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짝짓기 쇼’의 진화
입력 2021.07.30 03:00
방송사들은 여름 내내 하반기에 몰려 있는 글로벌 콘텐츠 마켓을 준비한다. 9월 초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2021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10월엔 세계 최대 규모 방송 콘텐츠 마켓인 프랑스 밉컴(MIPCOM)이 열린다. 올해는 어떤 작품들이 주목받을지 논의하다가 ‘데이팅 쇼’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 위해 모인 남녀 출연자들의 리얼리티를 그리는 데이팅 쇼는 국가와 문화적 차이를 막론하고 늘 시청자들의 시선을 끈다. 가장 오래 된 원조 짝짓기 쇼를 꼽자면 단연 미국 ABC채널의 ‘바첼러’(The Bachelor)다. 2002년 첫 시즌을 시작해 올해 시즌25가 방송됐다. 운명의 상대를 고르기 위해 나온 남성과 그 선택을 받기 위한 여성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쇼는 다양한 스핀오프로도 제작됐다. 남자 대신 여성 출연자가 중심인 바첼러레트(The Bachelorette)도 올가을 18번째 시즌이 나온다.
넷플릭스가 최근 새 데이팅 쇼를 론칭했다. 한국어 타이틀은 ‘선택! 나의 섹시 비스트’. 마치 ‘복면가왕’을 보는 듯, 독특한 가면을 쓰고 기괴한 분장을 한 남녀가 일대일 데이트를 하는 형식이다. 상대의 진짜 얼굴은 가려진 채 짐승처럼 털 수북한 모습의 남녀가 서로 대화만으로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 알아보는 콘셉트인데, 이미 2014년 영국 BBC에서 방송됐던 프로그램의 리메이크 버전이라고 한다.
해외뿐 아니라 최근 국내 데이팅 쇼들도 저마다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운다. 최근 입소문을 타고 있는 ‘환승연애’는 이별한 커플들이 모여 새로운 사랑을 찾는 연애 리얼리티다. 헤어진 연인과 한집에 살면서 새로운 사람과 데이트를 하는 형식이 이전까지의 데이팅 쇼와는 또 다른 긴장감과 설렘을 전해준다. 지난 연애에 대해 솔직한 감정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다음 연애를 위해 씩씩하게 새로운 관계 맺기에 나서는 요즘 세대의 연애를 보여준다고 호평받는다. 인생의 단맛도 쓴맛도 모두 느낄 수 있는 연애는 시대와 상관없이, 늘 전 세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다. 올해 콘텐츠 마켓에선 또 어떤 획기적 아이디어를 담은 데이팅 쇼가 주목받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