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씨네리뷰] ‘제8일의 밤’ 봉인해라, 다시
■편파적인 한줄평 : 꺼내보면 후회할 걸.
다시 봉인하자. 소중한 2시간을 홀랑 태워버릴 수도 있다.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로 넘어간 영화 ‘제8일의 밤’(감독 김태형)이다.
‘제8일의 밤’은 봉인에서 풀려난 ‘붉은 눈’이 7개의 징검다리를 밟고 자신의 반쪽 ‘검은 눈’을 찾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박진수’(이성민)와 ‘청석’(남다름)이 고군분투하는 오컬트물이다.
기대 요소는 많았다. 이성민의 복귀작, 또 한 편의 한국형 오컬트물 등장 등으로 많은 이가 기다렸으나, 메가폰의 어수룩한 연출과 촌스러운 선택으로 기대감은 오프닝부터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져버린다.
가장 아쉬운 건 산만한 전개에 비해 황당할 정도로 간단한 해결법이다. ‘금강경’을 영화로 풀어내겠다는 당찬 포부와 달리 ‘봉인이 풀린 그것’을 추적하는 과정이 허술하고 어디선가 본 듯한 방법을 조ㅊ아간다.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 수 있는 엄청난 ‘그것’을 처단하는 것도 김이 샐 만큼 단순한다. ‘저렇게 쉽게 해결할 걸 왜 질질 끌었나’ 싶을 정도다.
‘박진수’를 비롯해 모든 인물도 평면적이다. 주인공의 비밀은 긴장감을 높인 것에 비해 특별하지 않고 얕다. 품고 있는 게 남다르지 않으니 그가 가진 매력도 떨어진다. 그외 인물들은 직업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따른다.어린 스님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만큼 순진하게, 형사는 과격하게만 표현되니 이렇다할 ‘반전 재미’가 없다. 이들이 부딪힐 때 점화되는 갈등의 불씨도 약할 수밖에 없다.
촌스러운 CG 효과, 의도를 알 수 없는 BGM은 영화 관람을 더욱 힘들게 한다. ‘그것’의 등장을 알릴 땐 중국 무협 영화에서나 볼 법한 CG 효과들이 눈을 어지럽히고, 쓸데없이 웅장한 BGM은 오히려 몰입도를 깬다. 더미(시체)마저 조악하다.
이 와중에 이성민과 남다름, 박해준, 김동영 등 배우들은 제 몫을 한다. 자기 자리에서 충실히 연기를 해내며 한편의 필름을 겨우 완성해낸다. 그 중에서도 ‘그것’에 사로잡힌 여고생 역의 박세현이 단연 눈에 띈다. 잠시 얼굴을 내비쳤을 뿐인데도 그 존재감이 대단하다. ‘제8일의 밤’을 씨ㅂ어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플릭스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