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집콕 특수’ 끝났나… 신규 가입 줄고 경쟁 격화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콕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OTT의 초고속 성장 신화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1분기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는 397만명으로, 작년 1분기(1576만명)보다 75%나 감소했다. 6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봤던 시장 전망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국내에서도 넷플릭스 월간 이용자는 지난달 991만명으로, 3월(1052만명)보다 감소했다. 지난 2월 국내 OTT 시장에서 처음으로 1000만 이용자에 도달했는데 두 달 만에 1000만명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하반기 한국 상륙을 앞둔 월트디즈니의 OTT 디즈니플러스도 글로벌 가입자 증가세가 꺾이고 있다. 올 1분기 디즈니플러스의 순증 가입자는 870만명이었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에는 매달 600만명 이상씩 신규 가입자가 늘었는데, 올해는 한 달 평균 300만명도 늘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 특수가 막을 내리자 이들은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N-플러스’라는 새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N-플러스는 이용자들이 영상 예고편을 이용해 스스로 콘텐츠 재생 목록을 만들어 친구들과 공유하는 기능이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의 음성만 스트리밍해 들을 수 있는 오디오 모드 기능도 테스트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해외 시장 공략에 승부를 걸고 있다. 오는 6월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서비스 출시하고 한국에는 하반기에 들어올 예정이다. 1위 넷플릭스 아성에 도전하는 디즈니플러스는 현지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OTT 시장은 또 다른 거대 기업의 출현으로 경쟁이 더 격화할 전망이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미국 통신·미디어 그룹 AT&T 자회사 워너미디어와 다큐 채널 디스커버리가 합병해 OTT 시장에 진출하기로 한 것이다. 합병 후 기업가치만 1500억달러(약 169조원)에 이를 새 회사는 시장을 주도하던 넷플릭스와 디즈니엔 버거운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국내 OTT들도 시장점유율 지키기에 비상이다. 당초 ’2023년까지 3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던 웨이브는 최근 ’2025년까지 1조 투자'로 규모를 대폭 확대했고, OTT ‘시즌’을 운영하는 KT와 ‘티빙’의 CJ ENM도 각각 2023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