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린다...SF·판타지 드라마 4편
- 기자명 유수정
- 입력 2021.06.26 16:40
- 수정 2021.06.26 16:46
넷플릭스 SF/판타지 드라마 추천
라그나로크-시간여행자-로스트 인 스페이스-3%
[문화뉴스 유수정 기자] 모처럼 긴 호흡의 드라마를 정주행 할 여유가 생겼지만, 스킵 없이는 완주하지 못하는 이들이라면 주목하자. 현실과 미래를 넘나들며 설득력 있는 SF의 세계로 인도해 주는 넷플릭스 드라마 5편을 소개한다.
라그나로크(Ragnarǫk)
국가ㅣ노르웨이
장르ㅣ누아르, 미스터리, 판타지
시즌ㅣ1~2
관람 등급ㅣ청소년 관람 불가
'라그나로크'는 마블 유니버스를 비롯해 최근 다수의 영화·드라마에서 다뤄지기 시작한 북유럽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드라마다.
고대 노르웨이어 '라그나로크'(Ragnarǫk)는 신들의 운명이라는 뜻으로, 북유럽 신화 속 세계의 종말을 뜻한다. 라그나로크가 오면 거인과 신들의 대전투가 펼쳐지며 오딘의 아들이자 천둥의 신 토르가 이복동생 로키와 바다뱀 요르문간드를 죽이고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된다.
노르웨이의 시골 마을 '에다'. 겉보기엔 평화롭지만 빙하는 녹고 있고, 심각한 오염과 질병 문제까지 안고 있다. 종말의 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마을에 '망네' 가족이 이사를 오면서 그곳에 뿌리를 내린 악의 세력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사 첫 날, 모종의 사건 이후 망네 안에 잠들어 있던 힘이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평범한 고등학생 망네의 삶이 완전히 바뀐다. 망네는 마을을 집어삼킨 진실을 밝혀 그들의 악행을 폭로하려 하지만 누구도 귀담아듣지 않는다.
그러나 오랜 세월 감춰졌던 그들의 존재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망네 역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깨닫는다. 마침내 신과 거인의 대결이 다가오고 있다.
'스캄' 노르웨이 시리즈에 히로인 다비드 스탁스톤, 헤르만 툄메로스가 출연하며 드라마 전반의 고요하면서 다크한 분위기와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노르웨이의 대자연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뛰어난 비주얼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북유럽 신화를 현대적으로 훌륭하게 구현해 개연성을 확보했으며 미스터리한 긴장감을 더해 몰입도도 뛰어나다. 고등학생의 사랑과 우정, 가족애 등을 다룬 다는 점과 주인공의 성장사로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점에서 하이틴 드라마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현재 시즌2 까지 방영됐으며 시즌3 릴리즈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시간여행자(Travelers)
국가ㅣ미국, 캐나다
장르ㅣSF, 미스터리, 판타지
시즌ㅣ1~3 완결
관람 등급ㅣ청소년 관람 불가
타임슬립물 범람의 시대, '시간여행자'는 제목 그대로 타임슬립물의 기본 공식을 충실히 따르는 드라마다. 대서양 소행성 충돌로 인해 황폐화된 미래, 인류는 미래의 대재앙을 바꾸기 위해 현재로 타임슬립을 하게 된다.
시간여행자를 다른 작품과 구별되게 만드는 지점은 타임슬립 방법이다. 미래 인류는 타임머신이 아닌, 곧 사망할 사람의 몸으로 전송되어 덧 입혀지는 방식으로 현재로 오게 된다. 또한 미래에서 모든 것을 계획하고 명령하는 절대적인 존재로 AI '디렉터'를 등장시키며 인간VS인공지능의 첨예한 갈등까지 담아낸다.
미래에서 온 시간여행자들은 숫자로 이름 불리며 '숙주'로 삼은 인간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간다. 힐러인 의사, 미래를 보는 역사가, 해커인 기술자 등 저마다 가진 고유의 능력을 이용해 팀을 꾸리고 미래 인류를 위협하는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시간여행자와 정부 기관의 대치, 절대적 존재인 '디렉터'와 그를 파괴하려는 미지의 집단까지 흥미로운 전개가 끊임없이 이어지며 SF적 스릴감을 극대화한다.
