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메타버스 편집국 회의를 연 이유
고백하면 메타버스에 대한 첫인상은 아바타가 아기자기한 가상공간을 뛰어다니면서 게임을 즐기는 '별세상'이었다. MZ세대 중에서도 10대 이용자가 많아서 아이돌처럼 반짝 유행하다 마는 플랫폼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최근 네이버의 제페토, 로블록스, SK텔레콤의 점프 버추얼 밋업과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써보면서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는 아바타로 소통하고 학습하고 거래하면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흐릿한, 또 하나의 3차원(3D) 세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메타버스를 '가상의 놀이터' 정도로 여기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 메타버스에서 이것저것 직접 해보라는 것이다. 아바타 회의를 두어 번 해보고 메타버스를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제페토 드라이빙존에서 쏘나타 N라인을 타다가 '웜홀(지름길)'을 지나 다운타운으로 순간 이동해보고, 로블록스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든 가상 공간에서 게임도 해보고, 점프 버추얼 밋업에서 이뤄진 아바타들의 대화를 활용해 창작 콘텐츠를 만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보면 좋겠다.
최소 세 가지의 발견이 있을 것이다. 첫째, 메타버스 안에서 게임부터 교육 쇼핑 제조 의료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와 관련한 가상 경제가 싹트고 있다. 둘째, 메타버스가 인공지능(AI) 기반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같은 첨단 기술의 집약체라는 것이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기술 선점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셋째, 피부로 잘 와닿지 않는 기업의 디지털 혁신(DT)도 메타버스에선 상상력이 더해져 직관적이고 흥미로워질 수 있다. 매일경제가 메타버스 편집국 회의를 열고 메타버스 캠퍼스를 오픈한 것도 이런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기 위해서다.
메타버스를 다르게 보기까지 기자는 '아바타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을지 궁금할지 모르겠다. 30대 끝자락으로 요새 트렌드를 잘 조ㅊ는 편이라고 자신했지만 10시간 이상 걸렸다.
[디지털테크부 = 임영신 기자 yeungim@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