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부터 '제8일의 밤'까지…오싹한 여름, 韓 공포의 귀환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2021년 06월 10일 목요일
▲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모교', '제8일의 밤', '괴기맨숀', '미드나이트'. 제공|각 배급사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컨저링3:악마가 시켰다'가 개봉과 함께 6월의 첫 주말을 장악했다. 제임스 완이 이끄는 '컨저링' 유니버스의 궤를 잇는 작품다운 존재감을 발휘하며 '크루엘라'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를 제치고 1위를 지키며 누적 관객 40만 명을 첫 주 만에 넘겼다. 그 덕택일까? 여름을 맞이하는 2021년 여름의 극장가엔 유난히 공포물의 바람이 거세다. 특히 가물에 콩 나듯 했던 한국산 공포물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와 무더위 속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일단 먼저 눈길을 잡아끄는 건 한국 공포시리즈의 대표인 '여고괴담' 시리즈. 그 6번째인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모교'(감독 이미영)가 17일 개봉을 앞뒀다. '모교'는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김서형)가 학교 내 문제아 하영(김현수)을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장소를 발견하고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 '여고괴담4-목소리'(2005)에서 음악교사로 활약했던 김서형이 교사가 되어 다시 '여고괴담'에 컴백했다. '펜트하우스' 시리즈로 활약한 김현수, '귀향'의 최리, 싱어송라이터 비비(김형서) 등 차세대 여배우들을 발견할 기회다.
6월의 마지막 날엔 옴니버스 공포물 '괴기맨숀'(감독 조바른)이 관객을 찾는다. 웹툰 작가 지우(성준)가 폐아파트 광림맨숀을 취재하며 벌어지는 괴이하고 섬뜩한 현실 밀착형 공포를 담는다. '괴기맨숀'을 구성하는 총 5개의 아파트 괴담 에피소드는 ‘층간 소음’, ‘샤워실’, ‘배수구’, ‘곰팡이’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가 바탕이라, 현실에 발붙인 소재와 이야기로 몰입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역 후 오랜만에 복귀하는 성준 외에 김보라, 김홍파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오는 6월 16일 개봉하는 미스터리 공포 애니메이션 '클라이밍'(감독 김혜미)은 '기기괴괴 성형수'를 잇는 공포 애니메이션이다. 세계 클라이밍 대회를 앞두고 극도의 스트레스와 악몽에 시달리던 세현이 또 다른 자신으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고장난 휴대폰으로 또 다른 나와 연결된 클라이머라는 설정이 지난해 화제가 됐던 넷플릭스 영화 '콜'을 연상시키지만, 주제와 스타일은 다르다. 애니메이션계의 칸이라 불리는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앞서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은 K-공포 애니메이션이다.
OTT 영화도 빠지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오컬트 스릴러 '제8일의 밤'(감독 김태형)을 오는 7월 2일 공개하기로 했다.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리는 작품이다. 신뢰의 배우 이성민과 '부부의 세계' 박해준이 각기 '그것'을 막으려는 전직 승려 진수와 기괴한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호태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김유정, 남다름, 김동영이 미스터리를 함께 그려갈 예정. 불멸과 순환을 으미하는 '8'을 무한의 기호로 내세운 흥미로운 소재와 설정이 눈에 띈다. '곡성'과 '사바하'를 잇는 한국형 공포가 탄생할 것인지 역시 관전 포인트다.
코로나19 여파로 극장가가 제 기운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대작 텐트폴이 몸을 사리자 그간 주춤했던 공포물들이 다채로운 틈새 전략으로 관객을 유혹하는 모양새가 흥미롭다. 전통의 학원공포물 시리즈부터 한국형 오컬트, 애니메이션과 도시괴담까지, 같은 공포라 해도 그 색채가 각기 다르다. '컨저링3'을 비롯해 소리내면 죽는다는 신선한 설정과 모성애를 앞세워 팬들을 확보한 '콰이어트 플레잇스2', 시골농장에 모인 일가족이 겪게 되는 일주일간의 끔찍한 공포를 다룬 오컬트 공포 '다크 앤드 위키드' 등 할리우드 공포물도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건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여름 공포대전의 서막이 이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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