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알고리즘의 비밀③] ‘알고리즘’ 건강하게 사용하는 노하우
2021. 08. 13 by 이민지 기자 dbsgk4774@sisaweek.com
유튜브 알고리즘이 점차 진화하고 영향력을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알고리즘을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봤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지금 이 순간에도 유튜브에는 방대한 분량의 콘텐츠들이 올라오고, 사람들은 정보를 찾기 위해 혹은 여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자연스럽게 유튜브를 찾는다. 이처럼 유튜브가 사람들에게 일상이 되어가는 동안 알고리즘은 진화했고, 오랜 무명 가수를 대세로 단숨에 탈바꿈시킬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게 됐다. 이젠 피할 수 없는 유튜브 알고리즘,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유튜브 알고리즘의 가장 큰 문제는가짜 뉴스를 거르지 않고 이용자들에게 추천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알고리즘은 가짜 뉴스를 클릭한 사용자에게 비슷한 영상을 권해 편협한 정보 속에 빠져들게 만들고, 끝내 가짜를 진실로 믿게 만든다. 이에 현재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media)’와 ‘리터러시(literacy)’를 합한 단어로, 사전적으로 미디어가 전달하는 내용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하지만 최근엔 한발 더 나아가 SNS 등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공동체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으로 폭넓게 규정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현대인들이 필수적으로 지녀야 할 자질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유튜브를 사용함에 있어 ‘미디어 리터러시’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미디어 리터러시’는 사용자의 능동적인 자세에서부터 시작된다.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정부나 복수의 주요 언론 등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해 정확한 내용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친다면 혹여나 추천 알고리즘이 지금 보고 있는 가짜 뉴스와 비슷한 내용의 콘텐츠를 추천하더라도 쉽게 거를 수 있다.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심재웅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반인이고, 표현 수위나 내용을 자기 기준에 의해 만들고 있다. 이에 우선 콘텐츠 제작자들부터 만드는 내용이 갖는 영향력이나 윤리적인 측면을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며 “이용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선택의 문제다. 어떤 콘텐츠를 소화해도 괜찮을지 아닌지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나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유튜브 속 여러 이야기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는 사람들이 콘텐츠의 내용에 끌려갈 게 아니라 무엇을 봐야 하고 걸러야 할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라며 “미디어 리터러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비판적 역량이다. 믿을 만한 사람이 올린 건지, 콘텐츠 속 인용 글이나 자료들이 믿을 만한 소스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다분히 개인적인 감정이나 생각을 내뱉는 수준인지 확인하는 작업이 이에 해당된다. 내용이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다른 소스를 찾아서 비교하고, 진짜인지 가짜인지 거르는 것 또한 비판적인 역량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유튜브를 시청하는 자녀가 있는 가정의 경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콘텐츠를 보면서 해로운 영상과 건전한 영상을 비교하며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미디어 리터러시’를 적용할 수 있다. ‘개인방송 다이어트 노트’를 작성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개인방송 다이어트 노트’는 △플랫폼 △장르 △특징 △소재 및 주제 △이용 시간 △의견 등으로 구성된 일지로, 자신이 어떤 콘텐츠를 얼마나 보는지 종합적으로 파악해 편협된 정보 속에 갇히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저학년 자녀일 경우 콘텐츠를 보고 간단한 소감문 형태로 써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심재웅 교수는 “자녀들의 유튜브 교육을 위해서는 현명하게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얼마나 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무작정 아이들 공간에 들어가서 일기장 보듯 강압적으로 해 아이들이 사생활 침해로 받아들이게 해서는 안 된다. 자연스럽게 자녀들이 본인 입으로 보고 있는 콘텐츠를 부모들에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 및 방안을 가정별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아이들의 경우 친구들이 공유한다거나, 인플루언서가 이야기했다고 하면 그 자체로 믿을만한 정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콘텐츠 속 정보를 바로 믿는 게 아닌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며, 의심 가는 내용을 알게 됐다면 어른들과 상의하는 게 현명하다는 사고를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심재웅 교수는 “유튜브가 2006년 처음 시작해서 15년 정도 됐다. 그간 유튜브의 매력에 빠져있었다면, 이제는 한 발 물러나서 콘텐츠들의 내용을 들여다보고 평가하고 비판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할 때”라며 “유튜브 콘텐츠가 갈수록 자극적으로 변하고, 추천 알고리즘이 정교화되고 있어 유혹을 버리기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고 있다.스스로 비판적인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중요성을 깨닫지 않는 한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