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OTT 진출 서막?…TV플러스, 삼성TV·폰 없이 누구나 본다
삼성TV·갤럭시폰으로만 보던 ‘TV플러스’
경쟁사 제조 PC로도 볼 수 있는 웹 버전 출시
“이용자층 확대…스트리밍 전쟁 뛰어들었다”
광고 기반 무료 OTT서 美 강자들과 경쟁 예고
삼성전자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삼성 TV플러스’의 이용자층 확대에 나섰다. 자사 TV·모바일 기기 전용 서비스를 타사 제품 사용자에게 처음으로 개방한 것이다. 업계는 삼성이 글로벌 OTT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12일 삼성전자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 삼성전자는 TV플러스를 PC 웹 버전으로 출시했다. 웹 버전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애플 등 타사 노트북·데스크톱으로도 누구나 웹사이트(https://samsungtvplus.com/)로 접속하기만 하면 이용할 수 있다.
TV플러스는 유료 구독 없이 광고를 시청하고 무료로 이용하는 방식(AVOD)의 OTT 플랫폼으로, 원래 삼성 제품 사용자들에게 부가서비스 개념으로 제공돼왔다. 2016년 삼성 스마트TV 전용으로 출시한 후, 지난해 9월 미국을 시작으로 지난 4월엔 국내에서 갤럭시 스마트폰·태블릿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플랫폼을 확장했다.
삼성전자는 이 사실을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각) 외신 프로토콜이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2분기에 웹 버전이 조용하게(quietly) 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보도하면서 출시 소식이 알려졌다.
TV 사업의 수익 구조가 제품 판매에서 동영상 서비스와 광고 중심으로 변화 중인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이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선 OTT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T전문매체 더버지는 “삼성전자가 TV플러스의 이용자층을 확대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외신 기즈모도도 “최근 움직임은 삼성전자가 무료 (동영상) 스트리밍 전쟁에 뛰어들었다는 걸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당장은 유료 구독형 OTT(SVOD)인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보단, 같은 AVOD인 로쿠채널·플루토TV·쥬모 등과 먼저 시장 점유율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이 세 경쟁사는 모두 미국 플랫폼 기업으로 각각 5000만여명, 2700만여명, 2400만여명의 이용자를 거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TV플러스는 지난 3월 말 기준 한국·미국·영국·독일·캐나다·호주·브라질 등 전 세계 14개국에서 1500만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올해 AVOD 시장 규모는 국내에서만 2조2000억원으로, 넷플릭스 등 유료 구독형 OTT(SVOD) 시장(7000억원)의 약 3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국내 30개, 전 세계 1000개 이상의 채널 수를 꾸준히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외신들이 분석한 웹 버전 출시의 구체적인 취지 등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