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덕 다 본 넷플릭스·디즈니+, 살길 찾아 내놓은 새로운 전략은?
코로나 사태 중 폭풍 성장한 넷플릭스·디즈니+ 등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춤하고 있다. 백신 보급으로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야외활동이 늘면서 스트리밍 서비스 신규 가입자가 예상보다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 스트리밍 서비스가 우후죽순 등장하고, 매달 얼마씩 내는 구독 서비스들이 빠르게 늘면서 ‘구독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스트리밍 업체들은 이러한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게임 사업에 진출하고 극장과 스트리밍 서비스 동시 개봉을 확대하는 등 살길 찾기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각) 넷플릭스는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성적이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9% 증가한 73억4178만달러(8조4000억원)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1년 전보다 88% 증가한 13억5301만달러(1조5500억원)를 거뒀다. 2분기 전 세계 신규 가입자도 154만명이었다. 하지만 이날 나스닥에 상장된 넷플릭스 주가는 전날보다 0.23% 하락했다. 전반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근본 경쟁력이 약화하는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올 2분기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수(154만명)는 2017년 이후 분기 최저치다. 작년 2분기엔 전 세계에서 1010만명이 넷플릭스에 가입했고, 올 1분기에도 390만명이 넷플릭스에 구독료를 낸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특히 본거지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가입자 43만명이 올 2분기 넷플릭스 구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2020년엔 높은 성장, 올해는 느린 성장이라는 고르지 못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올 3분기 성장세도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는 올 3분기 넷플릭스 순 가입자가 546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넷플릭스는 20일 “3분기 순 가입자 규모는 350만명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보다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넷플릭스뿐만 아니다. 디즈니+도 가입자 증가세가 예전만하지 못하다. 지난 4월 3일 기준 디즈니+ 가입자는 1억36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1억900만명에 못 미친다. 2019년 11월 디즈니+가 처음 출범한 후 1년 4개월 만에 유료회원 1억명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성장세가 둔화한 것이다.
스트리밍 업체들의 폭풍 성장세가 꺾인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백신 때문이다. 백신이 보급되면서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되고 사람들의 외부활동이 늘면서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한 상태다. 수많은 구독 서비스가 등장해 매달 지출해야 하는 구독비가 십만원을 넘어서는 등 부담이 되면서 스트리밍 서비스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었다. 미 금융전문지 배런즈는 “음악·동영상 등 여러 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는 사람들이 점차 꼭 필요한 것만 구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구독 피로감이 산업 전반에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고 했다.
스트리밍 업체들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 중이다.
넷플릭스는 20일 비디오 게임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넷플릭스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오리지널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처럼 새로운 콘텐츠 카테고리로 게임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모바일 게임에 초점을 맞춰 기존 넷플릭스 구독자에게 공짜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즈니는 영화관과 디즈니+ 동시 개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디즈니는 지난 7일 개봉한 블록버스트 ‘블랙위도우’를 영화관과 디즈니+ 스트리밍을 통해 동시 개봉하면서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블랙위도우를 집에서 디즈니+로 시청할 경우 30달러를 받는다. 북미에서 블랙위도우는 개봉 첫 3일 영화관에서 800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같은 기간 디즈니+를 통해서 6000만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CNBC는 “동시 개봉 전략은 디즈니가 추구하는 미래의 한 옵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