종종 캐릭터들의 답답한 선택으로 고구마를 먹은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입체적 스케일과 신선한 전개,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무리없이 정주행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로스트 인 스페이스(Lost In Space)
국가ㅣ미국, 캐나다
장르ㅣSF, 미스터리, 판타지
시즌ㅣ1~2, 3 제작 중
관람 등급ㅣ전체 관람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가진 외계의 생명체과 친구가 되어 절대악에 맞서는 상상을 해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틀림없이 이 드라마에 매료될 것이다.
'로스트 인 스페이스'는 '우주에서 길을 잃다'는 제목처럼,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새로운 이주지로 향하던 주인공 로빈슨 가족이 사고를 당해 미스터리한 행성에 불시착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모든 것이 얼어붙은 땅에서 미지의 존재를 만난 로빈슨 가족. 행성을 탐사하던 중 또 다른 이주자 가족을 만나게 되고 함께 우주선 복구 작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같은 목적을 가진 줄 알았던 이들의 진짜 정체가 드러나면서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게 되고, 외계 생명체의 비밀도 서서히 드러난다. 상상할 수 없는 것이 가득한 우주에서 길을 잃은 로빈슨 가족. 살고 싶다면 누구도 믿어서는 안된다.
'로스트 인 스페이스'는 휴머니즘이 물씬 느껴지는 드라마다. 전반적인 전개 방식은 가족 드라마의 기본 틀을 충실히 따라가며 선과 악의 대립구도가 명확해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다.
외계의 생명체와 인간의 우정, 가족 간의 갈등과 봉합, 인류애가 충전되는 따듯함도 가득해 자녀와 함께 시청하기도 좋다.
무엇보다 우주를 비롯한 외계 생명체를 구현해낸 CG 퀄리티가 매우 훌륭해서 SF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만족하며 즐길 수 있을 것이다.
3%
국가ㅣ브라질
장르ㅣ디스토피아, SF
시즌ㅣ1~4 완결
관람 등급ㅣ청소년 관람 불가
번영과 폐허, 외해와 내해의 두 세계로 철저히 양극화된 미래. '3%'는 폐허의 땅에서 벗어나 번영의 땅으로 갈 3% 엘리트로 선발되기 위한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인구의 97%가 살고 있는 '내해'의 삶은 난민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벗어날 수 없는 빈곤에 허덕이며 물, 전기, 상비약도 구하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에서 하루하루 연명해 나간다.
반면 '외해'는 선택 받은 소수만이 갈 수 있는 낙원으로, 내해의 노동 수단이나 자원 조차 필요하지 않은 완전한 번영의 땅이다.
내해를 벗어나 외해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스무 살이 된 해 치러지는 테스트 '절차'에 선발되는 것뿐이다. 마치 수능에 비견되는 시험으로 지·덕·체와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 능력, 팀워크에 이르는 모든 부분을 통과해야 한다.
최종 선발된 3%는 내해의 가족과 인연을 끊고 외해로 떠나 살게되며 이때 생식 기능을 지우게 된다.
황폐한 미래, 첨단 기술과 과학의 발달로 선택받은 소수의 인류가 부와 풍요를 독점하는 이야기는 디스토피아 장르의 문법을 충실히 따라간다. 영화 '헝거게임', '다이버전트' 등 유사한 작품도 겹쳐보인다.
그러나 '3%'는 보다 철학적이고 근원적인 물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우직하게 밀고 나간다. 엘리트주의로 점철된 '절차'를 무너트리기 위한 혁명군 '대의'와의 대립을 통해 선과 악, 국가와 개인, 사랑과 자유 사이의 딜레마를 묵직하게 담아낸다.
특히 인물들의 입체적인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지난 2017년 넷플릭스 글로벌 드라마 스트리밍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크게 흥행했다.
생경한 브라질어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나 시즌을 마무리할 때쯤 간단한 브라질어를 구사하게 될 만큼 몰입도가 높은 작품이다.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