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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방구석 극장전]홍콩의 현재를 6년 전에 예언한 영화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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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7.07 10:21 9,43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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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극장전]홍콩의 현재를 6년 전에 예언한 영화

2021.07.12주간경향 14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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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 홍콩(과 대만)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던 신문 빈과일보가 폐간 소식을 알렸다. 마지막호 신문은 100만부가 전량 소진됐다(홍콩 인구는 2020년 기준 755만명). 2020년 홍콩보안법이 중앙정부에서 의결된 직후부터 사주와 기자들에 대한 탄압이 계속 이어졌기에 많은 이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TEN YEARS> 포스터 / 넷플릭스

포스터 / 넷플릭스



이런 상황은 이미 2015년에 예견된 바 있다. 옴니버스 영화 <TEN YEARS>는 10년 후 홍콩을 상상하는 5편의 단편으로 구성된다. 15~20분 전후 개별 에피소드가 각자 독립된 이야기를 펼치지만, 그 전반적인 정서는 2014년 우산혁명의 기운과 그 직후 개시된 억압의 그림자로 서로 연결된다. <TEN YEARS>는 디스토피아 분위기가 충만한 가상의 미래 이야기다.

‘엑스트라’는 흑백 화면에 3개의 동시간대 풍경이 교차되는 정치 스릴러다. 야당 정치인의 행사현장 vs 인근에서 벌어지는 높은 분들의 공작 vs 공작의 실행을 맡은 두 사람의 이야기가 나란히 교차해가며 진행된다.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테러를 조작하는 배후는 돈을 미끼로 본토와 서남아시아 이주자들을 이용한다. 우리가 2019년 홍콩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보던, 시위대를 폭행하던 삼합회 조폭들의 이면이다. 고위층의 정치적 계산이 시시각각 변하는 와중에 두 이주민 출신 행동대원은 각자의 삶을 회고하고 한 건을 잘 해내면 뭘 할지 궁리한다.

‘현지 계란’에선 ‘현지’라는 글자가 검열대상이고 ‘홍위병’을 연상시키는 소년단이 그 검열의 실행부대다. 완장을 찬 아이들이 내용도 모른 채 지시에 맹종하며 거리를 누비는 풍경은 문화대혁명의 직설적 비유다. <화씨 451>과

<이퀄리브리엄>에서 책을 불태우던 SF가 현실이 된 암담한 풍경이지만, 금서를 보관하는 비밀서점이나 로컬푸드에 대한 애정을 간직한 시민을 통해 저항정신이 쉽게 죽지 않을 것임을 상징한다.

이 영화의 가치는 작품이 설정한 10년 후 미래가 불과 5년도 못 돼 태반이 현실화했다는 점으로 증명됐다.상상력은 현실로 탈바꿈했고, 영화는 일종의 예언서가 됐다. <TEN YEARS>의 마지막은 2개의 문장으로 끝난다. “이미 늦었다”와 “아직 늦지 않았다”가 연속된다. 영화가 예고한 2025년의 홍콩, 종말론이 아닌 움직이는 역사에 대한 의지다.

아쉽게도 홍콩의 현재 상황을 우리 안방에서 접할 수 있는 영상물은 극히 드물다. 다행히 <TEN YEARS>와 함께 홍콩 민주파 주요 인사인 조슈아 웡을 다룬 다큐 <우산혁명- 소년 vs 제국>(2017) 2편이 현재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이다. 2014년 우산혁명 직후에 만들어진 작품들이지만 홍콩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알기 위한 목적이라면 입문용으로는 충분한 자료와 고민을 제공해줄 것이다.

<김상목 대구사회복지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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