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개척하는 게임업체들
- 기자명 이주환 기자
- 입력 2021.05.23 16:33
[커버스토리] 메타버스 급부상, 게임업계 전망은 (하)
출처 픽사베이.
새로운 시대를 향한 흐름이 가속화되며 가상세계의 생활 ‘메타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급격한 변화 속 미래를 예측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게임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게임업체들은 이미 MMORPG를 비롯, 다양한 시도를 통해 가상세계에서의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역량을 쌓아왔다. 이를 포함해 메타버스와의 접점이 많아 향후 가능성 역시 높게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도 분분하다는 것과 더불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도 없지 않다. 때문에 게임업체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한 고민 역시 깊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위메이드트리는 '위믹스' 기반 생태계 및 블록체인 게임을 확대하고 있다.
# 블록체인 생태계 메타버스로 진화
위메이드는 메타버스와 더불어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을 활용한 업체로의 진화를 예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기술에 투자해 온 가운데 최근 메타버스 시대로의 전환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에서의 소통과 더불어 생산활동을 비롯, 경제적인 측면까지 현실과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이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 그리고 대체불가토큰(NFT) 등과의 접목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위메이드 역시 이 같은 시대의 흐름을 예측하며 블록체인과 게임, 그리고 메타버스를 아우르는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자체 화폐 위믹스를 발행했으며 이와 연계된 블록체인 게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일찌감치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선보였다. 또 ‘버드토네이도’와 ‘재신전기’ 등의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하며 생태계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크립토네이도’ ‘아쿠아토네이도’ 등의 위믹스 기반 게임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에브리타운’ ‘윈드러너’ ‘어비스리움’ ‘피싱 스트라이크’ ‘이카루스M’ 등 기존 판권(IP) 기반의 라인업을 추가로 발표하며 플랫폼 성장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올 8~9월께 ‘미르4’의 글로벌 버전을 위믹스 기반 대체불가토큰(NFT)을 적용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앞서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작품에 블록체인을 담아낸 것은 첫 사례로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위메이드트리는 게임 NFT 뿐 아니라 모든 형태의 NFT를 지원하는 마켓을 오픈하고 DeFi 프로토콜도 강화해 종합적인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 기반 결제 플랫폼 다날핀테크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상호 운용성 강화와 결제 사업 및 기술에 대해 협력키로 했다. 특히 위믹스 토큰과 다날핀테크의 페이코인을 맞교환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이 외에도 미술품 공동구매 서비스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는 열매컴퍼니 및 가상자산 운용업체 하이퍼리즘에 등에 투자하며 생태계 확대에 힘써왔다는 것. 또 1500억원 상당의 주요 암호화폐도 확보했으며 내실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가상자산 업체 100개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이 가운데 ‘로블록스’ 2.0을 목표로 메타버스 업체 유티플러스인터랙티브에 투자하고 ‘디토랜드’의 블록체인 결합을 추진 중이다. 메타버스의 재화로서 위믹스 토큰 및 게임 토큰을 사용하는 것을 포함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의 결합과 서비스 확대에 적극 협력키로 합의했다.
'디토랜드'
# 게임 기술력 ‧ IP 등 융합
이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 ‘디토랜드’를 선보인 유티플러스인터랙티브의 행보에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유티플러스는 2006년 설립 이후 MMORPG ‘탈리온’, 액션 RPG ‘쉐도우블러드’ 등 다양한 게임을 선보여왔다. 이 가운데 다년간 글로벌 메타버스 환경에 대해 주목해왔으며 그 결실로 전문 지식 없이도 자유롭게 콘텐츠를 생성하고 공유할 수 있는 유저 창작 콘텐츠(UCC) 메타버스 플랫폼인 ‘디토랜드’를 출시했다.
‘디토랜드’는 현재 PC에서 베타 버전 플레이 가능하다. 정식 버전에서는 모바일, 콘솔 등에서의 플레이 및 기종을 넘나드는 크로스 플레이도 지원할 예정이다.
'디토랜드'는 언리얼 엔진으로 구현됐으며 기존 메타버스보다 완성도가 뛰어난 템블릿을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유저 숙련도를 고려한 3단계의 개발 난도로 구성돼 쉽게 고품질의 제작물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비주얼 스크립팅으로 초보자도 쉽게 제작할 수 있으며 고급 유저의 경우 모듈 내부를 분석하고 수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품질의 그래픽을 활용한 캐릭터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출시 전 개발 단계부터 언리얼 엔진 개발업체 에픽게임즈의 ‘에픽 메가그랜드’에 선정되며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유티플러스는 ‘디토랜드’를 통해 온라인 가상 게임 전시회인 ‘2021 인디크래프트’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영역으로의 확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디토랜드 플랫폼을 통해 개최되는 ‘인디크래프트’는 다양한 테마의 5개 월드, 100여개의 게임 부스를 만나볼 수 있으며, 미니게임을 즐기는 등 메타버스형 온라인 게임쇼를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텍스트 및 보이스 챗 기능을 통해 글로벌 게임 유저와 소통은 물론, 비즈니스 미팅 환경이 지원된다. 직접 만나 진행하는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정교하게 꾸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블록체인, 메타버스, 그리고 기존 게임 판권(IP) 등 각각의 역량을 더해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웨이투빗과 바른손, 그리고 갈라랩은 협업을 통해 ‘프리프’와 ‘라펠즈’ 등의 게임 IP를 활용한 블록체인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웨이투빗은 메타버스 서비스에서 사용 가능한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을 담당한다. 이 회사는 앞서 블록체인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보라(BORA) 생태계를 구축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게임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보라’ 토큰의 획득 및 소비 등이 가능한 게임 서비스를 추진해왔다.
