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힘주는 쿠팡...동남아 공략에 '쿠팡플레이' 선봉 투입 주목

K-콘텐츠 수요 높은 동남아시아 공략...쿠팡으로의 유입 유도
드라마, 영화 넘어 스포츠 경기 생중계·교육 콘텐츠 강화로 차별화

[사진: 쿠팡]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쿠팡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쿠팡플레이' 키우기에 한창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 쿠팡플레이는 유료 회원(와우) 혜택 일환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다. 이 가운데 쿠팡플레이를 해외에서도 서비스함으로써 현지 이용자를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으로 이끄는 전략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와 눈길을 끈다.

SK증권은 앞서 '쿠팡플레이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가 확실해지는 쿠팡' 보고서를 통해 "쿠팡플레이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많은 K-콘텐츠를 유통시키며 자연스럽게 쿠팡으로 소비자 후킹(hooking)을 시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쿠팡은 올 초 뉴욕 증시 상장 후 실탄을 확보하며 사업 확장, 해외 시장 진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초 일본 도쿄 일부 지역에서 배달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현지에선 우리나라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현지 이용자를 모으고 이것이 쿠팡 서비스 이용으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단 분석이다. 

SK증권은 지난 4월 말레시이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주요국 넷플릭스 상위 10위 TV프로그램에 '빈센조', '시지프스' 등 한국 드라마 다수가 포진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쿠팡플레이 K-콘텐츠로 동남아 소비자를 소구해 쿠팡으로 락인하고 제트배송으로 중국 판매자(셀러) 상품을 동남아로 유통시키는 방식으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국경을 넘은 전자상거래)를 실현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체화한 건 아니지만 쿠팡의 OTT 사업과 관련해서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은 있다. 쿠팡 채용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3월 싱가포르 현지에서 쿠팡플레이와 관련해 업무를 맡을 QA 엔지니어(품질 관리 등) 채용 공고를 올리며 인력을 찾았다. 또 웹 풀스택(Full-stack), 프론트엔드(Frontend) 등 개발자 채용 공고를 지난 5월 올린 후 현재도 게재하고 있다.

이 채용은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쿠팡이 쿠팡플레이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전인 지난해 7월 동남아시아 OTT 훅의 소프트웨어 사업 부문을 인수할 당시부터 OTT의 해외 진출을 염두에 뒀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OTT를 전문으로 하는 서비스들이 다른 곳에서 제공하지 않는 콘텐츠에 대한 수급 계약을 발 빠르게 체결한다거나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방식을 통해 이용자를 자사 서비스에 머물게 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다양한 드라마, 영화 제공은 기본으로 가져가면서 스포츠 경기 실시간 생중계와 교육 콘텐츠 강화를 차별화 전략으로 내거는 모습이다. 스포츠 경기의 경우 가장 최근엔 남미 월드컵으로 불리는 '2021 코파아메리카' 조별리그를 중계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쿠팡플레이를 선보일 당시부터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해서도 예고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겠단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일환으로 첫 예능 오리지널 콘텐츠인 'SNL 코리아'를 올 여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