니, 빨리 오라”…‘좀비’로 버틴 넷플릭스 ‘한방’ 없다?
- 2021.08.14 11:57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킹덤으로 버티긴 했는데…‘한방’ 없는 넷플릭스?”
디즈니가 운영하는 동영상스트리밍플랫폼(OTT)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오는 11월 국내 상륙을 공식화했다. 넷플릭스를 주로 이용하던 한국 이용자들도 ‘마블 시리즈’ 등 새로운 콘텐츠를 앞세운 디즈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넷플릭스 콘텐츠에 싫증을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OTT 업계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부터 꾸준히 월사용자수(MAU)가 감소해왔다. 넷플릭스를 인기 반열에 올려놓은 K-좀비 콘텐츠 ‘킹덤’의 후속작인 ‘킹덤 아신전’으로 한숨 돌리긴 했지만, 디즈니+가 등장하는 올 하반기엔 마땅한 ‘한방’ 콘텐츠가 없다. 급격한 사용자 유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디즈니플러스 로고 [월트디즈니 컴퍼니 제공] |
월트디즈니 컴퍼니(이하 디즈니)는 13일 진행된 글로벌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디즈니플러스가 올해 11월 한국, 홍콩, 대만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22일 한국 진출 계획을 공식화한 후 정확한 출시 시점이 나온건 이번이 처음이다.
디즈니+ 한국 진출 가시화에 국내 OTT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던 넷플릭스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코로나 효과’로 인한 성장세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하반기 디즈니+를 견제할 만한 확실한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7월 월간순이용자(MAU)는 852만명으로 집계됐다. 올 1월 895만 명을 기록한 후 6월(790만명)까지 꾸준히 감소해왔지만, 이번엔 반등에 성공했다. 그 배경에는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인기 반열에 올려놓은 ‘킹덤’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는 7월 23일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 아신전’을 공개했다. 시즌2까지 나온 ‘킹덤’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이다.
‘킹덤 아신전’ 공개날 넷플릭스의 일 사용자수(DAU)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7월 23일 DAU는 328만 8041명이었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넷플릭스의 일 사용자수가 300만명 넘은 건 집계 이래 최초다. 그 다음날인 7월 24일도 318만 4214명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킹덤 아신전이 공개된 지난 7월 23일 넷플릭스 일사용자수. 328만8041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출처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
킹덤 흥행으로 넷플릭스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그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었던 ‘킹덤 아신전’을 두고, 이용자들 사이에서 크게 호불호가 갈렸기 때문이다.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선 전개가 늘어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때문인지 전작들에 비해 그 인기가 오래 가지 못했다. 킹덤 아신전은 공개 3주만에 국내 톱10 중 8위로 내려앉았다.
진짜 문제는 하반기다. 글로벌 경쟁자인 디즈니+가 상륙하는데 이를 이길만한 기대작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넷플릭스는 연내 오리지널 드라마로 ‘D.P’, ‘오징어 게임’, ‘고요의 바다’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킹덤’ 시리즈처럼 흥행이 보장된 건 아니다. 지난해 전세계 2000만 가구가 시청한 ‘스위트홈’처럼 웹툰 원작인 콘텐츠도 ‘D.P’ 뿐이다. 넷플릭스는 하반기 기대작 중 단 하나만이라도 ‘대박’이 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는 27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 |
한편, 넷플릭스는 토종 OTT의 추격과 새롭게 등장하는 디즈니+ 사이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할 전망이다.
디즈니+는 현재 북미, 유럽,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등 전세계 61개 국가에서 21개의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2019년 첫 출시 후 지난 3월 가입자 1억명을 넘어서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 6월 30일 디즈니플러스가 출시된 태국에서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토종 OTT 웨이브는 7월 MAU가 412만 명으로 늘었다. 티빙역시 지난해 10월 출범 당시 279만 명이던 MAU가 올해 6월 334만 명으로 증가했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