바른손은 메타버스 서비스의 배경이 되는 가상월드를 구현하며 서비스와 관련된 인프라 및 경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바른손은 가상현실 블록체인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 내 가상월드 제작에도 참여한 바 있다.
갈라랩은 게임 IP를 기반으로 메타버스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운영을 책임진다는 방침이다. 대표작 ‘프리프’는 전 세계 16개 국가, ‘라펠즈’는 10개 국가를 대상으로 현재 글로벌 서비스 중이다. 두 작품은 통합 약 1억명의 글로벌 누적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웨이투빗은 최근 게임 개발업체 스튜디오8을 인수하기도 했다. 스튜디오8의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서비스와 더불어 블록체인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다.
'플레이댑 타운(가칭)'
# 디지털 경제 핏줄 ‘NFT’ 주목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에서의 경제 활동 구현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때문에 블록체인과 접목의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이를 예측한 블록체인 업체들이 메타버스 영역으로의 확대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플레이댑은 대체불가토큰(NFT)과 메타버스 융합기술 기반의 메타버스 게임 ‘플레이댑 타운(가칭)을 개발 중이다.
이 작품은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 최적화된 캐주얼 장르 게임이다. 다양한 스테이지에서 유저 간 경쟁 모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플레이댑 타운’ 게임 참여의 결과로 획득한 포인트 및 외부 게임에서 획득한 NFT를 쿠폰 형태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게임 캐릭터를 꾸미거나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아이템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정상원 플레이댑 사업총괄은 “MZ세대들의 놀이공간으로 떠오른 ‘메타버스’ 게임과 블록체인 대표 기술인 NFT의 조합은 디지털 자산 시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환영 받게 될 것”이라며, “현재 NFT가 단순 수집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다면 플레이댑 프로젝트를 통해 NFT가 다양한 사용처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레이댑은 메타버스 게임 외에도 아바타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플랫폼 등에 콘텐츠를 공급할 계획이다. 특허법률사무소 인벤트고를 통해 NFT와 메타버스 융합관련 기술, 비즈니스모델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다.
업계는 NFT가 ‘디지털 경제의 핏줄’로 평가 받고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시대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상세계에서의 데이터에 대한 고유가치를 부여하고 자산으로 보장함에 따라 메타버스에서의 경제 구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란 시각이다.
NFT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상표권이나 이미지나 동영상 등에 대한 가치가 인정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미술품이 수십, 수백억원에 낙찰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중 일부를 NFT로 발행하며 경매에 붙이는 등 그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때문에 메타버스를 통한 게임에서의 파급력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여전히 자산 가치를 인정받는 과정에서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과 지나친 과열에 따른 거품현상, 또는 사기에 대한 피해 보장, 당국의 규제 방향성 등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는 것.
출처 픽사베이.
# VR‧AR 신기술 발전 가속화
메타버스는 가상세계를 구현하기 위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에 대한 가능성에도 관심이 높은 편이다. 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메타버스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애니펜은 85억원 규모의 브릿지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를 통해 개발 중인 새로운 메타버스 프랫폼 개발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개발해 온 실감형 콘텐츠 기술 AR, 확장현실(XR)에 딥러닝 기술 등을 접목해 이용자가 신나게 놀고, 경험하며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애니펜은 독자적인 AR 영상 저작 기술을 바탕으로 현실 공간에서 좋아하는 캐릭터를 띄워 자유롭게 영상을 촬영하는 AR 영상 콘텐츠 제작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라인프렌즈 스토어, 사닐오 퓨로랜드, 방탄소년단(BTS) 팝업 스토어 등에 키오스크 애니베어 존을 선보이며 운영 경험을 쌓아왔다.
또 모바일게임 ‘뽀로로월드 AR’은 누적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메타버스 모바일게임 ‘미니특공대 월드’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250만건을 달성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와 장르에서 증강현실과 저작 기술을 접목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XR 기반의 메타버스 테크 기업을 내세워 다양한 시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플레이스테이션(PS) VR 기반 ‘모탈블리츠 컴뱃아레나’를 통해 부분유료화(F2P) 이자 메타버스 게임으로의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스코넥은 최근 오큘러스VR의 공동설립자이자 한국 지사장을 역임한 서동일 도이치텔레콤캐피털파트너즈(DTCP) 한국지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향후 VR 역량 강화는 물론 XR 콘텐츠 제작 및 IP 확장, 디지털 트윈 융합 사업 등 신규 비즈니스 추진 동력 확보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AR 및 VR 등의 신기술이 주목을 받고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으나 일각에선 당장 시장 판도를 뒤흔드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도 있다. 현재 단계에서는 현실과의 괴리를 크게 느끼는 이들도 있다는 것. 이에따른 대중적인 접근성이나 상업성 측면에서도 보수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평이다.
그러나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그리고 가상현실 등이 접목되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은 이제 막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특이점과 같이 어느 순간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추측도 적지 않다.
게임업계는 이 같은 미래 시대로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대응하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꼽히고 있다. 때문에 우리 업체들이 시야를 넓히고 다양한 시도에 나서는 게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도 우리 업체들이 고민을 이어가야 한다는 평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