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OTT "넷플릭스 줄서기 아닌 IP 확보해 수익 내야"
OTT업계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자에 세제 혜택' 제안 의견도
김민선 기자
"OTT 시대에 접어들면서 콘텐츠 제작사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 의해서 콘텐츠 제작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한편 지적재산권에 대한 문제도 항상 나온다. 지적재산권 양도로 인해 추가 수익 창출이 불가하다는 문제가 있다. OTT는 다른 시장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높고 가입자 수나 매출이 증가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국내 OTT만 봤을 때 투자재원 확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부장은 8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방송영상콘텐츠 산업 현안 세미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 드라마 제작사의 고민과 도전’에서 이 같이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화관이나 TV가 아닌 OTT에서 먼저 새로운 콘텐츠가 공개되는 추세가 가속화 되면서, 콘텐츠 제작사들이 더 이상 해외 OTT에 오리지널 콘텐츠 IP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독립 제작사들이 아닌 방송사를 보유한 일명 ‘캡티브 제작사’들까지도 역설적으로 방송사를 넘어 OTT들에 공급하기 위한 드라마 지적재산권(IP) 확보를 위해 전문 스튜디오를 확대하는 추세다.
OTT 생태계웨이브는 지난 3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한 기획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고, 지난달 최고콘텐츠책임자(CCO)로 이찬호 전 스튜디오드래곤 CP를 영입했다. 웨이브도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지분을 보유한 캡티브 제작사다.
티빙의 모회사 CJ ENM은 지난달 콘텐츠 전략 발표를 통해 드라마 전문 제작 스튜디오인 스튜디오드래곤을 연 것에 이어 예능, 영화, 애니메이션 등도 전문화된 멀티 스튜디오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제작사들이 직접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면 온전히 IP를 확보할 수 있다. 제작사들이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하면서 수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 계획도 동시에 발표하는 이유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2025년까지 1조원을, CJ ENM은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국내 OTT들의 자립 노력은 국내 방송시장 경영 악화와 더불어 더 이상 넷플릭스와 같은 외산 OTT에 더 이상 기대지 않고 추가 IP 수익을 이어가야한다는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김운호 도레미엔터테인먼트 본부장김운호 도레미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은 “가장 광고 단가가 비싼 CJ ENM이 광고를 완전 판매 했을 때 3억6천만원밖에 못 받는다”며 “그런데 코로나 시대에 방송 광고는 더 줄어, 광고가 완판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TV 방송을 통해서는 스튜디오가 IP를 가진다고 전제해도 초방으로 광고를 완판시켜도 라이선스 사용료로 리쿱(투자 후 수익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꼬집었다.
또한 올해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등이 추가로 국내에 진출해 경쟁 상황에 놓이게 되면, 그로 인해 제작사들에게 수혜가 돌아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콘텐츠 강국인 미국 기업들이 백여년간 고수해온 IP 산업의 패러다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이뉴스 24
"'사랑의 불시착' 흥행, 넷플릭스가 가장 큰 수혜…IP 확보 고민해야"
이미영 기자 입력 2021.06.08 14:53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사랑의 불시착'의 글로벌 흥행에 가장 큰 혜택을 본 곳은 드라마제작사나 방송사가 아닌, 넷플릭스입니다."
글로벌 OTT 시대, 창작자인 드라마제작사가 지식재산권(IP)의 중요성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회장 송병준)는 8일 오후 'OTT시대, 드라마 제작사의 고민과 도전'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운호 도레미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은 'OTT 뉴노멀시대, 한국드라마 생탣계 진단 및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 현 드라마 시장을 짚었다.
김 본부장은 "드라마를 만든지 20년 됐는데, 최근 2년 동안은 상황이 급변했다. 팬데믹이 이벤트가 될줄 알았는데 뉴노멀 시대가 열렸다. 지금 주변 분들을 보면 OTT 서비스 가입 안한 분들이 없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제작한 드라마를 보면 스튜디오들이 제작비의 60%를 받는 줄 아는데 CJ ENM에서 광고 완판을 했을 때 3.6억 밖에 되지 않는다. IP를 스튜디오가 가진다는 전제하에 광고 완판을 해도 라이센스비를 리쿱하지 못한다. 코로나 시대에 광고는 줄었고, 광고가 완판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제작비는 국내 방영권에서 50~70%, 해외 판권과 VOD, PPL, OST 등에서 충당된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와 '아스달 연대기'는 글로벌 OTT와 계약으로 리스크 없이 진행된 작품들이라면 '스카이캐슬'과 '부부의 세계' '스토브리그' 등은 방송이 되는 동안에도 적자를 고민했던 작품들이라고 예시를 들었다.
특히 '사랑의 불시착'을 언급하며 "한국에서도 잘됐고, 글로벌하게 잘됐다. 특히 일본에서 잘됐다. 혜택을 본 것은 넷플릭스다. 예전이라면 방송국과 제작사가 엄청난 수익을 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제작사)는 IP를 가져가는 모델을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OTT가 글로벌하게 가면서 자신들이 가져간다"라고 OTT의 IP 확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글로벌 OTT는 콘텐츠 제작하는 입장에선 기회의 땅이지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한국 드라마 생태계에 맞게 모델을 짜야 하며, IP 확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한국 드라마는 따뜻한 감수성과 대중적인 이야기, 역동적인 사회환경과 유니크한 문화가 있다. 동남아 지역의 안정적인 팬층은 넷플릭스에서도 재확인 했다"라고 한국 드라마의 경쟁력을 이야기 했다.
김 본부장은 "IP는 실질적으로 기획을 주도하는 곳에 가야 한다. 영국 BBC 사례처럼 제작사에 IP를 주는 것이 맞다. 또한 텐트폴 작품을 제외할 경우 경쟁력 있는 기획력으로 현실적인 제작비 구조 확보가 필요하다. 글로벌 OTT를 구축하지 않으면 제작하청기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현 드라마 제작사들에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끝으로 "한국적 이야기에 집중한다. 산업에 방점이 찍혀있다. BTS가 한국 노래로 글로벌로 간 것처럼, 저희도 예산이나 규모가 아니라 한국적 이야기에 파고들고 깊게 들어가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