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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8.10 17:11 2,30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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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커터족이 넷플릭스를 떠나는 이유

2021. 08. 10 14시 46분

 

Jared Newman | TechHive

 

숲속의새 주 : 
코드 커터족(Cord Cutters)은 코드(cord)로 연결된 것을 끊는다는 의미로 기존의 TV 방송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인터넷 등으로 방송을 보는 소비자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TV가 없다는 뜻인 ‘제로TV(Zero-TV)’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코드 커터족은 20~30대 젊은 층이 주류다. 이들은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ICT) 매체를 통해 영상을 직접 찾아보는 것에 익숙하다. TV를 통해 수동적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영상을 멈추거나 재생하며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다.

 

 
지난 주 레딧의 코드커터(Cord-Cutter) 포럼에 가장 좋아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묻는 쓰레드 하나가 올라왔다. 답글의 수는 적었지만, 그 결과가 예상과 너무 달랐다.

넷플릭스는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 유료 구독자가 많기는 했지만, HBO 맥스의 17표에 비해 훨씬 적은 9표를 얻는 데 그쳤다. 넷플릭스는 애플 TV+보다 확실히 앞서지도 못했는데, 애플 TV+는 출범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콘텐츠 목록도 보잘것없는 서비스이다.
 
ⓒ Netflix
이 뜬금없는 설문에는 참여자가 적어서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는 없지만, 적지 않은 사람이 넷플릭스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데 공감할 수 있었다. 또한 넷플릭스의 밋밋한 2분기 실적과도 일치한다. 지난 분기 넷플릭스는 전 세계 구독자가 150만 명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미국과 캐나다의 구독자는 43만 명이나 줄었다.

넷플릭스가 이렇게 곤두박질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독자가 2억 900만 명에 이르면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 넘게 구독자가 급증한 이후, 주요 시장에 잠재 고객이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분기 실적 보고서에는 쉽게 나타나지 않는 다른 이유도 의심해 볼 수 있다. 
 

치열해지는 콘텐츠 경쟁

확실한 것부터 짚고 넘어가자. 넷플릭스의 대안 서비스는 몇 년 전과 비교해 훨씬 풍부해졌다. 물론 넥플릭스의 카탈로그는 대부분 경쟁업체를 초라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하지만,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는 HBO 맥스나 디즈니+, 애플 TV+, 피코크(Peacock) 등 수많은 서비스에 걸쳐 잘 분배되고 있다. 

저스트와치(JustWatch)의 순위에 올라있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영화와 TV 프로그램 100편을 예로 들어보자. 이 중 10편은 넷플릭스에 있지만, 독점 서비스는 다섯 편에 불과하다. 

케이블 TV의 시대에는 넷플릭스에서는 볼 수 없는 수많은 콘텐츠가 유료 케이블 TV의 번들 프로그램으로 묶여 있었다. 지금은 TV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 유료 케이블 TV의 독점 콘텐츠인 경우가 드물며, 매월 어떤 서비스에 요금을 내야 할지 결정하는 일이 예전처럼 단순하지 않다. 
 
애플 TV + 같은 서비스는 넷플릭스에는 없었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 Apple
수많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넷플릭스는 더 이상 사용자가 고수해야 할 기준 서비스가 아니다. 더구나 넷플릭스가 꼭 봐야 할 프로그램을 꾸준하게 제공하지 않는다면, 더욱 더 그렇다. 넷플릭스 역시 최근에 히트작이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위처(The Witcher)나 섹스 교육(Sex Education) 같은 콘텐츠가 올해 하반기에 서비스에 활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개성의 문제

콘텐츠만이 문제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넷플릭스의 방대한 카탈로그에서 볼 것이 없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서비스로 눈길을 돌리면서 넷플릭스에 대한 열광이 식어가는 것도 느끼고 있다. 뭔가 다른 것을 원하는 것이다.
경쟁 스트리밍 서비스를 둘러보면, 넷플릭스에는 없는 개성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즈니 +는 스타워즈, 마블, 픽셀, 내셔널 지오그래픽, 디즈니의 콘텐츠 허브이다. HBO 맥스는 짧고 재미있는 설명을 단 추천 섹션이 풍부하며, 어덜트 스윔(Adult Swim)이나 DC 코믹스, 크런치롤(Cruchyroll) 같은 브랜드를 위한 별도의 섹션도 있다. 애플 TV는 맞춤형 표지 그림으로 완성한 ‘필독 스토리’ 같은 팝업 섹션과 추천 콘텐츠 메뉴가 있다.
 
HBO 맥스 앱은 사람의 손길이 닿은 곳이 많다. ⓒ HBO
이에 비해 넷플릭스는 조금은 차갑고 계산적으로 보인다. 매번 전체 인터페이스가 알고리즘의 작품이라는 것이 확실하다. 이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 집착하는 편이다. 하지만 알고리즘의 추천은 오히려 넷플릭스 카탈로그의 풍부함을 가리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전혀 다른 서비스를 사용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필자는 넷플릭스의 곤경이 단지 인기 콘텐츠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이미 갖추고 있는 모든 것으로 제대로 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넷플릭스는 자사 서비스에 조금 더 개성을 집어 서비스를 좀 더 흥미롭게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넷플릭스는 볼거리로 가득 차 있지만, 추천의 바다에서 길을 잃기도 쉽다. ⓒ Netflix
이런 변화가 어떤 모습일지는 확실하지 않다. 디즈니+나 HBO 맥스가 다양한 콘텐츠 자산을 다루는 방법을 따라 원조 서비스의 하위 브랜드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아니면 좀 더 사람의 손길이 들어간, 그래서 딱딱한 설명 대신에 해당 콘텐츠를 봐야 할 이유를 설명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다. 이런 개념 자체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강화할 수도 있는데, 사용자가 표준 인터페이스에 충분히 만족하지 않을 때를 인식해 적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작은 변화에도 A/B 테스트를 적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전혀 해본 적이 없는 시도도 아니다. 2019년에 넷플릭스는 사람이 큐레이션한 영화와 TV 프로그램 컬렉션을 테스트하기도 했지만, 이후로 이 기능을 폭넓게 적용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넷플릭스가 오랫동안 잘 이용한 방법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인터페이스 업데이트는 혁신보다는 점진적 개선에 가깝다. 신선한 콘텐츠만으로는 구독자 이탈을 막기 힘들 것이다. 사람들을 자사가 이미 보유한 콘텐츠와 연결하는 좀 더 대담한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최소한 게임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보다는 더 합리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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