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통신사인 SK브로드밴드는 이달 들어 국내에서 해외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용량을 초당 50기가비트(Gbps)에서 100기가비트로 두 배로 증설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느리고 화질이 떨어진다”는 가입자 민원이 늘어난 게 증설에 나선 배경이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이용에 불편을 호소하는 가입자 문의가 들어오면 “25일 완료 목표로 네트워크 증설을 하고 있지만 해외 통신사업자와의 협의 및 장비 설치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넷플릭스 같은 해외 기업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해당 기업의 주요 데이터센터가 있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지로 접속해야 한다. 하지만 해외로 직접 연결하려면 네트워크 비용이 많이 들고 속도도 느려진다.
대안 중 하나가 캐시서버를 국내에 두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데이터를 모아둔 캐시서버를 국내에 설치하면 데이터를 외국에서 불러올 때보다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캐시서버의 운영 비용을 누가 낼지다. 구글은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국내에 캐시서버를 두고 있지만 망사용료를 한푼도 내지 않고 있다. 통신사들이 2011년 동영상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유튜브 서버를 무상으로 설치해준 게 빌미였다. 페이스북은 KT에만 캐시서버를 운영하다 지난해부터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와도 서버 설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해외 업체들과 달리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업체들은 통신사와 계약을 맺고 트래픽 용량에 따라 망사용료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 기준 연간 734억원의 망사용료를 냈다.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