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네이버·카카오 제치고 도쿄올림픽 온라인 단독 중계권
등록 :2021-06-20 20:32수정 :2021-06-20 22:33
박수지 기자 최민영 기자
중계권 가진 지상파가 재판매
“중계권료 400억~500억”
쿠팡이 네이버와 카카오를 제치고 도쿄올림픽 온라인 단독 중계권을 따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 진출 반년만이다.
18일 관련 업계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쿠팡은 도쿄올림픽 온라인 단독 중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입찰에 참여한 복수의 업체 관계자들은 “최종 확정은 되지 않았으나 쿠팡이 중계권을 확보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쿠팡 쪽도 조만간 중계권 확보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입찰 경쟁에 뛰어든 바 있다. 온라인 중계권은 일반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는 지상파3사가 오티티 업체에 재판매하는 권리다.
쿠팡의 온라인 중계권 확보는 오티티 시장에 진출한 지 불과 반년만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매달 2900원을 내는 로켓배송 와우 서비스 회원에 한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무료 제공하면서 오티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손흥민 축구선수 경기, 여자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 KFA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 등을 독점 중계하며 시장에 존재감을 키워왔다.
쿠팡의 이런 행보는 미 온라인플랫폼 업체인 아마존과 닮은꼴이란 평가도 나온다. 아마존도 물품 배송 서비스에 이어 프로미식축구(NFL), 유에스(US)오픈,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 인기 높은 스포츠 경기 생중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올림픽 온라인 중계권 확보를 위해 쿠팡,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아이티 업체들이 모두 뛰어든 데 주목한다. 그만큼 오티티 시장의 성장과 수익 창출 가능성을 이들 업체가 높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스포츠 중계는 열광 소비자층이 형성돼 있는 만큼 단기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매개체로 평가받는다. 오티티 후발주자인 네이버 등 정보기술업체들이 모두 도쿄올림픽 온라인 중계권 확보전에 뛰어든 까닭이다.
실제 이들 업체의 국내 오티티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2020년 말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는 넷플릭스(약 40%), 2위는 에스케이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합작한 ‘웨이브’(21%)이다. 씨제이 이엔엠(CJ ENM)과 JTBC가 손잡아 만든 ‘티빙’(14%)이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오티티 업체 관계자는 “400~500억원에 이르는 도쿄올림픽 온라인 중계권료를 쿠팡이 내기로 한 것은 스포츠 중계로 오티티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수지 최민영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