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1.07.21 10:00
드라마, 예능, 영화가 끝이 아니다. 이제 ‘스포츠’다. OTT 업계가 스포츠 독점 중계권 확보에 나섰다. 티빙은 유럽축구연맹(UEFA) 축구 선수권 대회인 유로 2020,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인 2021 프랑스 오픈을 생중계하면서 스포츠 영역까지 콘텐츠 범위를 넓혔다. 올해 9월부터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중계도 예정돼 있다. 쿠팡플레이도 스포츠를 잡았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경기,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월드컵 2차 예선, 2021 코파 아메리카 경기, 축구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 등을 생중계했다.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는 것은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도 왜 OTT가 스포츠 중계권을 따내는 데 몰입할까. 2년 전 넷플릭스의 발언을 주목해보자. 2019년 넷플릭스는 “앞으로 광고 비즈니스나 스포츠 중계 같은 데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스포츠 콘텐츠 하나 없이 오리지널 콘텐츠의 저력으로 ‘왕좌’를 차지한 넷플릭스의 자신감이었다. 곧 스포츠 중계는 넷플릭스의 ‘무풍지대’로 여겨졌다.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스포츠 실시간 중계라는 영역에 OTT업계가 뛰어들면서 이용자 확보에 나선 것이다.
새로운 이용자층 유입에 효과적
스포츠 콘텐츠는 다양한 시청자를 유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OTT의 주 타깃은 예능이나 드라마를 선호하는 2030 여성 이용자들이었다. 티빙이 스포츠를 택한 이유는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갖는 콘텐츠를 찾기 위해서’였다. 유로 2020을 중계하면서 젊은 층 남성 이용자들도 늘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로 2020 기간 동안 티빙의 20~30대 남성 시청자 비율은 16.44%로 이전 한 달간 비율(14.49%)보다 늘었다. 자주 찾아보게 되는 스포츠 콘텐츠의 특성상 이용자들의 락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스포츠 콘텐츠의 저력을 확인한 티빙은 오는 8월 개막하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경기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 추가적인 이용자 유입을 노리고 있다.
원하는 콘텐츠를 편한 시간에 보는 특성을 가진 OTT 플랫폼에 스포츠 생중계가 등장한 것은 스포츠만이 가지고 있는 ‘실시간’이라는 성격 때문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비롯한 다수의 콘텐츠가 OTT 속으로 편입되면서 ‘본방 사수’라는 개념은 사라졌지만, 스포츠는 다르다. 경기가 진행될 때 봐야 한다. 결과를 알고 보는 경기는 재미없다. 그래서 실시간 중계를 선호하는 현상은 스포츠 경기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미 실시간 시청 수요가 큰 콘텐츠인 스포츠 영상은 통신사나 포털이 넷플릭스 등 OTT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로도 여겨져 왔다. 국내 통신사가 운영하는 OTT들이 프로야구나 프로골프를 중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제 오리지널 콘텐츠나 빌드업된 콘텐츠로 승부하던 OTT 업계까지 스포츠 중계권을 따내기 시작하면서, 또 하나의 경쟁 구도가 열린 셈이다.
지난 3월 글로벌 투자은행(IB) 니덤의 애널리스트인 로라 마틴은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의 성장 침체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나 뉴스 프로그램에 취약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스포츠 중계 등이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에서 구독자를 서비스로 유도하는 핵심 역량 중 하나”라는 것이다. 실제로 ‘스포츠 중계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던 넷플릭스도 지난해 2020-21 시즌 프랑스 프로축구 1부 리그의 온라인 중계권 계약을 맺고 추가 금액을 낼 경우 프랑스 내에서만 생중계로 경기를 볼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OTT들도 스포츠 콘텐츠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 추세다. OTT 서비스를 통해 유료회원제를 성공시킨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US오픈이나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 대형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면서 자체 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이용자들을 락인시켜온 아마존은, 미식축구연맹에 110억 달러(약 12조원)의 돈을 투자하면서 미식축구 리그 인기 경기를 10년 간 중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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