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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무브 투 헤븐’ 윤지련 작가 “취재하다 눈물, 집필하다 호흡 가다듬기도” (브릿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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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6.09 12:59 15,85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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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人더컬처] ‘무브 투 헤븐’ 윤지련 작가 “취재하다 눈물, 집필하다 호흡 가다듬기도”

 입력 2021-06-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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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의 한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KBS2 ‘꽃보다 남자’(2009년)로 한류드라마의 한 획을 그었던 윤지련 작가는 2014년 ‘엔젤아이즈’를 끝으로 집필을 멈췄다. ‘엔젤아이즈’ 방송 중 터진 세월호 사건은 그의 마음 한구석을 묵직하게 눌렀다.

“2010년 천안함 사건이나 2014년 세월호 사건을 비롯, 사회적으로 많은 죽음을 접했어요. 모두 예기치 못했고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안타까운 죽음이었죠. 작가로서 대중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고민하던 시기, 유품정리사인 김새별 작가가 집필한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을 읽으며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에 궁금증을 갖게 됐어요.”

2018년 겨울, 한그루와 조상구라는 특별한 캐릭터가 탄생했다. 집필에서 촬영을 마치고 방송이 되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간 이들의 다양한 죽음 에피소드 20가지 중 10가지를 추렸다. 고독사, 데이트폭력, 해외입양아 죽음 등 서로 다른 질감을 가진 죽음의 현장이 유품정리사 한그루를 통해 시청자들 앞에 펼쳐졌다.

 



공개 직후 한국의 많이 본 콘텐츠 1위를 차지했다.다문화 가정 출신인 탕준상의 친가가 있는 말레이시아를 비롯, 홍콩, 일본,필리핀, 싱가포르 등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매 에피소드마다 최루탄 울음이 터지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로 생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는 평가다.

이는 작가의 치밀한 사전 취재가 한 몫했다. 실제로 윤지련 작가는 집필 중 취재를 위해 직접 유품정리 현장을 찾기도 했다. 70대 어르신이 고독사한 한 임대아파트였다. 그 곳에서 망자가 힘겹게 적은 메모를 발견한 작가는 “그 어르신이 제게 특별한 분으로 다가 오면서 마지막 이사를 정리해드리고 싶었다”며 “현장에서 8시간 정도 일하면서 유품을 보며 고인을 상상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공개된 에피소드 중 해외 입양아의 죽음편은 작가 스스로 감정적으로 소모됐다고 털어놓았다. 당초 다른 작품을 위해 해외입양 사례를 취재했던 그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돼 작가로서 놀랐고 울었다”며 “사회면에 매튜(해외입양 에피소드 주인공)와 유사한 기사가 보도된 것을 읽으며 마음이 아파 잠시 집필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었다”고 고백했다.

다양한 죽음의 현장에서 눈물없이 객관적으로 유품을 전달하는 주인공 한그루가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설정된 것도 눈길을 끈다. 윤작가는 “일반적인 자폐증상과 다르면서 마치 사진으로 찍은 것 같은 기억력을 갖고 있고 개인적인 판단을 배제한 인물, 그러면서 담담하게 유품을 전달해야 하는 그루에게 아스퍼거 증후군은 장애가 아닌 재능”이라고 설명했다. 한그루 역을 연기한 주인공 탕준상에 대해서는 “16살 어린 나이에 진지하게 연기에 임했는데 쉽지 않은 캐릭터를 잘 소화해줘 고맙다”고 칭찬했다.

그루의 삼촌 조상구(이제훈)는 드라마의 또 다른 축이다. 불법 격투기 선수인 조상구가 그루를 만나 유품정리사로 거듭나는 과정 또한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린다. 그루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지만 배우 이제훈은 탁월한 감정 표현으로 아역배우인 탕준상을 이끌며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다. 윤작가는 “상구가 누가 될지 고민하며 끝까지 캐스팅을 기다렸다”면서 “대본을 읽은 이제훈 배우가 작품이 진심으로 좋다며 너무 빨리 캐스팅에 응해 감격했다. 배우는 상구가 더 작은 역할이어도 하고 싶다며 주인의식을 갖고 임해줬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꽃보다 남자’ 이후 10년. 그 사이 한국 드라마 현장도 격변의 시기를 거쳤다. 주 52시간 도입, OTT시장의 활성화로 인한 사전 촬영 등 현장이 한층 유연해졌다. 무엇보다 한국과 시차없이 전세계가 동시에 한국드라마를 즐기는 세상이 됐다.

“10년 전에도 많은 분들이 K드라마를 좋아해줬지만 이제는 K팝을 비롯, 다양한 방면의 K콘텐츠를 아끼는 게 느껴집니다. ‘꽃보다 남자’만 해도 타국에서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감상했다면 이제는 실시간으로 한국과 함께 드라마를 시청하죠.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지금, ‘무브 투 헤븐’이 그 수혜자가 돼 저 역시 큰 힘을 얻게 됩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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