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10월 상륙… OTT 판 바뀐다

기사입력 2021-08-11 06:00:20  

디즈니, 국내 이통3社에 공문발송
9월부터 콘텐츠 사용 중단 통보
자사 플랫폼으로 독점 송출 의도
업계, 콘텐츠 개발 등 대응 분주

[e대한경제=박흥순 기자] 글로벌 최대 콘텐츠 업체 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시장 진출이 임박했다. 이르면 10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디즈니플러스에 대항해 국내 OTT 업계는 자체 콘텐츠를 확대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월트디즈니는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공문을 보내 9월부터 IPTV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에서 디즈니의 콘텐츠 사용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이는 국내 진출을 앞둔 디즈니플러스가 자사의 콘텐츠를 자체 플랫폼으로만 송출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디즈니플러스의 요청 이후 KT는 올레tv와 OTT플랫폼 ‘시즌’에서 디즈니 콘텐츠의 송출 중단을 공지했다. KT는 “디즈니 제공 서비스 일부가 해당 권리사의 국내 VOD 제공정책 변경 및 종료 요청에 따라 2021년 8월31일자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설명했다.

동일한 요청을 받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이달을 끝으로 디즈니 콘텐츠의 송출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올해 국내 시장진출 계획을 밝힌 디즈니플러스가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월트디즈니는 미국 시장에서 디즈니플러스의 서비스 시작하기 직전 넷플릭스에 제공 중이던 콘텐츠를 중단한 바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앞서 국내 시장에 진출한 넷플릭스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디즈니플러스는 ‘어벤져스’로 유명한 마블과 ‘겨울왕국’·‘토이스토리’ 등을 제작한 픽사 등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지식재산권(IP)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OTT 업계는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에 대비해 조직을 개편하고 자체 제작 콘텐츠 확보 계획을 밝히는 등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KT는 올 초 콘텐츠 자회사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한데 이어 최근 OTT 서비스 시즌을 독립시키며 콘텐츠에 힘을 주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는 향후 KT를 콘텐츠 중심의 디지털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3년동안 4000억원을 투입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SK텔레콤도 디즈니플러스에 대항해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디즈니는 웨이브를 경쟁상대로 보는 듯 하다”며 2025년까지 자체 콘텐츠 제작에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SK텔레콤은 당초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콘텐츠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기간과 금액을 확대했다.

CJ ENM도 OTT 서비스 티빙에 올해 8000억원을 포함, 5년간 5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강호성 CJ ENM 대표는 “콘텐츠 시장은 국가 간 장벽이 허물어진 글로벌 전쟁터”라며 “콘텐츠 투자뿐만 아니라 콘텐츠 기획·제작 능력과 IP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박흥순기자 soo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