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방송]① '빈센조'·'펜트하우스' 시즌제…가뭄 속 대박난 흥행작
tvN, SBS © 뉴스1 |
올해 상반기 각 방송사 드라마는 심각한 시청률 가뭄을 겪었다. MBC, KBS, OCN은 각각 0%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으로 굴욕을 맛봤고, 일부 지상파 채널은 드라마 편성을 대폭 축소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오로지 '콘텐츠의 힘'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드라마들은 시청률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OCN '경이로운 소문' © 뉴스1 |
지난 1월 종영한 OCN '경이로운 소문'(극본 김새봄, 연출 유선동)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수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통쾌하고 땀내 나는 악귀 타파 히어로물. OCN은 탄탄한 대본과 연출을 바탕으로 화려한 액션신, 뛰어난 CG 기술을 더해 한국형 판타지 히어로물을 완성도 높게 만들었다. 덕분에 장르물 명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조병규 유준상 김세정 염혜란 주연의 '경이로운 소문'은 시청률 상승세도 놀라웠다. 첫 회 2.70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이하 동일)로 시작했던 극은 3회 만에 5%를 돌파했으며, 10회 만에 10%를 넘기며 OCN 최초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드라마가 됐다. 특히 최종회가 10.999%를 기록, 역대 OCN 오리지널 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그야말로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다.
tvN '빈센조' © 뉴스1 |
tvN 주말드라마 '빈센조'(극본 박재범, 연출 김희원)는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이었다.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 빈센조(송중기 분)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 홍차영과 함께 악을 타도하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특히 단순한 선과 악의 대립이라는 1차원적 이야기를 뛰어넘어, 다크히어로인 주인공이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색다른 구도가 보는 이들에게 속 시원함을 줬다. 여기에 악을 처단하는 큰 줄기 외에도 각 인물이 생생한 캐릭터쇼를 펼치며 극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극본-연출-연기가 완벽한 3박자를 이루며 힘 있게 극을 이끌어간 '빈센조'는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다. 첫 회가 7.659%를 기록했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높아졌다. 4회가 10.215%로 처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후 9~11% 사이를 오가며 꾸준한 인기를 보였다. 특히 마지막회는 14.63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6위로 방영 내내 화제였던 '빈센조'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더불어 '빈센조'는 OTT 넷플릭스에 업데이트된 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TV 콘텐츠'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SBS '펜트하우스' © 뉴스1 |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 시리즈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2월 처음 방송된 '펜트하우스 시즌2'는 첫 회가 19.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한 뒤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2회 만에 20%를 돌파한데 이어 12회에서는 29.2%라는 최고 기록을 달성,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시즌2 종영 후 두 달 만에 론칭한 시즌3 역시 첫 회가 19.5%로 시작했으며 꾸준히 10% 후반대 시청률을 보이는 중이다. 전 시즌에 비해서는 다소 주춤하지만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성적으로, 식지 않은 인기를 입증했다.
이지아 김소연 유진 엄기준 등이 출연 중인 '펜트하우스' 시리즈는 불륜, 학폭, 살인 등 소재들을 자극적으로 다루며 '마라맛 드라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TV 앞에 불러들였으나, 비현실적 전개로 '순옥적 허용'이라는 말을 탄생시키는 등 작품성에 대해서는 비판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화제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펜트하우스'는 매 회 방송이 될 때마다 커뮤니티를 관련 글로 뒤덮었고, 이러한 인기는 높은 시청률이 객관적으로 증명헸다. 덕분에 '막장드라마'라는 오명과 별개로 올 상반기 가장 흥행한 드라마라는 기록을 세웠다.
SBS '모범택시' © 뉴스1 |
'펜트하우스' 시즌2와 시즌3 사이에 방영된 SBS '모범택시'(극본 오상호 이지현, 연출 박준우) 역시 손 꼽히는 흥행작 중 하나다. '모범택시'는 다크 히어로인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을 표방한다. 학교폭력, 성 착취물, 갑질 등 주위에서 일어날 법한 범죄 이야기를 다루며 공감대를 형성한 '모범택시'는 현실에서보다 더 통쾌하게 범죄자들이 죗값을 치르게 하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첫 회가 10.7%를 기록, 두 자릿수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모범택시'는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가 입소문을 타며 매회 시청률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2회가 13.5%로 급상승한데 이어 6회는 1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14~15% 내외의 수치로 '펜트하우스' 시리즈 못지않은 흥행 성적을 거뒀다.
JTBC '괴물' © 뉴스1 |
JTBC는 상반기 야심 차게 선보인 작품들이 예상외 부진을 겪으며 아쉬움을 샀다. 그 와중에 유일하게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작품이 바로 금토드라마 '괴물'(극본 김수진, 연출 심나연)이다. '괴물'은 폐쇄적인 지역사회 '만양'이라는 도시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을 이동식(신하균 분)과 한주원(여진구 분) 추리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가는 어찌 보면 예상 가능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였지만, 드라마는 사건과 연계된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장르물 특유의 장점을 잘 살려냈다. 매회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캐릭터 플레이가 어우러져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첫 회에 4.451%(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 이하 동일)로 스타트를 끊은 괴물은 흥미진진한 추리물로 입소문이 나며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 마지막회가 5.991%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완벽하게 마무리됐다. 금, 토요일 오후 11시라는 다소 늦은 방송 시간대로 흥행에서 불리해 보였던 '괴물'은 오로지 작품의 완성도만으로 입소문이 나며 화제성과 시청률을 동시에 잡는 성과를 거뒀다.
KBS 2TV '암행어사' 포스터 © 뉴스1 |
KBS 2TV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극본 박성훈 강민선, 연출 김정민 이민수, 이하 '암행어사')은 상반기 유독 부진을 보인 KBS 미니시리즈 중 유일하게 자존심을 지켰다.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비리에 맞서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조선시대 왕실의 비밀수사관 암행어사와 어사단의 통쾌한 코믹 미스터리 수사극을 그린 '암행어사'는 최근 몇 없는 퓨전 사극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1회 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로 시작한 김명수 권나라 이이경 주연의 '암행어사'는 점점 시청률이 상승, 마지막회가 14%로 첫 회에 비해 9%p가 오르며 완벽한 마무리를 보였다.
tvN '마인' © 뉴스1 |
27일 종영하는 tvN '마인'(극본 백미경, 연출 이나정)도 빼놓을 수 없는 흥행작 중 하나다. 성소수자인 정서현(김서형 분), 계모인 서희수(이보영 분), 이혼 후 아이를 되찾으러 온 강자경·이혜진(옥자연 분) 등 세 여성이 각각 자신을 옭아매는 편견을 스스로 깨고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마인'은 여성 연대 서사에 스릴러에 블랙코미디까지 녹여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에 6.565%(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 이하 동일)로 시작한 '마인'은 14회가 9.395%를 기록하며 tvN 상반기 흥행작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마인' 역시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꾸준히 '한국 톱10 콘텐츠' 상위권에 오르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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